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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새로운 건물이나 공간이 탄생하면 거기에 어울리는 공공미술품이 설치되곤 한다. 예술성이 높은 공공작품은 건물이나 장소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역할까지 한다.
그러나 모든 공공미술작품이 호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공공미술품이 공개되었을 때 작품에 관한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공공미술작품과 관련한 스캔들에는 누구나 아는 거장의 작품도 들어있다.
오귀스트 로댕 <발자크>, 1898년, 석고, 275×121×132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
1891년, 프랑스 최고의 조각가로 명성을 쌓은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 1840~1917) 에게 조각품 제작의뢰가 들어왔다.
제작할 조각상은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1850). 그의 사후 50년이 지나 프랑스 문인협회는 프랑스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그를 기리는 기념조각상을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적합한 조각가를 물색했다. 이때 문인협회 회장이었던 에밀 졸라(Emile Zola, 1840~1902)의 강력한 추천으로 결정된 조각가가 로댕이다.
제작을 맡은 로댕은 발자크부터 연구했다. 습관, 옷차림, 자세, 얼굴표정 등 인물의 외형에 대한 탐구는 물론이고 생존해 있는 발자크 친구들을 인터뷰하며 그의 모든 것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에 로댕의 탁월한 조형감각이 더해져 명작이 탄생할 거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제작이 늦어졌다. 완성까지 예정한 3년보다 4년을 더한 7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몇 차례 실제크기의 석고 초벌을 공개했지만, 그때마다 문인협회는 흡족하지 않았다. 문인협회는 애가 탔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기왕에 늦어진 만큼 세상을 깜짝 놀랄 만한 명작의 탄생만을 기대했다.
1898년 4월 30일, 모두가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로댕이 7년간 고심하며 작업했던 작품이 공개되었다. 그런데 발자크 석고상이 전시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예상했던 작품과 너무나 달라 문인협회 회원들은 허탈감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기대감은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이것은 조각이 아닌 눈사람이다’, ‘비를 맞아 녹아내린 큰 소금 덩어리다’, ‘장바구니다’, ‘환자복을 걸친 흰색 덩어리다’ 등의 로댕에게 모멸감을 주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실제 사진 속 발자크상만 보면 당시 비판일색의 여론을 짐작할 만하다. 배가 나온 거대한 몸뚱이를 천(후드가 달린 수도사복장)하나로 감싸고 있는 형상이 부담스럽다. 심지어 미완성이란 느낌마저 준다. 가뜩이나 제작시일을 넘겨 지칠대로 지친 문인협회 회원들이 기대했던 위대한 발자크상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발자크상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겹쳤다. 당시 프랑스는 장교 드레퓌스 사건으로 정치사회적으로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드레퓌스의 무죄를 외치는 옹호자와 유죄를 주장하는 반대자로 양분되어 극렬한 대립이 이어졌다.
로댕의 친구들과 무죄를 외치는 옹호자들(로댕은 유죄를 주장하는 쪽이었다)은 스파이로 몰려 누명을 쓴 드레퓌스 대령과 문인협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로댕의 불행을 비슷한 입장으로 해석했다.
그래서 발자크상을 공공장소에 세우기 위해 필요한 청동제작비를 모금하는 등 로댕을 위해 노력했다. 이 때 어느 예술품 수집가가 2만 프랑을 제시하며 발자크상의 구입의사를 밝히고, 벨기에의 브뤼셀 시는 발자크상을 설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러한 제안에 로댕은 고민했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이 개인소장가의 소장품이 되거나 다른 나라에 보내지는 것은 싫었다. 로댕은 모든 제의를 거절했다. 문인협회에 발자크상 제작비를 돌려주고, 자신의 자존심과 작품을 지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1938년, 발자크상이 주문된지 47년이 흐른 어느 날, 바뱅-몽파르나스 사거리에 작품(청동 발자크상)이 설치됐다.
전라의 여인에 둘러싸인 남성
1869년 파리 오페라 극장 전면에 조각품 하나가 설치됐다. 전라의 여인들에 둘러싸인 남성(바커스)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춤추며 흥겨워하는 모습이 사실감 있게 표현된 군상이다.
조각을 제작한 작가는 환희로 가득한 조각상이 보는 이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할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작품이 공개되자 오페라극장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졸작이라는 여론이 들끓었다.
술에 취해 음란하게 노는 남녀군상쯤으로 보았다. 보수 언론은 도덕과 윤리를 내세우며 이 조각상 <춤>을 과장되고 외설적인 형편없는 작품으로 내몰았다. 급기야 조각상을 보고 광분한 사람이 춤추는 여인상에 잉크병을 던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잉크를 뒤집어쓴 조각상은 또다시 논란거리가 되어 연일 비난의 대상이 됐다.
조각상을 제작한 장 바티스트 카르포(Jean-Baptiste Carpeaux, 1827~1875)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판도 거셌다. 특히 종교 신문들은 카르포의 작품을 포르노로 취급했다. 우아하고 역동적인 동세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던 카르포의 제작의도와 다르게 조각상 <춤>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카르포의 뛰어난 조각술을 인정한 사람은 그에게 처음 조각상을 의뢰했던 오페라 극장의 설계자였던 샤를 가르니에(Charles Garnier, 1825~1898)뿐 이었다.
공공의 적이 돼버린 <춤>에 대한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나폴레옹 3세가 진화에 나섰다. 그는 조각상 철거를 명령했고, 카르포에게는 대중의 열망에 부합하는 외설적이지 않고 예의 있는 조각상으로 다시 제작하라고 했다. 그러나 카르포는 황제의 명령을 거절했다.
그렇게 <춤>은 철거되는 위기에 놓였고, 조각상 제작은 다른 조각가에게 맡겨졌다. 그런데 이 시기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1870년, 프로이센 프랑스전쟁(프로이센을 중심으로 독일연방과 프랑스 사이에 일어난 전쟁)이 일어나면서 조각상 철거와 관련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조각 논쟁은 묻혀버렸다.
그리고 카르포의 작품은 본래의 자리에 그대로 놓이게 됐다. 19세기 자연주의 조각의 걸작 <춤>은 그렇게 철거 위기상황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현재 원작은 보존상 이유로 오르세미술관에 소장되었고, 파리오페라극장에는 폴 벨몽도의 모조품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장 바티스트 카르포, <춤>, 1869년, 대리석, 420×298×145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
로댕의 <발자크> 석고상과 카르포의 조각상 <춤>은 공개 당시 갖은 비난과 비판으로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비난을 당당히 이겨내고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작품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성과는 시련을 이겨낸 조각가의 불굴의지가 크게 작용했지만, 여기에는 두 조각가의 신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로댕을 추천했던 에밀 졸라와 카르포의 재능을 인정하고 조각 제작을 맡긴 샤를 가르니에이다. 에밀 졸라와 샤를 가르니에는 로댕과 카르포의 예술성을 누구보다 인정했던 인물이다. 두 사람이 없었다면 이 두 걸작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백락일고(伯樂一顧:재능 있는 사람이 그 재능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라는 고사성어처럼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가가 자신의 능력을 알아주는 안목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그러나 그 행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행이나 위협에 굴복하지 않는 예술가로서의 철학과 신념, 후원자 혹은 향유자로서 예술가와 예술적 가치에 대한 자신의 안목과 신뢰를 끝까지 지키는 것이다.
* 참고문헌(도판포함) : 엘레아 보슈롱&디안루텍스 지음, 박선영 옮김『스캔들미술관』시그마북스, 2014 / 피에르카반 지음, 최규석 옮김『명작스캔들Ⅲ』이숲, 2017.
◆ 변종필 미술평론가
문학박사로 2008년 미술평론가협회 미술평론공모 당선,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부문에 당선됐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객원교수, 박물관·미술관국고사업평가위원(2008~2016), ANCI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며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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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봄나들이 추천 수선화 명소 4곳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봄나들이를 떠나고 싶으신 분수선화를 감상하기 좋은 명소를 찾고 계신 분4월 중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 얼어붙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면 알록달록 다양한 봄꽃이 피어납니다. 그중 별 모양의 수선화는 진한 노란색을 가지고 있어 화사한 꽃놀이를 즐기기 좋은데요. 포근한 봄바람 따라 노란 물결이 일렁이는 수선화 명소 4곳을 알려드립니다. ★추천 장소★ 예산 추사 김정희 고택, 거제 양지암 조각공원,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 구례 지리산치즈랜드 예산 추사 김정희 고택 추사고택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자 서예가였던 추사 김정희 선생이 거주했던 생가입니다. 이곳은 다채로운 봄꽃이 식재되어 있어 4월이면 벚꽃, 목련 등 다양한 꽃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특히, 가옥 안뜰과 뒤편 언덕까지 넓게 자라는 수선화 군락을 만날 수 있어 대표적인 수선화 명소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이곳을 방문해 옛 한옥의 고풍스러움과 산뜻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나들이를 즐겨보세요. ※ 추사고택 - 위치 : 충청남도 예산군 신암면 추사고택로 261- 운영시간 : [3월~10월] 매일 09:00~18:00 [11월~2월] 매일 09:00~17:00- 이용요금 : 무료- 문의 : 추사고택 관리사무소 041-339-8242-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거제 양지암 조각공원 양지암 조각공원은 하늘, 바다, 꽃, 조각 4가지 테마를 주제로 구성된 문화공간입니다. 이곳은 봄이 오면 벚꽃과 튤립, 수선화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어 꽃구경을 즐기러 방문하기 좋은 곳인데요. 또한, 공원 부지에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공원을 거닐다 보면 자연 속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전경에 눈이 절로 즐거워지는 이곳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겨 보세요. ※ 양지암 조각공원 - 위치 : 경상남도 거제시 능포로 194- 운영시간 : 연중무휴- 이용요금 : 무료- 문의 : 거제시청 관광마케팅팀 055-639-6484-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 오륙도 해맞이공원은 해파랑길 1코스의 시작 지점으로 봄에 방문하기 좋은 부산 대표 명소 중 한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바다 위 오륙도의 전경과 노란 수선화 언덕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아름다운 자연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이기대 수변공원과 데크길로 이어져 산책을 즐기며 꽃구경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공원에서 여유롭게 힐링을 즐기다가 근처 오륙도 스카이워크를 방문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짜릿함도 함께 경험해 보세요. ※ 오륙도 해맞이공원 - 위치 :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산197-5- 운영시간 : 연중무휴 [오륙도 스카이워크] 10월~5월 매일 09:00~18:00 (입장 마감 17:50) 6월~9월 매일 09:00~19:00 (입장 마감 18:50) *설·추석 당일 12:00부터 개방- 이용요금 : 무료- 문의 : 해파랑길 부산관광안내소 051-607-6395-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구례 지리산치즈랜드 지리산치즈랜드는 목장 아래로 드넓게 호수와 초원이 펼쳐져 탁 트인 상쾌한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매년 봄마다 노란 수선화가 언덕 위에 가득 피어나 그림 같은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기 좋은데요. 그 밖에도 들판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피크닉을 즐기거나 인근에 있는 지리산 호수공원을 함께 방문해 저수지를 따라 트레킹을 체험할 수 있어 가족·연인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봄 여행지입니다. 이곳에서 산뜻한 봄의 정취를 느끼며 힐링을 만끽해 보세요. ※ 지리산치즈랜드 - 위치 :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산업로 1590-62- 운영시간 : 매일 09:00~18:00- 이용요금 : 성인 3000원 / 어린이 (5세~13세) 2000원 / 경로 (70세 이상) 1000원- 문의 : 061-782-2587- 주차 : 자체 주차장 이용 출처 : 대한민국 구석구석 SNS * 위 정보는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 김병환 기재부 차관, 제18차 물가관계차관회의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회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회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회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회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회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회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차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회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장애인 친화 미용실에 가보니~ 머리 헹굴게요. 시원하시죠? 미용사가 한 올 한 올 정성껏 머리를 감겨주며 말했다. 잠시 후 머리 손질을 마친 고객이 거울을 보며 말했다. 아이고 짤막하니 참 좋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여느 미용실 상황과 별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점이 보인다. 일단 한 사람 당 이용 공간이 무척 넓다. 리모컨으로 움직이는 의자에는 신체를 고정해주는 끈이 있다. 바로 옆에는 전동 휠체어 리프트도 구비돼 있다. 그렇다. 이곳은 장애인을 위한 미용실이다. 노원구 장애인 친화 미용실 헤어카페 더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앞두고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 2호점을찾았다. 2022년 노원구는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1호점)를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예약이 넘쳐 1호점만으로는 감당하지 못했다(옆에서 머리를 하던 어르신이 1호점만 있을 때는 예약이 안 되더라라고 거들었다). 지난해 말 2호점을 열었다. 소문은 타고 흘렀다. 타 지자체에서 견학과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노원구청 장애인복지과 김기곤 팀장이 장애인 친화 미용실에 대해소개해주고 있다. 이곳은 제안부터 인테리어 계획까지 장애인 당사자들이 했어요. 턱도 없애고 바닥도 미끄러지지 않는 재질로 했고요. 노원구 김기곤 팀장(장애인복지과)이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들어오는 입구에는 휠체어 이동이 편리한 데크가 조성돼 있었다. 또 출입문 아래 점자 블록과 개폐 버튼을 설치했다. 미용실 내부에는 전동 휠체어 리프트와 전동 보장구충전소, 점자책 등이 구비돼 있다. 안내데스크 높이도 낮다. 휠체어를 탄 고객을 배려한 높이다. 화장실에는 곳곳에 손잡이 바를 조성해 안전을 도모했다. 세면대 거울은 경사지게 만들어 휠체어를 타고도 잘 보이도록 했다. 특수 제작된 미용 의자. 넓고 신체 고정 끈이 있으며 여러 각도로움직인다. 머리를 자르는 공간이 압권이다. 널찍한 공간에 미용 의자 3개. 그만큼 1인당 공간이 무척 넓다. 휠체어 이동을 고려해서다, 앞, 뒤, 옆 모두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의자마다 머리를 감길 세면대를 하나씩 설치했고 리모컨을 누르면 자동으로 의자가 옆으로 돌아가 세면대에 눕혀지도록 했다. 미용실 내 휴식공간. 특히 신경을 쓴 곳은 휴식공간이다. 넓은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다. 보호자나 간병인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더욱이 이곳에는 사회복지사가 상주한다. 그런 만큼 미용 외에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용사를 채용할 때 복지 관점에서 많이 봤어요.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받아야 하고 복지에 관심이 많아야겠죠. 여기 계신 미용실장님도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계세요. 점자책 등 관련 책자가 놓여 있다(왼쪽), 출입문에 점자블록을 설치했고 아래 쪽에도 개폐 버튼을 설치했다(오른쪽). 이용 대상은 노원구 거주 등록 장애인이다. 그런 까닭에 이곳에 전입을 고려했다는 장애인도 있었다고. 사실 노원구 거주 장애인으로 제한을 뒀는데도 대기해야 한다. 김 팀장은 궁극적으로 이런 미용실이 각 지자체에 많이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다행히 다른 곳에서도 하나둘 장애인 친화 미용실이 생겨나고 있다. 전동보장구 충전소(왼쪽), 점자 안내판(오른쪽). 이곳을 찾는 연령은 골고루 분포돼 있다. 누구나 살면서 미용은 꼭 필요하니까. 무엇보다 비용이 착하다. 커트가 6900원, 염색이 1만5900원, 파마가 1만9000원. 더욱이 기초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은 50% 감면을 받는다. 수, 일, 법정공휴일만 제외하고 월~토요일까지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점심시간 오후 12시~1시) 운영하며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 가능하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 솜씨라 여느 미용실 못지 않다. 휠체어 높이에 맞도록 높이를 낮춘 안내데스크. 고객이 결제를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장애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환경이 돼야겠죠. 그렇지만 지금은 일반 미용실에서 장애인을 만나도 단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김 팀장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장애인 입장을 들어보니 미용실을 이용하면서 미안하고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미용실에가지 않고 집에서 자르거나 아예 자르지 않게 됐단다. 그런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가도 불편하지 않은곳을 만들고 싶었단다. 밖으로 나올 힘을 주었다는 게 가장 큰 의미 같아요. 가족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발을 마친 오병근 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머리가 깔끔해져서 아주 좋아요. 비용도 싸지만, 커피나 간식도 있어서 휴게실 같아 즐거워요(그는 지상낙원이라고 콕 집어말했다). 또 화장실도 얼마나 편리한데요. 이발을 마친 오병근(68세) 씨가 말했다. 그는 중증장애인으로 손발이 불편하다. 한창 젊은 40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다른 병도 겹쳤다. 한 달에 한 번은 머리를 잘라줘야 하는데 여기가 생겨 살 것 같단다. 지금까지 3~4번 정도 왔는데 올 때마다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것 같다고. 갈 때 다음 달 예약까지 할 수 있어 더 편하단다. 전동 휠체어 리프트. 처음에는 주로 청결에 초점을 두시죠. 거동이 불편하니 관리하기 쉽도록요. 그러다가 이곳이 익숙해지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미용 목적으로 오시기도 해요. 어떤 머리가 어울릴까 하고 물으시는 거죠. 하루에 10~14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그러면서 말벗도 된다. 화장실 내부 거울은 휠체어 높이에서 보기 수월하게 만들었다. 저는 원래 제 가게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여기서 일하려고 한다니까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수입이 반토막나는데 굳이 왜 하냐고. 그런데 아이들이 모두 여기 엄마한테 딱 맞는 곳이야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는 미용실장은 오랫동안 미용실을 운영했다. 이전에는 유행에 민감했지만, 지금은 그런 요청은 받지 않는다. 간혹 왕년의 실력 발휘를 못 해 아쉽기도 하나, 그 이상의 보람이 있단다. 모두 고마워하며 다음에 올 날을 기다린다는 말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단다. 장애인 친화 미용실 더휴 입구.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는 2023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현황조사 결과, 직전 조사연도(2018년도)에 비해 설치율은 9.0%p, 적정설치율은 4.4%p 높아졌다고 밝혔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 장애인 친화시설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머리를 다듬은고객의 뒷모습이 산뜻해 보인다. 봄이니까.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든찬란하길 바라는 계절 아닌가. 나는 그의 머리가예뻐 무심결에 내 머리를 매만졌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 영상 현장을 지켜주신 의료진 여러분 고맙습니다 2024년 2월 6일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이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킨 건 환자 곁에 남은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 고맙습니다.#thank_U #we_need_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