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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북유럽 발트해안. 일군의 항만노동자들이 특이한 방법으로 장어를 잡고 있다. 거둬 올린 그물 안에는 말대가리가 들어 있고, 그 말대가리의 입, 코, 귀, 눈 등 구멍이란 구멍에는 장어들이 우글우글하다. 귓구멍에서는 하얗게 녹아내린 뇌척수액과 함께 살찐 장어들이 꾸역꾸역 쏟아져 나온다. 이 그로테스크한 광경을 목격한, 난쟁이 오스카의 어머니는 토악질을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태연히 장어 네 마리를 사가지고 온다. 독일의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귄터 그라스의 장편소설 ‘양철북’의 한 장면이다.
인간의 욕망과 가족의 관계를 조망한 한강의 연작 ‘채식주의자’에서도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만난다. 소설의 주인공 영혜는 어느날 갑자기 육식중단을 선언한다. 소고기, 돼지고기, 토막 난 닭, 적어도 20만원어치는 될 바다장어까지 죄다 쓰레기봉투에 담는다. “당신 제 정신이야?” 남편이 영혜의 손을 낚아챈다. “꿈을 꿨어.” 영혜는 도살장에서 날고기를 먹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 충격으로 ‘자기부정’이라는 질병에 이른다. 육식에 대한 욕망과 혐오 사이에서 분열한다. 먹은 고기들은 이미 소화되어 몸 밖으로 나갔지만 고기의 목숨은 여전히 명치에 달라붙어 있다고 생각하며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영혜에게 도축과 살인은 같은 의미다.
‘양철북’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장어사건’으로 정신이상까지 일으키지만, 다른 많은 이들에게 그것은 더없이 소중한 음식이다. 유럽의 경우 장어는 오랫동안 노동자 계층에서 즐겨 찾은 생선이었다.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없었던 그들은 토막 친 장어 등으로 만든 맑은 고기 수프인 부용(bouillon)을 파이 크러스트에 싸서 육류 대신 먹었다. 런던의 템스 강에서 잡은 장어는 영국 항만노동자들이 젤리나 파이로 만들어 즐겨 먹은 요리 재료였다.
‘채식주의자’ 영혜는 냉장고 안에 있는 육붙이를 버리는 것으로 육식 종언의 의식을 거행하지만 남편은 그것을 한낱 수행자에게나 어울릴 법한 낭비행위로 받아들인다. 영혜는 마침내 ‘처벌’ 받는다. 아버지는 고기를 거부하는 영혜의 따귀를 때리고 그의 입에 강제로 고기를 집어넣으려 한다. “한번만 먹기 시작하면 다시 먹을 거다. 세상천지에 요즘 고기 안 먹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아버지의 강압에 영혜는 칼로 동맥을 긋는 자해로 맞선다. 이 소설은 육식에 대한 거부이기에 앞서 억압적인 가부장제 상징질서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 이데올로기가 종언을 고한 시대이지만 음식에 대한 이데올로기 만큼은 여전히 강고한 힘을 발휘한다. 그것은 결국 ‘육식이냐 채식이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자명한 사실은 인간의 섭식 문제에 관한 한 육식파와 채식파로 갈려 진영 논리를 펴듯 일방적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인간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존재이기에 음식과 관련된 온갖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먹거리의 ‘정답’도 찾기 어렵다. ‘잡식동물의 딜레마(Omnivore’s Dilemma)’다. 미국의 환경운동가 마이클 폴란이 같은 이름의 책에서 밝힌 잡식동물의 딜레마는 단순히 채식이냐 육식이냐 라는 단순 논법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먹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그것이 어디서 나고 자랐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까지 오르게 되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복잡다단한 ‘음식사슬’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9, 30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리는 ‘채식영화제’는 그동안 쏟아져 나온 음식에 관한 담론들을 차분히 되돌아보게 하는 자리다. 환경재단이 국내 처음으로 주최한 이 작은 영화제에서는 모두 6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100억의 식탁’(감독 발렌틴 투른, 독일), ‘해피 해피 브레드’(감독 미시마 유키코, 일본), ‘고기를 원한다면’(감독 마리옌 프랭크, 네덜란드), ‘나의 언덕이 푸르러질 때’(감독 올리버 디킨슨, 프랑스), ‘잡식가족의 딜레마’(감독 황윤, 한국), ‘트루 맛 쇼’(감독 김재환, 한국). 그동안 스크린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색다른 테마영화다.
개막작인 ‘100억의 식탁’은 다국적 종자·농약 기업인 몬산토의 유전자 조작 작물보다 저항력이 뛰어난 지역 품종을 저장하는 인도의 종자은행, 동물 사료로 수출할 콩을 재배하는 모잠비크 주민의 현실, 선진국의 도심 농장 프로젝트 등을 살펴보며 100억 인류의 미래 식량 대안을 모색한다. ‘고기를 원한다면’은 ‘고기 중독자’인 저널리스트가 신경학자, 배양육 개발자, 도축업자 등을 만나며 고기 없는 식단에 이르는 여정을 보여준다. ‘해피 해피 브레드’는 도시 생활을 접은 젊은 부부가 일본 홋카이도에 작은 카페를 열며 요리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다. ‘채식영화’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환경영화’로 보아도 손색이 없다.
채식은 익숙한 만큼이나 첨예한 이슈다. 고기는 물론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는 비건(Vegan)에서부터 유제품이나 달걀을 먹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 해산물을 먹는 페스커테리언(Pescetarian), 경우에 따라 육식을 하기도 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까지 채식주의자의 유형도 다양하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과일을 상식한 프루테리언(Fruitarian)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사람들은 이 순간에도 육식과 채식의 경계에서 갈등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제레미 리프킨은 현대 문명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인간의 식생활을 꼽았다. ‘육식의 종말’이라는 저서를 통해 그는 육식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인간은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류가 육식문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간이 육류를 섭취한다는 것이 과연 ‘극복의 문제’일까. 서양 속담에 ‘One man’s meat is another man’s poison’이라는 말이 있다. 갑의 약은 을의 독이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를 수밖에 없다. 채식이든 육식이든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 ‘숙명’의 잡식동물인 우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며 우리의 식문화와 삶의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뿐이다.
◆ 김종면 저널리스트/콘텐츠랩 씨큐브 수석연구원
서울신문에서 문화부장, 수석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서울여자대학교 국문과 겸임교수로 세계문학 등을 강의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여러 매체에 다양한 성격의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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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뉴스 여름 자연재난 인명피해 최소화…태풍·호우 대비 실태점검 정부가 지하차도와 하상도로에 설치된 진입차단시설과 경보시설 등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설치 중인 사업장은 우기 전인 6월까지 설치가 완료되도록 중점 관리한다. 행정안전부는 농식품부, 환경부, 국토부, 해수부, 산림청, 기상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오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의 여름철 태풍·호우 사전대비 실태 점검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지난해 많은 피해가 발생했던 지하공간 침수, 산사태, 하천 급류에 대한 대비 태세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제6호 태풍 카눈'이 할퀴고 지나간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에서 농민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번 여름철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올여름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의 호우·태풍 준비 상황을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선제적 점검을 추진한다. 먼저 비상 대응체계 구축과 인명피해 우려지역 발굴·점검 상황을 확인한다. 위험상황 발생 시 부단체장 직보 체계를 구축하고, 해당 지역에 대한 사전 통제기준과 주민대피계획을 수립하고 있는지 등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는지 점검한다. 아울러 지하차도·반지하주택 등 지하공간과 산사태 취약지역, 하천변 등 인명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을 확대 발굴했는지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방재시설 정비와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데, 집중호우 대비 배수펌프장의 시설 정비 상황과 하천 및 우·오수관로 준설 등 정비상태를 확인한다. 특히 시간당 강우량 100㎜ 이상의 강한 호우 발생 상황을 가정한 상황전파, 위험지역 사전통제 및 주민대피 등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했는지도 점검한다. 이와 함께 기존 공무원 중심으로 추진했던 재난 대비 현장교육·훈련을 대피조력자(이·통장 등)·마을주민 등까지 확대 실시했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점검 결과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여름철 돌입 전인 다음 달 말까지 신속하게 보완하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김광용 행안부 자연재난실장은 여름철 자연재난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첫걸음은 철저한 대비라며 이번 중앙합동점검을 통해 여름철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사전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 행정안전부 자연재난실 자연재난대응과(044-205-5231)
- 카드뉴스 “리뷰 체험단 모집합니다” 신종 피싱사기 주의…예방법은? 신종 피싱사기 수법과 예방법을 함께 알아볼까요? 1. 리뷰 체험단 사기란? 리뷰 체험단 모집을 빙자하여 불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리뷰를 남기면 즉시 출금 가능한 현금을 준다고 속여 개인정보 및 물품 구매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는 신종 피싱 사기입니다. 2. 리뷰 체험단 사기 수법 가짜 리뷰 체험단 모집 유명 브랜드 쿠팡, 테무 등을 사칭하여 리뷰 체험단 모집을 빙자해 문자 또는 전화 불법 사이트 가입 유도 물품 구매 및 리뷰를 남길 수 있는 불법 사이트 링크를 전송하여 가입 유도 및 피해자 계정에 포인트 배정 물품 구매 명목 현금 편취 배정된 포인트로 물품 구매 후 리뷰를 작성하게 하여 일회성으로 현금 출금이 되는 것 처럼 피해자를 속여, 이후 포인트를 충전하거나 사이트 내 물품을 구매하게 하는 등 현금을 입금할 것을 요구 3. 가짜 사이트 비교하기 사이트 링크를 전송하며 가입을 유도할 땐 실제 홈페이지가 맞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4. 리뷰 체험단 사기 예방법 전화번호 확인하기 - 대표번호가 맞는지 확인하고, 대표번호에 직접 전화 걸어 확인하기 의심하기 - 모르는 사이트 가입 일단, 의심하기 입금하지 않기 - 현금 입금을 유도할 땐 그만두기 신고하기 - 사기가 의심된다면 112 신고하기 급증하는 신종 피싱 사기 함께 예방해요!
- 건강 생활 속 미세먼지 건강수칙 3가지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 입자로, 피부와 눈, 코, 인후 점막에 물리적 자극을 유발하고, 크기가 매우 작아 숨 쉴 때 폐로 흡입되어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임산부와 영유아, 어린이, 노인,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는 미세먼지 노출에 대한 위험이 더 커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미세먼지 건강수칙을 소개한다. 1. 미세먼지 예보에 따라 외출 계획 세우기 - 미세먼지 나쁠 때는 미세먼지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실외 활동량을 줄인다. - 외출 시에는 코와 입을 모두 가릴 수 있도록 얼굴에 맞는 보건용 마스크를 밀착해 착용한다. ※ 마스크 착용 후 호흡곤란, 가슴 통증,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마스크를 벗고, 무리하게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 - 외출 후 귀가 시에는 올바른 손씻기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다. 2. 실내 공기 관리하기 -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짧게라도 자연 환기를 한다. ※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 오염물질의 축적으로 실내 공기질이 나빠진다. - 환기 후 물걸레 청소를 통해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고,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한다. 3. 평상시 나의 건강 상태 관리하기 - 평소 가지고 있는 질환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며, 면역력 관리에 신경 쓴다. -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물과 과일·채소를 섭취한다. - 미세먼지 노출 후,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눈이나 피부 가려움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병·의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는다. 자료=질병관리청
- 사진 환경부, 2024년 기후변화주간 개막식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넷마블 쿵야레스토랑즈 캐릭터 ‘쿵야’에게 탄소중립 실천 홍보대사 위촉장을 수여한 후 배민호 넷마블 MNB 대표이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홍보부스를 둘러보며 폐현수막으로 만든 옷을 입어보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탄소중립 생활 실천 유공자에게 표창을 수여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탄소중립포인트 적립 참여 신규 기업과 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기후변화주간’ 개막식에서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탄소중립 생활 실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세계 책의 날, 책을 통해 문학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아요 휴학하는 동안 책 좀 읽는다며. 많이 읽었어? 내 주변 휴학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고개를 설레설레 내젓는다. 아니, 아르바이트에 자격증 공부하려니까 바빠서 읽을 틈이 없더라, 그냥 유튜브 보면 요약정리 한 거 있던데, 그거 봐도 되잖아. 내용만 알면 되는데 등의 대답을 듣고 있으려니 그 친구들이 겨울에 말했던, 올 상반기 목표가 떠올라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의 교양서나 소설을 읽겠다더니, 조금만 더 있으면 여름이다. 나야 국문과 학생이자 문창과 학생이기도 하니 소설이나 시집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책을 찾아 읽는 것이 요즘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구경하러 서점에 가보니, 아직 읽히지 않은 소설책들이 서가에 빈틈 없이 꽂혀 있다.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기에 한 번 읽어보고 조금 놀랐다. 해가 갈수록 독서량이 점점 감소세를 보인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지난 해 성인들의 경우는 10명 중 6명이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2022년 9월~2023년 8월) 기준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43.0%였다고 한다. 2023 성인 기준 독서 실태 추이를 보니, 점점 하락세를 그리는 게 보인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여기서 종합독서율이란 일반 도서를 한 권이라도 읽었던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직전 조사 시점인 2021년과 비교하면 4.5%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4.5%포인트? 그렇게 많이 줄어든 것 같지 않은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994년 독서실태조사를 시작했던 이래로 가장 수치가 낮았던 해이기 때문이다. 성인 독서 빈도를 보니, 독서하지 않음이 무려 57%나 차지한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그럼 연간 종합독서량은 얼마나 될까?3.9권이라고 한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2021년에 비해 0.6권이 감소한 수준이라고 한다. 한 해 읽었던 일반 도서의 권수가 3.9권이라는 걸 보며, 생각보다 우리가 독서를 힘들어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처음 국민 독서실태조사를 했던 1994년까지만 해도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86.8%였다고 하니 씁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책을 읽었다는 성인 중에서는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 종이책 독서율은 고작 32.3%로, 이는 성인 10명 중 7명이 1년 동안 종이책에 단 한 권도 손을 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 이렇게 독서에 대해 우리가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독서 장애요인도 함께 살펴보았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문체부에서 밝힌 독서 장애요인을 살펴보면, 역시 1위를 차지한 것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였다. 앞서 내 친구들도 아르바이트에 자격증 공부에, 대외활동을 하느라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다고 했던 게 떠올랐다. 책을 시간 내서 읽어야 한다는 인식이 아무래도 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 장애요인 중 3위 역시 책 읽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였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책을 읽는 습관은 뭘까? 우리가 유튜브를 보거나, 인터넷 가십거리를 찾아보는 건 습관이라고 하지 않으면서 어째서 책은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하는 걸까? 아무래도 우리는 책을 읽는 것에 약간의 막막함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도 문학을 전공하기 이전에는 할 일도 많은데 언제 책을 읽고 감상문을 남기냐는 생각을 종종 했었기에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다는 심정이 무슨 의미인지,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기에, 이 글을 통해 조금 나눠보고 싶다. 3학년 때, 소설창작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떠오른다. 우리는 문학을 읽으며 타인의 삶뿐만 아니라 나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시공간을 뛰어넘은 연대 의식입니다. 문학의 아름다움은 이러한 들여다보기와 연대 의식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가 몰랐던 현실의 이면과 세계를 엿보며 시야와 사고가 넓어지는 걸 실감하는 기쁨, 활자 이면의 인물들과 감정을 나누는 것을 통해 동질감을 느끼며 나도 몰랐던 내면을 치유해가는 과정, 파도처럼 몰아치던 한 세계가 마침내 닫혔을 때의 그 여운까지. 이 모든 게 한 권의 책을 통해 이뤄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사실 지역 도서관에만 가도 우리가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한 책들을 큐레이션하여 전시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나 역시도 500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 책을 읽어야 할 때면 언제 다 읽지?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막막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시간을 내서 유튜브를 보거나 SNS 속 가십거리를 찾아 키득거리는 게 아닌 것처럼, 한 페이지를 넘기는 일도 충분히 우리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일이다. 한 자리에서 그 책을 모두 읽어야 할 의무도 없고, 그저 그 책 속에 담겨 있는 세계를 언젠가 다 읽어내고 무언가를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독서니까. 길을 가다가 독서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소녀 동상을 보았다. 오늘,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라고 한다.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독서 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고자 지정한 기념일이라고 한다. 책을 읽자라는 말을 수행하기가 어렵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의식해서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 처음이 힘들지만 계속해서 보다 보면 언젠가는 즐기고 있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곧 여름이다. 지금까지 내 손을 거쳐 간 소설이 벌써 열 권을 넘었다. 올해가 끝날 즈음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세계가 페이지를 넘기는 우리들의 손에서 열렸다가 닫힐지 기대해본다. 정책기자단|한지민hanrosa2@naver.com 섬세한 시선과 꼼꼼한 서술로 세상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 숏폼 ‘인생 책’ 소개하고 책 선물 하세요! 세계 책의 날 기념 챌린지 인생 책 소개하고 책 선물 하세요!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가까운 이들에게 인생 책을 추천하고, 책 선물도 하는 나의 인생 책 추천 챌린지를 시작합니다. 참여방법 1. 본인 계정의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에 인생 책 표지 사진과 함께 추천 이유를 적어 게시한다. #인생책추천 #책추천 #책선물 해시태그 필수! 2. 함께하고 싶은 친구 3명을 소환해 참여를 이어간다. 3. 문화체육관광부 게시물에 참여 인증한다. 페이스북 참여자 : 문체부 게시물에 참여 게시물 링크와 참여 완료 댓글 달기 인스타그램 참여자 : 문체부 게시물에 참여완료 댓글 달기 참여기간: 2024. 4. 22.(월) ~ 5. 26.(일) 경품: 책 선물을 위한 문화상품권(5만 원) 페이스북(30명), 인스타그램(30명) 당첨자 발표: 2024. 5. 30.(목) *별도 공지 예정 *중복 당첨자 및 부정 참여자로 확인되면 당첨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 책으로 또 하나의 세계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