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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우리 땅, 대동여지도를 마주하다

2023.05.25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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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화재청이 조선의 지리학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를 일본에서 환수했다는 흐뭇한 소식을 들었다. 언제 일반인에 공개되나 궁금하던 차 5월 16일부터 6월 1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공개전에서 선보인다고 해 한달음에 국립고궁박물관으로 달려갔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다시 마주한 우리 땅, 돌아온 대동여지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다시 마주한 우리 땅, 돌아온 대동여지도’.

아마 대동여지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목판에 새겨 만든 전국 지도로 1861년에 처음 제작 및 간행하고, 일부 내용을 수정해 1864년에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22첩의 병풍식 전국 지도첩으로 22첩을 전부 펴서 이어 붙이면 가로 약 3.3m, 세로 약 6.7m에 달하는 거대한 대한민국 영토의 모습이 나타난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다시 마주한 우리땅, 돌아온 대동여지도' 특별전시에서 직원과 관람객들이 최근 일본에서 국내로 들여온 대동여지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다시 마주한 우리 땅, 돌아온 대동여지도’ 특별전시에서 직원과 관람객들이 최근 일본에서 국내로 들여온 대동여지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현재 대동여지도 목판은 12매, 인쇄한 지도는 약 38건 정도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이번에 환수하여 전시하는 대동여지도는 1864년 제작된 목판본 위에, ‘동여도’(김정호가 만든 3종의 전국 지도 중 하나)에 있는 지리 정보를 추가하여 만든 최초의 사례라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

대동여지도의 가치는 전국을 하나의 지도에 담아냈다는 것에만 있지 않다. 산, 강과 같은 자연지리 정보를 바탕으로 읍치, 도로와 역참, 창고와 목장, 능침 등 행정 정보와 진, 보, 산성, 봉수 등 국방 정보까지 다양한 인문지리 정보를 수록했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이 교통이나 정보통신이 발달한 시기도 아닌 19세기에 이렇게 섬세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상세하게 묘사된 남해안의 섬들
상세하게 묘사된 남해안의 섬들.

관람객 모두 압도적인 지도의 크기에 놀란 모습이었다. 관람객들은 안내판을 읽으며 대동여지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몸을 숙이고 지도 가까이에서 지도를 관찰하기도 하고, 지도가 커서 눈에 다 담지 못한 부분은 옆에 준비된 스크린을 통해 확대해서 들여다보았다. 바닥에 붙은 실물 크기의 지도에서 지역을 찾아 그 위에 서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환수된 대동여지도와 소통하고 있었다.

화면을 확대해 원하는 지역을 더욱 자세하게 볼 수 있다.
화면을 확대해 원하는 지역을 더욱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작년 9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이라는 특별전시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해외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조사, 연구, 환수, 활용을 담당하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열린 특별전이었다. 

그동안 환수되었던 문화재를 소개하며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자리였다.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 새, 대나무 상자’,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 ‘독서당계회도’ 등의 유물이 처음으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된 뜻깊은 전시였다.  

작년 9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에 전시된 환수 유물
작년 9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에 전시된 환수 유물.

개인적으로 한국과 문화재 반환 이슈가 얽혀있는 프랑스에서 문화재 공부를 했기 때문에 문화재 환수에 관심이 많다. 마침 지난 4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가 50년 만에 대중에 공개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에 맞춰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대중 강연 개최, 번역 지원, 학술조사 협력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협약을 체결하였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럼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건가?’ 관련 뉴스에서 아직 한국에서 전시할 계획이 없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다. 

작년 9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에 전시된 환수 유물
작년 9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에 전시된 환수 유물.

사실 문화재 반환과 환수는 국제 관계의 논리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어렵고 복잡한 분야이다. 또 정부와 기관만의 일이 아닌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 문화재의 가치와 보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며 공감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 토대 위에 정부의 노력이 더해질 때, 해외를 떠도는 수많은 우리 문화재들이 제자리를 찾아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동여지도 환수가 그 시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amantedepari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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