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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하고 빠르게 집단면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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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국제백신연구소 책임연구원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계속되는 재조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다.
정부도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범부처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을 발족시킴과 동시에 세부적인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속하고 안전한 예방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3V가 반드시 필요하다.
첫 번째 V는 바로 백신(Vaccine)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자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각자의 백신 기술을 적용해 백신 후보물질들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최소 수 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던 백신 개발 기간을 1년 미만으로 단축시켰다. 이러한 백신들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70%에서 높게는 95%까지 이르는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으며, 단기적인 안전성에 있어서도 기존에 사용돼온 다른 백신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서는 몇몇 백신들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고위험군 인구를 대상으로 접종하기 시작했으며, 우리 정부도 최대 7600만명 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고 발표한바 있다.
국내에서 접종될 백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5개 제조사로부터 총 6600만명 분이 확보될 예정이고 이에 더해 코백스(COVAX)라는 코로나19 백신 구매,분배를 위한 다국적 연합체를 통해 1000만명 분의 백신이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와 같이 복수의 제조사들로부터 백신을 확보한 이유는 안전성 이슈 혹은 생산과정에서의 품질문제가 발생할 경우 접종이 지연될 수 있는 위험을 가급적 분산시키기 위함이다. 또한 국내 도입이 예정된 백신들 중 몇 개는 국내 위탁생산도 함께 추진되고 있어 필요 시 백신 추가물량을 확보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V는 바로 백신 접종인력(Vaccinator) 및 접종시스템 (Vaccination System)이다. 백신은 제조사를 떠나는 시점에서부터 유통 및 보관되는 전 과정에서 백신마다의 고유한 특성이 고려된 적정 온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해당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점에 유념해 정부로서도 냉동시설을 필요로 하는 백신들과 냉장시설만으로도 유통,보관이 가능한 백신들의 접종 장소를 구분함으로써 현장에서의 혼선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예방접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예방접종의 접근성도 고려해 충분한 수의 접종장소도 확보해 예방접종 사각지대 없이 대다수의 국민이 먼 거리 이동없이 접종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설적인 준비 외에도 접종 대상자들의 접종기관 방문시 대기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접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예방접종 사전 안내 및 예약시스템도 준비 중에 있다. 마지막으로 접종 장소에 도착한 백신이 접종되려면 숙련된 의료인력도 필요하고,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을 추적할 수 있는 감시체계도 마련되어야 한다. 백신구매 뿐만 아니라 예방접종 과정에 투입되어야 할 인력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체계적인 예방접종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 있어야 효율적인 대규모 접종 캠페인도 가능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 생산 현장을 시찰하며 완성된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필요한 마지막 V는 피접종자(Vaccinee)이다.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인구의 약 70%정도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곧 아무리 우수한 백신이 확보됐고 예방접종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하더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으면 집단면역은 형성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즉, 방역과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전 국민적 동참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예방접종의 사회적 효과가 극대화돼야 한다. 예방접종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은 일각에서 당연히 제기될 수 있고, 개인이 백신의 종류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는 측면에서 접종에 대한 망설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났다고 해서 이것이 곧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성립됐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용법,용량에 맞게 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대상자의 특성이나 백신의 특성에 따라 약물 이상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개별적으로 중증도 및 인과성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우리 보다 앞서 접종을 시작한 외국의 안전성 사례들을 살펴봐도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데, 해당 국가의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과의 뚜렷한 인과성은 찾을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듯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정부는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에 대한 정보를 누구나 신속하고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함으로써 백신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국민들의 자발적인 접종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이 시작되면 분명 예측하지 못했던 이상반응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사전에 이상반응에 대한 해외 사례들을 분석해 향후 철저한 역학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정부는 만일 국내에서 안전성 이슈가 발생한다면 이것이 우리 국민들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면밀히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면서도, 지나친 편견이나 잘못된 정보는 신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덕분에 이미 예방접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필수접종 백신에 대한 접종률 또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있어서도 국민들의 마스크 착용과 같은 생활 속 방역수칙에 대한 참여율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대대적인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철저히 준비하고, 이것이 국민들의 적극적인 접종으로 이어진다면 연내 집단면역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의 잃어버린 일상을 조금씩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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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국제백신연구소 책임연구원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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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병원부터 종합병원까지…‘분산형 의료협력체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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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철 서울대 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 코로나19 TFT 위원장)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가 사는 삶의 방식을 바꾸었고,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바이러스전염병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수준을 넘어 의료체계 분야에 대한 전면적 혁신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코로나19와 같이 불현듯 대유행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병 뿐만 아니라, 어느새 사망요인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만성질환, 그리고 노령인구가 늘면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등도 앞으로 우리를 크게 괴롭힐 것이다.
또한 경쟁과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소모에 의하여 생기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에 오늘날에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전염병뿐 아니라 이와 같은 질병 양상의 변화에 대처하고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로의 방향전환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미래의 의료는 어떠한 체계가 되어야 할까? 아마도 발전하고 있는 과학과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되, 모든 사람이 차별없이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건강상태의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관리와 질병예방서비스를 적절한 시점에 받을 수 있고, 의료서비스가 환자 중심으로 쉽게 제공되며, 또 일차의료기관인 동네 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에도 높은 질적 수준의 의료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의 변화다.
이러한 변화를 이루면서 한편으로는 의료서비스 이용의 접근성과 적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네트워크로 연결된 새로운 의료체계, 즉 분산형 의료협력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와 같은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첫번째는 환자들의 의복, 시계, 안경 등 착용하는 이동 전송 장치 뿐 아니라 생체 내에 심어지는 모니터링 장치 혹은 화장실 등에 설치되어 있는 생체시료 분석 장치를 통해 건강 정보를 지속적으로 의료 플랫폼을 통해 의료진에게 전송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면 즉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 의료서비스의 기반을 갖추어 가야 한다. 이렇게 되면 환자의 건강 상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된 건강 정보, 생활환경 정보, 그리고 진료 가이드라인과 연결되어 판단되게 된다.
또한 환자의 종합적 정보가 생체시료 분석 결과와 통합되어서 의학적 판단의 자료로 제공되고, 의료진은 이를 이용해 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에 오진 혹은 부적절한 의료 행위는 최소화 되고 의사는 환자를 중심으로 매우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두번째는 의료서비스의 제공이 질병 치료 중심에서 환자 돌봄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의료서비스체계에서는 여러 개의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은 질병에 따라 각각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체계에서는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한편, 질병 치료 중심에서 환자 돌봄 중심으로 바뀐다는 말은 질병 치료를 소홀히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원인이 되거나 질병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관리를 중요시함으로써 근본적으로 질병에 대한 관리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래의 건강관리는 생활습관에 대한 개선 권고, 정기적인 건강 진단, 영양제 처방, 유전자 검사와 같은 현재의 예방의학적 활동 뿐 아니라 수명의 결정, 인체 기능 수준의 유지 혹은 강화를 위한 수술 및 처방, 그리고 죽음 과정의 관리와 같은 더 높은 수준의 활동을 포함하게 될 것이다.
세번째는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중심 장소가 상급병원이 아니라 지역사회여야 한다.
지역사회 중심으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앓고 있는 대부분의 질환, 즉 감기 혹은 경증의 만성 질환은 지역사회에 있는 일차의료기관에서 돌보고, 그 외의 응급 치료를 요하거나 중증인 질환은 전문병원이나 상급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하는 의료협력체계를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지역사회 중심의 의료서비스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의료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간에 협력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하는 의료 플랫폼이 마련되어서 플랫폼 상에서 의료정보의 교환이 불편함이 없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수직적 개념의 의료전달체계에서 수평적 개념의 분산적 의료협력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리고 분산적 의료협력체계는 수직적 의료전달체계와는 달리 지역사회 의료역량이 강화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서비스 질의 차이가 아니라 기능과 역할의 차이를 기반으로 하여 동네의원에서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하여 서로 협력하는 체계다.
이때 동네의원부터 병원이나 종합병원까지 진료의 연속성이 충분히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정에서부터 병원까지 건강 상태에 따라서 연속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네의원에서부터 병원까지 환자 치료를 위하여 여러 전문 분야의 의료진들이 서로 협동해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료 플랫폼과 같은 의료서비스제공 시스템이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의료서비스 체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를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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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철 서울대 의대 휴먼시스템의학과 교수(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 코로나19 TFT 위원장)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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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교육혁명으로 미래교육 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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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호크마교양대학장,미래교육연구소장)
◆ 팬데믹과 온라인 비대면 개학
2020년은 인류 역사에 코로나19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의 전 분야가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대면으로 이루어지던 소통의 방식이 다양한 온라인 소통(ontact)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비대면(untact)이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았다. 새로운 비대면의 만남에서 오는 불편함은 이제 또 다른 편리함으로 자리를 잡았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교육도 코로나19로 인해 상당히 큰 위기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해 대부분 대학은 3월 셋째 주부터 원격교육을 활용한 개강을 시작했고, 초,중등학교는 4월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비대면 개학을 해 학생 540만 명과 교직원 50만 명이 원격으로 정규수업을 소화하는 역대급 교육 실험이 진행되었다.
교육분야의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대입 수능시험도 연기되어 시행되었다. 2020학년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등교수업과 병행하여 온라인 비대면 수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었다.
이제 1년을 맞이하게 된 코로나19 시대를 평가해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 온라인 교육 도입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의 해결 과정
코로나19로 도입된 온라인 원격교육과 혼합수업은 학교 교육이 멈추지 않고 진행되도록 해준 중요한 솔루션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적으로 도입된 온라인 교육은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을 유발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지난 1년을 보내게 되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코로나19를 맞이한 초반에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격차는 디지털 접근성과 활용역량을 포함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은 학습자가 인터넷 접속과 온라인 교육용 디바이스를 갖추는 것이다.
이에 모든 학생들에게 디지털 접근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문제였고, 정부에서는 저소득층 가구와 다자녀 가구 등을 대상으로 필요한 학생에게 인터넷과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정책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디지털 활용 역량은 학생 뿐아니라 교원들에게도 필요한 부분이었는데, 정부는 이를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연수와 매뉴얼을 보급했고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시스템도 개발하여 보급되었다.
두 번째 문제는 지역, 학교, 교사들 사이에서 온라인 교육에 대한 준비도에 있어서 많은 차이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온라인 교육은 미리 준비해왔던 학교에서는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지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많은 학교와 교사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1학기 초에는 교육을 제공하는 주체별 차이가 많이 드러났다. 특히 온라인 교육의 특성상 공개된 형태로 교육이 이루어지면서 비교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해 제공하고, 다양한 주체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가 공유,제공되면서 격차는 점차 줄어들게 되었고 쌍방향 온라인 수업까지 가능한 상황으로 안정되어 왔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 제공의 주체별 차이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세 번째 문제는 온라인 교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학습격차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에서는 지난해 7월 말에 온라인 설문을 통해 전국 초,중,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1학기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을 조사했다. 이 결과를 살펴보면 설문에 참여한 5만 1021명의 교사중에서 약 79%는 원격교육 이후 학생 간 학습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격차가 심화된 이유로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64.92%)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응답했다. 이 외에도 교사들은 학습격차 심화의 이유로 학부모의 학습 보조 여부(13.68%), 학생-교사 간 피드백과 소통의 한계(11.26%)를 제시했다.
온라인 교육 상황에서 드러난 학습격차는 사실 대면수업에서도 존재하던 현상이었지만 변화된 환경에서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표면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학습격차의 문제는 역시 미래교육을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 포스트 코로나, AI 교육 혁명으로 맞춤형 교육 구현의 기회로 삼아야
코로나19와 함께 맞이하게 된 급격한 변화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는 기술의 변화가 사회적 변화를 선도하는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교육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면적으로 시행한 온라인 원격교육은 초중등교육 뿐 아니라 대학과 대학원 교육까지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의미있는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은 교육 분야에서 교수-학습의 방법 측면뿐 아니라 교원의 역할, 교육의 내용, 평가, 피드백의 측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에 교육부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시대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는 이러한 미래교육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인간다움과 미래다움이 공존하는 교육 패러다임 실현은 미래교육의 의미있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AI 교육 혁명은 인공지능 기술을 지렛대로 삼아 학습자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변화는 시작되었다. 참여와 협력을 통해 미래 교육을 창조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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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호크마교양대학장·미래교육연구소장)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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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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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봉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지난 2020년은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보낸 가장 힘든 해 중 한 해가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통은 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바뀌었고, 사무실에 출근하는 대신 재택근무로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은 전 세계인들에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기회 또한 제공해 주었다.K-방역으로 일컬어지는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방역성과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벤치마킹하는 글로벌 방역 아이콘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방역 선진국 이미지가 전 세계에 각인 되면서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생활의 불편함을 참아가면서 정부의 방역수칙을 적극적으로 따라준 국민들의 노력과 묵묵히 방역현장에서 지금까지도 감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의 헌신, 그리고 피해를 감수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동참으로 이루어 낸 것이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방역에서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는 방역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창출해 냈던 것이다.
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의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물론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으로 최근 매일 천여 명 내,외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방역당국이 방역의 고삐를 당기고, 국민들도 연말연시의 모임이나 여행계획들을 취소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적극 동참하면서 확산세가 정체기를 지나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30일1025명으로 천명을 넘었지만, 새해 들어 지난 2일 788명,5일 0시 기준672명으로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2월에는 우리나라 제약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가 확진자 치료에 투입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도 빠르면 2월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올해 말을 목표로 진행 중인 코로나19 국산 백신개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국민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 까지는 코로나19의 확산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기 일수록 우리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관련해 일부 언론과 단체 등은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한 전 국민적 노력에 균열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코로나19 관련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를 보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나 확인되지 않는 내용을 사실 확인과정 없이 보도하면서 정부의 방역 대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부추기는 경우가 있다.
언론의 가장 큰 역할이 권력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견제와 감시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이거나 과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코로나19 방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코로나19 방역을 방해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관련 일부 정치권의 태도 역시 방역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주체인 정치권이 도리어 코로나19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방역당국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잘하는 부분은 협력하고 격려할 역할 또한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주체가 그들만의 목적과 이해관계를 떠나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코로나19 관련 이슈를 바라보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민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K-방역의 주역인 우리 방역당국의 발표를 신뢰하고 방역대책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코로나19를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비범한 대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구성원 각자에게 부여된 평범한 임무를 우리 모두가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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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봉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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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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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인류사에 획기적인 또 하나의 사건은 초고속으로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백신 관련 개념들이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살펴본다.
◈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
○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되면 나는 언제 맞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1차 목표는 사망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 집단(요양병원, 요양원 등의 시설 입소자와 고연령자)과 이들을 돌보는 의료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되 국가별로 접종 우선순위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영국은 시설 노인을 대상으로 고연령부터 접종을 시작했고, 미국은 의료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6월부터 접종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연구 용역도 시행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 분과 위원회가 매주 개최되고 있다.
한편 접종 1 순위는 고위험 시설 노인과 시설 종사자, 1차 방역 대응요원, 65세 이상 노인, 의료기관 종사자 등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20%인 1000만명 가량이 된다. 이후에는 성인 만성질환자, 일반 성인 등의 순서로 접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미처 생각지 못한 예방접종 우선순위가 있을 수 있다. 또 65세이상 노인중에서도 고연령부터 해야할지,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부터 하는 것이 좋을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통하여 접종순위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건강한 성인이라면 내년 후반기에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었던 사람도 백신을 맞아야 할까?
그렇다. 왜냐하면 코로나19 감염 후 생긴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되어 다시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백신으로 인한 면역반응이 더 오래갈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 꼭 2회 접종을 해야할까?
2회 접종을 권고하는 백신의 경우에는 권고사항을 지키는 것이 충분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데 필요하므로 가능하면 접종 간격을 지켜 2회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만약 2차 접종시기를 넘겼다면 가능한 빠른 시간에 접종을 하도록 한다.
○ 백신의 안전성은 믿을 수 있을까?
백신은 임상시험 1상, 2상, 3상을 통하여 평가한다. 이중 3상에서는 접종군과 위약군의 이상반응 종류와 발생 수준 등을 비교 평가하는데, mRNA방식인 화이자와 모더나는 접종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1차 보다는 2차 접종 후에 발열, 접종부위 동통, 전신 근육통 등의 증상이 좀더 많았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벡터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 3상 시험중에 횡단성 척수염 발생자가 있어 잠시 임상시험이 중단된 적이 있었으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 시험이 지속되었다.
이후에 브라질에서 사망자가 보고되었으나 임상시험이 중단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사망자는 백신 접종군이 아니라 위약 접종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지금까지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100% 안전한 백신이나 약물은 없다. 임상시험보다 많은 대상자가 실제 현장에서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서 알지 못했던 이상반응이 나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때문에 우리보다 앞서 접종하는 나라들의 자료도 세심하게 평가해 안전한 접종 방식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 또는 아나필락시스 보고가 있었는데?
이미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아나필락시스 2건과 1건이 보고되었고, 미국에서는 27만명 접종에 6건의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따라서 기존에 알레르기 기왕력이 있거나 1차 접종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는 추가 접종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접종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에서는 접종 후 30분간 지켜보도록 하고, 만약을 대비하여 에피네프린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
○ 접종대상자로 선정되면 무조건 접종받아야하나?
원하지 않으면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의료기관 종사자라면 접종을 하는 것이 본인과 다른 사람을 위해서 권고된다.
○ 해외에서 개발된 백신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도 백신을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현재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나라들은 중국(3개), 러시아(2개), 미국(4개), 영국-독일(1개) 등이다. 이는 국가 주도 연구소이거나 다국적 제약회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은 제넥신(DNA백신,1/2상), 진원생명과학(DNA백신, 1상), SK바이오사이언스(단백질 기반 백신, 1상), 셀리드-LG Chem(벡터백신, 1상), 국제백신연구소-이노비오(미국) 협력 (DNA백신, 2상)이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은 면역이 오래가지 않아 인플루엔자 백신처럼 주기적으로 맞아야 할 수 도 있으므로 외국에서 수입하는 백신에만 기대고 있을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코로나19백신 개발 선도 국가는 되지 못하였으나 이 기회에 백신 개발 수준을 끌어올려 백신 주권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 집단면역이 생기면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던데?
집단면역은 지역사회 인구 중에서 면역이 있는 사람 비율로 표시하는데, 유행을 막기 위한 집단면역의 한계치를 한계 밀도라고 한다.
지역사회에서 유행을 감소시키려면 감염재생산수(R, reproduction number, 감염자 1명이 전파시킨 감염자수, R0는 방역조치가 없을 때의 R을 의미)가 1보다 작아야 한다. 그런데 집단에서 면역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p라고 하면 p가 커질수록 R이 작아진다.
가령 R0=3.0으로 가정하면 (대구.경북 유행시 R은 약 3.5이었음) 집단면역 수준 p = 1-1/3 보다 커야 하므로 66.6%보다 커야 한다. 백신접종 후 효과적인 면역 생성률이 80%라면 인구의 85%를 예방접종 하면 68%의 집단면역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단면역으로 유행을 멈출 수 있다는 가정은 집단내 모든 사람들이 무작위로 접촉한다는 것이므로 만약 면역이 없는 사람들끼리 소규모 집단을 이루고 접촉한다면 유행을 막기 어렵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인구의 15% 정도되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은 아직 접종대상이 아니고, 성인들도 순차적으로 접종을 하게 되고 백신 효과 지속 기간도 아직 불분명하여 집단면역으로 감염전파를 막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백신 효과 90%라는데 백신 접종하면 90%는 감염이 안된다는 뜻인가?
백신 효과를 백신 접종자가 보호되는 비율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이다. 백신 효과는 백신 비접종군과 접종군의 발생률 차이를 백신 비접종군의 발생률로 나누어 계산한다.
예를 들어, A백신 비접종군과 접종군이 각각 1만명으로 같을 때 비접종군에서 1000명, 접종군에서는 비접종군의 10분의 1인 1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면 백신 효과는 (1,000-100)1,000 = 1-1/10 이므로 90%가 된다.
만약 접종군에서 비접종군의 5분의 1만큼 환자가 발생했다면 백신효과는 1-1/5로 80%이다. 즉, 백신 효과는 접종군과 비접종군 발생률의 상대적 개념이다.
경기 성남시 셀리드 세포유전자치료제GMP센터에서 연구원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아직까지 모르는 것
○ 백신 효과는 얼마나 오래갈까?
아직은 충분한 자료가 없다. 임상시험 결과는 대부분 접종 후 2개월까지의 결과이다. 내년 여름쯤 되면 3상 임상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6개월이상 장기 효과에 대한 보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에 감염된 상태에서 백신을 맞아도 될까?
아직은 충분한 자료가 없지만 코로나에 감염된 상태에서 백신을 맞는 것은 권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 전에 PCR검사로 감염자 확인을 권하지는 않고 있으며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추후에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백신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자료 수집을 위해서는 접종 전 pcr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 백신접종자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바이러스 전파를 할까?
아직은 충분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백신 접종자라고 안심하고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된다.
○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면 백신을 맞았어도 효과가 없어질까?
코로나19는 RNA바이러스로 인플루엔자보다는 드물지만 변이가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보고된 변이가 현재 개발된 백신 효과를 무력화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으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 임신부도 안전할까?
지금까지 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 중에 임상시험대상자로 임신부를 포함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에 대한 자료는 없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임신부나 태아에 위해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 CDC는 만약 임신부인데 접종 대상군으로 선정되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충분한 정보를 받아보고 접종하도록 권하고 있다.
○ 아이들도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나?
아직 임상시험 결과는 없으나 화이자는 12세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지난 10월에 시작했다. 따라서 최종 결과는 21년 여름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백신접종자로 선정되지 않았으나 구매하여 맞을 수 있을까?
접종이 시작된 나라들에서 아직까지는 국가의 접종 우선순위에 따른 접종만을 허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고 나면 일부 판매를 통한 접종을 허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접종증명서가 있어야 취업이나 해외 방문이 허가될까?
지금까지 의료인은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도록 하고 있고, 의대생이나 간호학생의 병원실습 전에 B형간염 항체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기도 하고황열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도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코로나19 백신별 효과 평가 자료가 충분히 쌓이고, 국가간 협의가 이루어지면 입국시에 허가된 종류의 백신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가 나올 수 있다.
또한고위험 요양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는 직원들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상태를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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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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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도입-접종 정쟁화 중단하고 최선의 방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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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확보와 접종 시기에 관해전문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이재갑 교수의 기고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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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백신 확보 물량 아쉽지만 최선 다한 것
더 많이 더 빨리 수입하면 좋겠지만
행정력과 예산 조달 고려할 때 4천 6백만명분 확보 다행
접종 시기 단축과 안전성 확보에 총력 다해야
백신 도입을 최대한 앞당기는 노력과 함께
백신 유통, 저장과 접종 방식,대상 선정에 대한 치밀한 사전계획 필요
국민 보호 위해 단합된 노력이 절실한 때
무조건적 반대- 비난이 아닌
백신 도입 - 접종을 어떻게 잘할지 논의할 시점
정부 - 정치권 - 국민 - 언론 힘 모아 코로나19 유행 조기통제 희망
정책브리핑 기고 요약 감염병 전문가가 보는 코로나19 백신 도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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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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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염병 전문가가 보는 코로나19 백신 도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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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논란이 뜨겁다. 올해는 유독 백신 관련 이슈가 많았기에 또 백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법도 하다. 9월, 10월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사용된 백신의 일부가 상온노출 돼 벌어진 혼란,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층에서의 백신 접종 후 사망과 관련해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때문에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율이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이슈가 코로나19의 3차 유행과 더불어 확대되고 일부 국가에서 화이자나 모더나의 mRNA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백신후진국이란 단어까지 사용하면서 언론의 집중포화가 시작됐고 정치세력간 공방도 벌어지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로서 백신 관련한 정책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언론의 보도 형태와 정치인들의 공방을 바라보면 이 상황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백신을 제대로 맞추려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백신 접종이 되든 말든 우리 세력의 이익만 찾으면 된다는 식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코로나19 백신 도입과 개발과 관련해 복기가 필요하다. 정부는 2020년 4월 17일 코로나19 치료제, 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을 발족했으며 이 지원단에는 정부, 기업, 병원 등을 망라한 위원들이 참여했고 치료제분과, 백신분과로 나워 활동을 시작했다. 백신과 관련해 국내 기술로는 백신의 상용화가 2021년 말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 후에는 외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을 우선 수입해 사용하다가 국산 백신이 나오면 국산 백신으로 접종을 하는 투 트랙 전략이 결정됐다. 이후 백신 도입과 관련한 특별전담팀이 꾸려져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백신 도입 전략은 국내 생산기반이 있는 백신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옥스포드 대학교-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러스벡터를 활용한 백신의 경우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위탁생산을 하도록 계약을 했고 위탁생산분의 일부를 국내에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단백질항원백신도 국내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탁생산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020년 7월에 3상 임상연구가 시작돼 이르면 10월에는 임상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간에 부작용 사례로 임상이 일시 중지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백신의 용량 결정과 관련한 이슈가 발생해 연구 종료가 다소 늦어졌고 승인절차도 늦어졌다. 노바백스 백신은 내년 초 3단계 연구가 종료되면 긴급사용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력으로 고려한 백신의 임상연구가 늦어지는 동안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mRNA백신의 임상 연구가 잘 진행돼 90%가 넘는 백신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돼 12월에 미국과 영국 등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게 됐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빠른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때 사전에 계약을 하지 못한 부분은 정책적 판단의 착오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계약을 했고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도 공급확약을 받고 계약을 눈 앞에 둔 부분은 아쉽기는 하지만 후발주자로 뛰어든 상황에서는 다행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많이 계약하고 화이자, 모더나 백신도 조기에 공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면 정말 좋았겠지만 우리나라의 행정력과 예산조달 상황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정세균 국무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어제(23일)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얀센은 당초 물량보다 200만 명분 더 많은 600만 명분을 계약해 내년 2분기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며, 화이자 백신은 1000만 명분을 계약하고 일단 내년 3분기부터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편집자 주)
사진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쉬운 과거는 일단 뒤로 남겨뒀으면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백신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 많다. 잘잘못은 일단 3차 유행의 고삐를 잡고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가진 행정력과 예산을 총동원해 우리나라가 구매하기로 선정한 백신이 최단기간 내 최대한의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백신의 구매를 앞당기는 노력과 함께 전세계의 백신 접종 현황을 통해 백신의 안전성과 관련한 충분한 자료도 확보해 우리 나라에서 접종이 시작될 상황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 이번에 국내에 소개되는 벡신은 종류도 여러 가지고 유통과 저장 방법도 제각각이다. 백신이 도입될 때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계획도 구체적으로 여러 시나리오를 통해 준비해야 하고 백신의 유통과 저장과 관련한 프로세스도 섬세하게 계획을 세워놓아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혼연의 일체를 이뤄 과정마다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정치권은 매 과정마다 입법과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
지금은 3차 유행의 엄중한 상황이고 백신 도입과 관련한 제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때이므로 정치권은 백신 관련 문제를 정쟁화하는 것을 일시 중단해 주기를 바란다. 오히려 국회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 백신의 도입과 접종을 위해 필요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 언론도 외국과의 단순 비교를 통한 비난만을 하는 기사는 지양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앞으로 우리가 백신도입과 접종을 어떻게 잘 해야 할지를 제시하고 논의할 때다.
3차 유행에 의료진이 소진되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의료진들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백신 접종도 감당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국민들도 1년 이상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의 끝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하는 백신에 대한 바람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과 의료진이 버틸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이 최고의 노력을 통해 빠른 시간 내 유행 상황이 통제할 수 있기를 소망하고 백신과 관련한 제반의 어려움들이 정치권과 전문가, 국민, 언론의 통합된 노력으로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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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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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 어떤 종류가 개발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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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대한 감염학회 이사장, 왼쪽),김선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
◈ 겨울철을 맞아 다시 치솟기 시작하는 코로나19 감염자 수
지난 1일을 기점으로 전 세계 코로나19의 감염자 수는 221개 국가에서 632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47만여명에 이르게 되었으며 국내 총 환자 수도 3만 4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26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81명을 기록한 뒤 지난 엿새 동안 하루 400~500명씩 환자가 진단되면서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화이자/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 회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여 임상연구에서 우수한 예방 효능을 보인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편 백신은 신체에 주입해 우리 면역 반응에 의해 예방항체를 생산하고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특정 항원을 이용해 만드는 것으로, 항원 제조 방법에 따라 다양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면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플랫폼의 종류와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 코로나 19 백신 플랫폼 종류와 특성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종류는 제조 방법에 따라 불활화 백신(또는 약독화 백신), 단백질기반(합성항원, 재조합) 백신, 유전자(핵산) 백신(DNA 백신, mRNA 백신), 바이러스벡터(전달체) 백신 등으로 나뉜다.
이는 각각 바이러스 자체를 독성을 약화시켜 만든 백신, 중화항체를 유도하는 특정 단백질항원으로 만든 백신, 그 항원을 만드는 유전자를 직접 또는 바이러스 벡터 내에 삽입해 만든 백신이다.
이 중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는 유전자(핵산) 백신은 개발 난이도가 낮아 신속 개발이 가능한데, 단기간 내 대량 생산 및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과 체액성 및 세포매개성 면역을 모두 유도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전자가 세포내로 주입되도록 하려면 별도의 제조 기술이나 접종 장치가 필요하고, mRNA 백신은 온도에 취약하기 때문에 -20~-70도의 보관과 유통이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한편 그동안 B형 간염, 인유두종바이러스, 거대세포바이러스,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다수의 바이러스에서 시도되어 온 플랫폼이나 지금까지 사람에서 상용화된 적이 없는 신기술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다행히 임상연구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장기간 안전성에 대해서는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텐데, 이 유형의 백신의 선두주자인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임상연구에서 90% 이상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아울러 중증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었다는 자료를 가지고 미국 FDA에서 사용허가를 위한 심사 단계에 있으며, 또한 국내 제넥신과 미국 이노비오는 DNA백신을 개발해 임상 시험 중이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 소재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장간담회에 임상 혹은 전임상 시험 중인 백신과 치료제 시약이 전시돼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바이러스벡터(전달체)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을 만드는 유전자를 인체 무해한 바이러스(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인간 아데노바이러스 등)에 삽입해 제조하는 것으로, 강한 면역을 유도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세포 기반 제조로 대량 공정 개발이 필요하다.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으로 사람에서 사용이 승인된 백신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이 있고 메르스, 결핵,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연구되고 있다.
이중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에서 개발한 백신이 제일 앞서 있고 3상 임상 연구에서 70% 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보도되었는데, 백신 접종량에 따라서 효과에 차이가 있어서 추가적인 연구가 계획되면서 승인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유전자 백신에 비해서 보관이나 유통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되는데 미국 얀센, 러시아, 국내 회사인 셀리드 등에서 바이러스벡터 백신을 개발해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거나 예정에 있다.
한편 단백질기반 재조합 백신은 항원 단백질 일부를 면역 증강제와 섞어 투여함으로써 바이러스 중화 항체 반응을 유도하는데 임상에서 오랜 기간 인플루엔자, B형간염 등 다양한 백신으로 안전하게 사용해 온 전통적인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다만 이 또한 안정적인 생산 공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면역 증강제와 복합 제형화 필요에 따라 비용 대비 효용성이 다소 낮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참고로 국내 SK 바이오사이언스, 미국의 노바백스 등에서 개발된 백신이 임상 시험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불활화 백신(또는 약독화 백신)은 바이러스 확보시에 신속 개발은 물론 다양한 면역 증강제와 제형화가 가능하고 중화 항체 유도 등 효능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으나 바이러스 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염증 등의 부작용의 빈도가 높을 수 있다.
더불어 고위험바이러스를 직접 가공해야 하므로 생물 안전 시설(BL3) 내 생산이 필요하며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단백질기반 백신 플랫폼 이전부터 인플루엔자 등 다수의 백신에서 적용되어 온 전통적인 플랫폼으로 중국의 시노백 등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바이러스 유사 입자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바이러스와 유사한 입자 모양으로 만들어 투여하는 것으로 현재 인도의 spybiotech 사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 국내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현황
국내의 경우 국제백신연구소 주관으로 미국 이노비오사 (INO-4800)와 국내 제넥신사(GX-19)의 백신이 각각 현재 1/2a 임상시험 진행중이며, 국내 SK 바이오사이언스사(NBP2001)가 최근 1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현재 3건의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아울러 셀리드와 진원생명과학 등에서 임상 1상 혹은 임상 1/2a상을 예정으로 준비 중에 있다.
물론 해외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하면 국내 백신 개발 현황은 아직 초기 임상단계 수준이지만 국내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지속되어야 한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고 유전자 변이가 가능해서 독감 백신처럼 매년 맞아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매년 필요한 백신이라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백신 보급을 위해서 국내 제품 생산이 필요하다.
다행히 백신 국산화 등을 위한 최근의 국내 산업 투자로 국내에서도 자체 개발,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많이 향상되어 왔기에 개발속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
조만간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이 승인되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시기도 머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종하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예외없이 단기간에 신속하게 개발되기는 했지만 대량 생산에는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고, 그것을 온 세계인이 나누어 가지려면 물량은 여러 번에 나누어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백신의 신속한 국내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접종 시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누가 먼저 접종할 것인지 취약계층 보호, 사회기능유지, 공평성, 전파차단 등의 목적을 고려하는 접종 우선 순위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를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할 것이다.
백신이 곧 손에 잡힐 것 같은데 없이 버티려니 더 힘들어진 겨울철이 이제 시작되었다. 마스크 착용과 집에 머물기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건강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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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김선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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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어려운 지금, 같이 있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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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긍정학교 교장)
2020년은 인류 역사상 잊을 수 없는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단 한 가지 사건으로 지구 상의 모든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통털어 5000만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었고 120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었지만, 그 맹위가 꺼질 줄 모르고 있고 심지어 이제 대유행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고까지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에만 해도 메르스 때처럼 조금 고생하고 나면 지나갈 것이라고 여겼었습니다. 하지만 한 해가 다 지나가도록 코로나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잘 선방하고 있는 나라입니다마는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막심합니다. 사업과 장사가 되지 않아 수십년간 해왔던 업을 눈물로 닫았고, 해고를 당하여 하루아침에 생업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습니다. 청년들도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어지고 취업도 어려워지면서 차곡차곡 쌓아온 미래 계획이 무너져 낙망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치워도 치워도 해결되지 않는 살림에 눌리고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일상이 무너진 아이들을 바라보는 주부들도 힘듭니다. 아이들도 많이 힘들어 합니다. 학교에 제대로 가지도 못하니 생활 리듬도 깨지고 또래도 만날 수 없고 답답한 집에서 잔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서로 만나고 영화나 콘서트도 보고 축제에서 놀기도 하며, 여기저기 다녀야 기운이 나는 것이 우리인데 이러지 못하니 너무 지쳐갑니다.
정부에서도 감염 확산의 정도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맞는 말이 아닙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거리를 두고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물론 물리적 거리두기는 할 수 있습니다. 밀집, 밀촉, 밀폐된 장소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은 방역을 위해서는 당연히 피해야 하지만 이렇게 지쳐가고 힘들 때 사회에 속한 다른 사람들이 힘을 줍니다.
사회는 종교,가치관,규범,언어,문화 등을 상호 공유하고 특정한 제도와 조직을 형성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구성원들을 재생산하면서 존속하는 인간집단입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있어야 우리는 일도 하고 돈도 벌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회와 거리를 두라고 하면 이 사회를 떠나라하는 말입니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로 전혀 모임에 가지도 않고 친구도 만나지 않으며 방에서만 지내다 보니 감염은 되지 않았지만 심한 우울과 불안증을 겪게 되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찾아야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해야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하지 않아야 합니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을 이용해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런 신문물이 부담스러우면 전화를 이용하십시오. 왜 전화했어? 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냥이라고 대답해 보십시오. 그냥 전화를 걸고 그냥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증거입니다.
사랑하는 사이는 이유가 있을 때만 전화하는 사이가 아닙니다. 그냥 전화하고 그냥 문자를 보내보십시오. 그리고 그냥 전화하고 문자 보내는 사람들을 실없는 사람으로 여기지 마시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믿어보십시오.
전화하는 것이 쑥스러우면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쁘게 잘 쓰지 않았더라도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받는 것은 짠한 감동을 줍니다. 길게 쓸 말이 없으면 엽서도 좋습니다. 내용이 없으면 그냥 편지를 보내고 싶어서 보낸다고만 쓰셔도 됩니다.
몇 군데 다른 곳에도 있기는 하지만 정읍 KTX역 대합실에는 딱 1년 후에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이 있습니다. 옆에 비치되어 있는 엽서에 간단한 안부를 적어서 우체통에 넣으면 1년 후에 배송해줍니다. 1년 전에 자신을 떠올리고 안부를 전한 엽서를 받는 것은 짠한 감동을 줍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마음을 두고 연결하는 사회적 거리 좁히기는 어려울 때 견딜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지난 13일 열린 위로와 희망의 드론쇼에서코로나19를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는 국민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가을 밤하늘 위에 펼쳐졌다.(사진=국토교통부)
뒤집어 생각하면 코로나로 식구들끼리만 집에서 지내는 시간들은 서로 잘 모르고 지내던 것을 잘 알아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지금 걱정하고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그동안 아주 당연하게 느끼고 항상 그럴 것 같던 일상이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는 것이기에 좋은 것이 있다면 그때 그때 잘 누리고 감사하면서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교나 직장처럼 별로 귀하게 여기지 않던 곳이 내게 얼마나 귀한 곳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명이 아프면 그 감염력으로 인하여 함께 있는 사람이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가 아프면 다 아파집니다. 우리가 아프지 않으려면 서로 아프지 않게 해야 합니다. 잘 연결되어 있으면 아플 때 견디기가 수월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정 상 외롭게 혼자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손을 내밀고 싶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도 우리는 연결될 수 있습니다. 반려견 같은 동물도 좋고 그냥 길거리에 있는 나무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오가는 길에 있는 가로수에게 이름을 지어주어 보십시오. 그냥 지하철 출구를 나와 첫 번째 있는 가로수에게 이름을 지어주시고 그 나무와 연결을 만들어 가는 것은 어떨까요. 푸름이도 좋고 누렁이도 좋습니다. 그 가로수는 늘 그 자리에 있을 겁니다. 오갈 때마다 한 번 미소를 지어주고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그 가로수가 나를 알아봐주는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과 하나 하나 연결을 가져보시면 세상의 모든 것과 연결될 수 있고, 그런 연결이 나를 지켜준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서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괜찮아지면 나와 연결된 모든 사람이 괜찮아질 것입니다. 또 그들이 괜찮아진다면 역으로 내가 괜찮아질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로 지쳐있는 나에게 따듯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연민의 마음을 주어 보십시오. 어려울 때 애쓴다고 따듯하게 대해주시고 불쌍하게 여겨주십시오. 알고 보면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나는 참 불쌍합니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야 하는 다른 사람들도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내가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와 연결된 그 사람도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만 말을 해도 제 마음은 따듯해집니다. 혹시 이글을 읽고 나서 처음 만나는 사람이 있으시면 그냥 빌어주십시오. 그 사람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런 것이 연결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째 손해보는 느낌이 드시나요? 상관없습니다. 스스로와 주변의 모든 것을 불쌍하게 여기는 따듯한 마음이 든 것만으로 우리는 함께 이 어려움의 강을 건너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우리가 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연결되어만 있다면 반드시 함께 잘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혼자 남겨지지 않아서 정말 좋습니다. 같이 있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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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긍정학교 교장)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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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및 세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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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대한 감염학회 이사장, 왼쪽),김선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
11월 15일을 기점으로 전 세계 코로나19의 감염자 수는 221개 국가에서 54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31만 명에 이르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는 듯 하더니 최근 전국 곳곳에서 집단발병 사례가 속출하면서 15일 현재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00명을 넘어섰다. 수도권 교회 발 집단감염이 이어지던 지난 9월 4일 이후 70일 만의 최다 기록이다.
특히 요양병원,요양시설 뿐만 아니라 직장, 학교, 지하철역, 카페, 가족,지인모임 등 일상 공간에서도 집단 감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국내발생 300일을 넘기는 시점에서 다시 급확산 조짐을 보이는데 주목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상향을 포함한 다각도의 대책을 고심 중이다.
또한 학계에서는 코로나19는 사스처럼 사라지기는 어렵고, 인플루엔자처럼 또 하나의 계절 바이러스가 되어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매년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만약 인플루엔자처럼 코로나19와 계속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예방접종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을지, 접종을 맞을 수 있는 날은 언제가 될지, 타미플루 같은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될 것인지 등 모두가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에 현재까지 국내 및 세계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예외적으로 신속하게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일반적으로 백신이나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개발에서부터 상업화까지 보통은 10년 이상이, 임상시험만 최소 4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소요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팬데믹을 겪는 지금.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제약사는 각 국가의 긴급 허가 아래 많은 임상연구들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1일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US FDA)이 코로나19의 긴급 치료제로 승인했던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10월 22일 12세 이상 아동 및 성인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최종 승인되었고, 국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로써 렘데시비르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승인 받은 약이 되었다.
국내의 많은 제약사들도 항바이러스제, 항체치료제, 면역 조절제 등의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월 10일, 식약처에서 발표한 국내 개발 현황에 의하면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치료제 19건과 백신 2건으로 총 21건이다. 또한 제약업체가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은 항체치료제, DNA 백신 등 1상 임상 7건, 혈장치료제 등 2상 임상이 9건, 3상 임상이 2건이다.
임상시험 단계를 살펴보면, 임상 1상은 소수의 건강한 지원자에게 투여하여 안전성과 약동학 등을 평가하는 단계이며 임상 2상은 임상 1상 종료 후 대상 환자들에게 투여하여 치료 효과를 탐색하는 단계다.
임상 3상은 2상 종료 후 많은 환자들에게 투여하여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확증하는 단계이므로, 코로나19와 관련한 대부분 약제들의 국내 임상연구는 아직 초기 개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 내로 침투하는 과정을 억제하는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
현재 세계적으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분야는 백신과 항체치료제이다.
먼저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서 강력한 바이러스 중화능을 보이는 항체를 선별한 다음 그 항체 유전자를 삽입한 세포를 배양해서 대량 생산한 항체로 만든 의약품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 내로 침투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돌기(spike) 단백질이 사람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 단백질인 ACE2 와 결합해야 하는데, 항체치료제는 이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 개발된 항체치료제로는 미국의 릴리와 리제네론의 제품이 있다. 먼저 릴리에서 진행 중인 경증 환자 대상 2상 임상시험의 중간 결과에 따르면 대조군 대비 치료군에서 증상 악화로 입원하는 비율이 감소했으며 안전성의 우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별개로 진행 중인 중증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은 치료 효과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10월 26일 조기 종료되었다. 또한 리제네론에서 진행하고 있던 중증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도 중증 환자 추가 모집을 10월 30일부로 중단한 상태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항체치료제로는 셀트리온의 CT-P59이 있다. 코로나19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다국가에서 진행중인 2/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에서 항체치료제 투입 후 4~5일에 몸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멸된다고 했는데, 연말쯤 2상이 종료되면 효과와 안전성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GC 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 혈장에서 중화항체를 분획해 만드는 혈장치료제를 개발해서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GC 녹십자에서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는 임상시험과 별개로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 11월 11일 기준 식약처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을 승인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식약처에서 발표한 코로나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 승인 현황.
◈ 3상 임상시험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백신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국가들에서 임상시험 중에 있다.
먼저 미국 모더나/미국 NIAID에서 개발한 mRNA-1273 백신은 지난 7월 27일부터 미국 89개 도시에서 3만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으며, 중간 분석 결과 94.5%의 예방률을 보여 미국 FDA 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화이자에서 개발한 mRNA 기반의 백신(BNT162b2) 역시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최근 발표한 중간 결과에 의하면 임상시험 참여자 중 코로나19가 진단된 확진자 94명 가운데 백신 투약군이 10% 정도되는 것으로 확인되어 화이자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의 효과를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의 중간 발표에는 확진자 94명의 연령대나 중증도 등의 자세한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으로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노비오의 DNA 백신인 INO-488 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면서 국내에서도 지난 7월부터 임상1/2a상을 진행했으나 이후 미국 FDA의 질의가 있은 후 현재 임상 2/3상 시험으로의 진행은 중단된 상태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에서 개발한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백신인 AZD122는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백신 플랫폼을 이용해 개발함으로써 비교적 조기 개발이 가능했던 백신이다.
또한 영국과 인도, 미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임상 3상을 각각 진행하고 있는데, 임상 3상 과정에서 영국 내 1명의 임상 참여자가 횡단성척수염 진단을 받아 임상이 잠정 중단되었다.
그러나 백신과 부작용 간 상관관계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임상이 재개된 상황이며, 올해 연말에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백신 또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며,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임상 3상을 건너뛴 채 1, 2상 뒤 곧바로 러시아 국가의 승인을 받아 세계 최초로 국가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이 되었다.
다만 러시아 연방에서 진행한 임상 3상에 대한 중간 데이터 분석 결과 92%의 효능을 입증했다고 보도했으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중국에서는 13개의 중국산 백신이 임상 단계에 있으며 이 가운데 4개 백신이 3상 임상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노백이 개발한 불활화 백신인 Coronavac은 현재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Coronavac은 접종 받은 브라질의 한 환자가 불명확한 이유로 사망하여 11월 9일 임상시험이 중단되었다가 해당 사망사건은 백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평가되어 11월 11일 다시 재개된 상태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경기 성남의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연구원들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처럼 이미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해외 제약사들에 비해서 국내의 백신 개발 현황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DNA 백신인 GX-19 는 6월부터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SK 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은 올해 안에 임상에 들어갈 계획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되는 경우에만 사용 승인되는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신뢰가 중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다양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이 예외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성분 물질이나 작용 기전, 개발 단계 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임상의 최종 단계인 3상에 돌입한 후보물질의 수는 여전히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실제 환자에게 투여하면서 바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치료제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접종해 효능은 물론 장기적인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백신보다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는 월등히 빠른 편이지만, 임상 단계에 있는 유전자 백신(DNA, mRNA)이 지금까지 사람에서 상용화된 적이 없는 신기술이라는 점에서 효능이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유전자 변이가 보고되고 있는 것도 백신 효과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으나 아직은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는 보고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변이가 많아지면 백신 개발이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백신의 효과가 감소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에 유행을 컨트롤하는데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가늠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의 속도전에서 승리하는 것보다는 차분하고 세심한 연구 개발을 통해 장기적인 효능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물론 백신이 개발된 이후에 효과나 안전성을 의심하는 다양한 부정적 소문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가 공동의 노력으로 개발하는 치료제와 백신은 과학적으로 매우 치밀한 평가를 통해 최종 사용이 승인될 것이므로 효능과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다.
아울러 백신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높은 백신 접종률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향후 최종 승인되는 백신이 나오면 신뢰를 가지고 접종에 참여하는 것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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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대한 감염학회 이사장)·김선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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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와 독감, 그리고 코로나19…어떻게 구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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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우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갑자기 피곤하고 몸살도 나고 열도 나고 입맛도 없어졌다.. 한 달 전에 독감 예방주사도 맞았는데,, 혹시 나도 코로나19에 걸린 것일까? 그냥 감기였으면 좋겠는데
감기는 코와 목에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콧물, 코막힘, 기침, 목아픔 등의 증상이 생기는 상기도 감염을 말한다. 일부 세균 감염증이나 국소 합병증이 없으면, 약 2~10일 정도 지속되다가 대부분 별다른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와 하기도 감염으로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이 생기지만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갑작스러운 고열, 근육통, 피로감 등이 심하고 폐렴, 심근염, 뇌염, 척수염 등의 합병증 위험이 높다. 특히 소아, 고령, 임신부, 기저질환자에게 더욱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현재 사람에게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2가지(H1N1과 H3N2)와 B형 2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바이러스 표면의 H항원을 이용하여 인체세포에 달라붙어 침입하고 세포내에서 복제를 일으킨 후 N항원을 이용하여 세포 밖으로 퍼져 나간다.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의 경우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고 있어 H항원은 18가지, N항원은 11가지가 알려져 있으며, 박쥐나 조류 등 다른 동물에게 감염을 일으키지만 중국 등에서 H7N9에 의한 사람감염과 사망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의 치료제로는 바이러스의 세포탈출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로, 감염 후 48시간 이내에 조기 투약하면 증상 소실을 앞당기는 효과가 있으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환자에 대한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 완전한 치료제로 보기는 어렵다.
지난 10월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 무료 독감 백신 예방접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은 2019년도 중국 우한지역에서 유행하며 처음 발견된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매우 전염력이 강하고 전파속도도 빠르다.
감염되는 사람에 따라 중증도와 증상이 다양한데 발열, 근육통, 피로감, 기침 호흡곤란, 후각이나 미각 소실, 혈관염과 심장질환, 신기능 저하, 간기능 저하, 뇌 신경염, 피부염 등 전신적인 감염증과 후유증들이 보고되고 있다.
물론 감염자의 40%는 확진 당시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만을 경험하여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전파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끊임없이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고 더욱 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가 유행할 수 있고 환경적 사회적으로 밀폐 밀접한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유행과 사망자 증가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치료제와 백신이 널리 사용되기 전까지는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감염자 격리 등을 통한 철저한 바이러스 전파 예방만이 유일한 대응책이 되고 있다.
◈ 증상 만으로 구별이 어려워
환자 뿐 아니라 의료진도 증상만으로는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아니면 다른 바이러스 감염증인지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가을철 열성질환인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 유행성 출혈열의 초기 증상과도 유사하며, 다른 세균 감염증에서도 발열, 근육통과 같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같은 감염증이더라도 사람마다 증상의 종류가 다르게 나타나거나 경미하게 나타나며, 병의 진행경과에 따라 증상의 양상이 변화하며 다른 감염증이더라도 유사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일단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있으면 코로나19감염증의 가능성 때문에 다른 환자들에게 전파 위험성이 있어 같은 공간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고, 동선이 분리된 진료소에서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19 감염증 진단을 위해서는 코와 목, 객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는지 검체를 채취하여 RT PCR 검사법을 실시한다.
인플루엔자 역시 감염 전파 위험이 높으므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RT-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한 번의 검체로 두 가지 모두 진단하는 방법의 정확도가 승인되어 코로나19 감염인지, 인플루엔자 감염인지, 둘 다 감염인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검체 검사에 3~6시간이 소요되는데, 검체 이송이나 접수, 결과 보고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되므로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심 환자에대한 적절한 격리와 치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RT-PCR 검사를 통해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모두 아닌 것을 확인은 했더라도 발열, 호흡기 증상 등 원인에 대한 진단적 검사와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으로 트윈데믹에 대비해야
아직까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생긴 분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동선이 분리된 진료소 설치가 매우 부족하다.
특히 응급 환자에게서 발열이 있을 경우 필요한 음압 격리 진료실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어서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기타 다른 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게 되면 의료이용 현장에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따라서 동선이 분리된 전담 클리닉 설치와 음압 응급실의 증설과 운영 지원이필요하며, 국가 독감예방접종 사업과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를 통해 인플루엔자 유행 연결고리를 차단하여 환자발생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국가 접종사업 대상자인 6개월~18세 소아청소년, 임신부, 62세 이상 어르신과 만성간질환, 만성신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자,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 환자, 어르신과 환자를 돌보시는 의료진, 간병인과 가족들은 우선적으로 접종을 받아야 한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우선접종대상자 백신의 잉여분이 있다면 접종을 받는 것을 추천하는데, 감염되어 심한 증상을 앓게 되면 일상생활이나 직장 출근이 힘들고 감염을 전파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사항은 인플루엔자 4가 사백신 예방접종을 받은 군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약 40% 감소했다는 네덜란드 연구보고가 있었다.
이는 아마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싸이토카인 반응을 증가시키는 자연 면역력 강화 훈련처럼 작용해 코로나19 예방에도 효과가 있지 않았나 추정된다. 추가 연구들이 필요하지만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최근 인플루엔자 유행의 경우 2019년도 1~4월보다 2020년도 1~4월에 인플루엔자 유행이 매우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의 효과가 인플루엔자 예방에도 효과가 있었고 올 겨울에 인플루엔자 유행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2019년 12월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비율의 정점이 외래환자 1000명당 49.8명으로, 2018년 12월 73.3명보다 낮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올 가을 국내에서 백신의 유통과정, 백색입자가 발견된 제품 회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인과관계가 없는 접종 후 사망사례보고 등으로 인해 전 국민적인 불안감이 증가해 있는 상황이다.
물론 과도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때 무리하게 서둘러 접종할 필요는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 부작용 관련 연구가 이루어졌고 수십억 인구에게 접종을 시행해 왔기 때문에 안전함이 증명된 예방접종이다.
따라서 안전한 예방접종 수칙을 지키며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관찰과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발열이나 다른 감염증이 의심될 때에는 접종을 연기해야 하는데, 어르신의 경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모호하게 나타날 수 있어 기운없음, 어지러움, 식욕저하 등이 있으면 접종을 연기해야 하고 의사에게 접종 전 예진을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주의할 사항은 심각한 부작용의 경우 약 30분 이내에 나타나므로 접종 후 의료기관에 머무르며 대비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몇 시간 후에 지연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접종당일은 무리한 활동은 피하고 건강상태를 잘 관찰해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받았더라도 예방 효과는 60~80% 정도로 접종 후에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거리두기 등의 방역 수칙은 항상 준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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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우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교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202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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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 예민해진 코로나 시대, 나를 다스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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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크기를 하고 있으며 비말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 중의 하나이지만,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익숙하지 않아 효과적으로 대응을 못하게 된다. 그래서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통해서 확산을 막고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도록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 몸이 불안을 장시간 느끼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교감신경계는 비상 시에 대비하기 위해서 긴장을 증가시키고 예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온 몸의 근육이 긴장이 되면 사지의 말초 혈액이 심장으로 모여 심박동이 증가하고 호흡이 곤란한 느낌이 들게 된다. 예민한 분들은 신체의 변화를 예민하게 느끼고 몸에 이상이 생겼는지 걱정하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 비대면 활동이 많아진 것이 영향을 준다. 아이들은 온라인 개학으로 집에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오래간만에 집에 모였지만 챙겨야 할 일은 너무 많고 가족 간의 갈등이 생긴다. 여유가 없고 항상 긴장을 하다보면 목소리가 커지고 화가 나게 된다. 집 밖에서도 이유 없이 화가 날 때가 많다. 자신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외부에 화를 내는 투사의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외부로 화를 내는 방법은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와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을 만들게 된다.
결국 자신의 예민성을 잘 다스리고 교감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코로나 시대를 슬기롭게 지내는 방법이 된다. 먼저, 생활의 리듬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식사하고 움직이는 것이 우리 몸을 편안하게 만드는 첫걸음이 된다. 긴장으로 인해 각성이 되고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게 돼 야식이나 폭식을 하기 쉽다. 코로나 이전에 하던 것처럼 재택근무를 할 때도 일정한 생활 리듬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햇빛이다. 아침에 빛을 쬐면 우리 몸이 잠을 깨게 되고 하루의 활동이 시작된다. 실내에만 있으면 햇볕을 잘 받지 않게 돼 밤낮이 바뀌게 되고 기분이 우울한 것이 더 심해진다. 외출하기 힘들다면 집 안에서라도 창을 열고 오전 8~9시 경에 햇빛이 눈으로 들어오도록 창가에 의자를 놓고 30분 정도 앉아 있으면 그날 밤에 잠도 잘 오고 긴장이 감소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방수칙을 따라 마스크를 쓰고 집 주위나 공원을 천천히 걷고 산책을 하는 것도 교감신경계를 안정시키고 긴장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많아졌다. 아이들은 학급 친구들과 만나고 대화를 하면서 사회성을 배우고 성장해 나가야 하는데 온라인 개학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족 내에서 경험이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전부가 된다. 집 안에 모여 있지만 이야기 한번 제대로 나누지 않고 스마트폰, 게임만 한다면 배울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이 기회에 가족 간에 대화를 나누고 집안일의 부담을 서로 나누는 것이 좋다. 친구나 지인들과는 전화나 메신저로 연락을 해서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마음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연결성이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고 결국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불안이 많아지면 예민한 분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동을 하기 쉽다. 자신의 어려움을 한방에 극복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불안하고 안정이 안 돼 있을 때 무리한 투자를 하면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가족이나 주위 사람과 잘 상의를 해야 하고 무리한 투자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내가 예민한 상태가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한다.
코로나에 대한 가짜뉴스나 자극적인 기사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고 코로나에 걸렸던 분들에 대해서 비난을 하거나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페스트가 유럽을 휩쓸 시기에는 유태인이나 집시 등이 전염병을 퍼뜨렸다고 집단학살을 한 역사가 있었는데 우리도 전염병을 이유로 소수 집단을 소외시키는 심리를 갖기 쉽다. 노출된 분에 대한 동정심과 관심을 가져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코로나 시기에 자신의 예민성을 잘 다스리고 가족과 대화를 하는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자신을 잘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 국민 모두 이 시기를 훌륭하게 잘 넘어가고 있다. 자신을 잘 관리하는 시간으로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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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20.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