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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단상

내 손 안의 '고마운' 모바일 주민등록증

[공직단상] 휴대성과 편리성 높여…만들기도 쉬워요

2025.03.13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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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고마운' 주민등록증이다. 사용방법이 어렵지 않고,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 편리하기까지 한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오는 3월 28일부터 전국 어디서나 발급이 가능하다.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 속에 쏙 담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1968년, 종이로 된 주민등록증에서 56년 만이다. 내가 본 최초의 주민등록증은 발급일자가 1999년으로 시작하는 엄마의 주민등록증이다.

플라스틱 카드로 된 주민등록증 속 앳된 엄마의 얼굴이 신기했다.

주민등록증 일제 교체 때 면사무소에서 찍은 거라고, 그래서 사진이 영 어색하게 느껴진다던 엄마였다.

주민등록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일하는 지금,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받으려 하는데, 읍행정복지센터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라고 문의하는 전화를 종종 받곤 한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이제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하면서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그때의 분위기를 짐작만 할 뿐이다.

25년이 지났다. 읍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등록증에 들어갈 사진을 찍을 순 없지만, 우리가 늘 한 몸처럼 지닌 스마트폰 속에 주민등록증을 넣을 수는 있게 되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신분증을 제시한다. 시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건강보험공단과 같은 공공기관을 비롯하여 은행, 병원, 공항 등 본인확인이 필수인 곳들에서 준비한 신분증을 내민다.

주류 구입을 위해 방문하는 집 앞 편의점에서도 말이다.

하지만 신분증의 중요성을 잘 아는 나 역시도 스마트폰은 한 몸처럼 가지고 다녀도 신분증은 깜빡하고 두고 올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럴 때면 무척 난감했다.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마트폰 갤러리 속 고이 잠들어 있던 '신분증을 찍은 사진'을 내밀고 싶을 정도였다.

읍행정복지센터를 찾는 민원인들도 신분증을 깜빡하고 두고 왔다고 말씀하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1차로 무인민원발급기에서 발급하시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인감증명서나 지적도, 전입세대 열람 확인서처럼 창구에서만 발급랑 수 있는 서류들이거나 무인기에서 발급이 가능하더라도 지문이 안 나오는 경우 어쩔 수 없음을 설명하고 민원인을 되돌려보내며 나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이제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을 민원인께 권유한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IC주민등록증'을 발급받거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QR 발급'을 받는 두 가지 방법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IC주민등록증은 IC칩이 내장된 주민등록증으로, 스마트폰에 가져다 대는 것으로 인식이 가능하다.

QR 발급은 실물 주민등록증을 지참하고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여 일회용 QR코드를 촬영해 나의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담을 수 있는 방식이다.

오늘 읍사무소에 지갑을 통째로 분실해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하러 오신 민원인이 계셨다.

평상시처럼 주민등록증 재발급 신청을 하고, 발급 신청 확인서(임시 신분증)를 드리려는데, 모바일 신분증 생각이 퍼뜩 났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이라고, 방금 재발급받으신 신분증을 스마트폰 속에 담을 수 있는데, 발급해 드릴까요?' 하고 여쭤보니 민원인께서는 '나는 그런 거 잘 못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자신 없어 하시는 모습에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는 걸 낯설어하고 어려워하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침 점심시간이 한창이라 대기 중인 민원인도 없어서 선생님도 충분히 하실 수 있다며 천천히 발급 절차를 안내해 드렸다.

모바일 신분증 애플리케이션 설치부터, 본인인증, 정보무늬(QR) 촬영까지. 연신 어색해하던 어르신은 내가 더 알려드리지 않아도 어느새 안면인식까지 마치셨다.

그리곤 스마트폰 속의 주민등록증을 보며 계속 신기해 하셨다.

신분증을 잃어버려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걱정하시던 어르신이 앞으로는 모바일 신분증을 공공기관, 병원, 은행에서 활용하실 거라고 생각하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무인민원발급기 내 모바일 신분증 인증이 가능해진 화면.
무인민원발급기 내 모바일 신분증 인증이 가능해진 화면.

더욱더 편리해진 점은, 창구뿐만 아니라 무인민원발급기에서도 지문 인식 대신 모바일 신분증 인증을 통해 본인확인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문 인식에 실패해서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지 못했던 민원인들이 이제는 모바일 신분증 애플리케이션 내 QR코드 촬영을 통한 인증으로 주민등록, 가족관계등록부, 국세, 지방세, 보건복지, 농지대장 등 대부분의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신규 주민등록증 발급 대상자에게 IC주민등록증을 홍보하는 귀여운 엽서들.
신규 주민등록증 발급 대상자에게 IC주민등록증을 홍보하는 귀여운 엽서들.

오늘 나는 2008년 3월생, 신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야 할 학생들에게 주민등록증 발급 통지서를 보냈다.

최초 발급 시 IC 주민등록증이 무료임을 함께 안내하며 주민등록증의 변화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체감했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새롭게 변화하는 행정 제도와 시스템을 이해하기 쉽도록 민원인께 안내하고, 관련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하는 것이 우리 공무원들의 일임을 느낀다.

다시 한번 내가 하는 이 업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게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고마운' 주민등록증이다.

사용방법이 어렵지 않고,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 편리하기까지 한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오는 3월 28일부터 전국 어디서나 발급이 가능하다.

특히 만 17세 신규 발급 대상자들이 무료로 IC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산뜻한 출발을 하길 바란다.

김윤서

◆ 김윤서 충주시 주덕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충주시에서 민원담당으로 일하며 겪은 일상을 수필로 쓴 글이 등단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공직 업무의 꽃인 '민원 업무'로 만난 수많은 일화들이 매일 성장통이자 글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가 건넨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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