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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1)

[마음 다독 주치의 이동우의 희망심기] ⑥ 혼자 있는 시간

2021.02.10 이동우 인제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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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1년을 넘어가면서 대면 추석에 이어 설날마저 비대면으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강화된 거리두기가 가족 간의 만남마저 제한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지속되면서 코로나로 인한 관계 단절과 제한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 외로움

코로나가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가져다 준 생활의 변화 중 하나가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입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 생활에 준 영향 가운데 가장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관계의 제한과 단절일 것입니다.

친구 관계와 업무 관계, 종교 모임, 동호인 모임 등 각종 관계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은 혼자 있는 시간의 외로움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에도 홀로 있지 못하고 TV나 인터넷, SNS 등 외부 자극을 끊임없이 찾으며 외로움을 달랩니다.
 
두 아이 이야기 : 외로움의 근원

한 아이는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맞벌이를 하면서 심야에야 귀가하는 부모님 슬하에서 자라납니다, 경제적으로 궁핍으로 인한 물질적 욕구 불만에 시달리고, 부모님의 부재로 인해 관계의 결핍 속에 자라난 결과 성인이 되어서도 늘 관계를 갈구하며 살아갑니다.

한 아이는 이와 반대로 관계와 만족의 과잉 속에서 자라납니다. 어머니와 보모 혹은 조부모가 항상 아이 옆에 있으면서 아이가 필요를 느끼는 즉시, 아니 많은 경우 필요를 느끼기도 전에 모든 것이 주어집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최신 학술적 성과에 의해 알려진 것들이 엄마의 정보력에 의해 습득되고, 아이가 그것을 필요로 하는가와는 무관하게 주어집니다. 이 아이도 외로움과 혼자 있는 시간에 취약한 성인으로 자라납니다.

현대인의 삶은 이들 두 아이의 중간 어딘가에 있으며 일면은 결핍 속에, 일면은 과잉 속에 있는 복합적인 성장 과정을 거쳐 혼자 만의 시간과 외로움에 취약한 성인으로 자라납니다.

한 여자가 커피 잔을 옆에 두고 책을 읽고 있다.

함께 있으면서 혼자 있기

관계의 결핍은 물론, 관계의 과잉도 혼자 있지 못하는 현대인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도널드 위니캇의 처방이 필요합니다. 위니캇은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발달 과제의 하나임을 역설하였으며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 있을 수 있는 어머니가 아이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존재로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뿐, 아이에게 아무 것도 강요하지 않는 어머니가 함께 하는 가운데 아이는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세상을 탐험하면서 독립적 자아를 형성하고 혼자 있을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납니다. 성장 과정의 문제로 인해 ‘혼자 있을 수 없는 어른’으로 자라난 우리들은 일상의 관계 속에서 ‘함께 있으면서 혼자 있기’를 실천하면서 혼자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충고를 가장한 간섭 하지 않기, 관심을 가장한 사생활 침해 하지 않기,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주문을 통일 하지 않기, 타인의 취향 존중하기, 나와 다른 의견을 경청하기, 타인이 원하는 대로 타인에게 해 주기 등이 그 실천 목록일 것입니다.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 키우기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사랑의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라 했습니다.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는 것이 홀로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며 정신을 집중하는 훈련으로 술, 담배, 라디오, 독서 등의 활동을 일체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자신의 마음 속에 흘러가는 생각들과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훈련을 하루 20분이라도 해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준의 훈련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혼자만의 활동에 전념하는 훈련은 어떠실지요? 게임, 인터넷, 유튜브, SNS 등 우리의 집중력과 지속력을 방해하는 산만한 자극에서 잠시 벗어나 독서, 특정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여 글쓰기 등의 활동에 전념하는 훈련을 짧은 시간이라도 시작해서 점차 그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지요.

디지털 매체를 떼어 놓는 것이 너무 어려우시다면 약간의 방향 전환을 시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도 특정 주제를 찾아서 본 후 요약하고 정리하는 글쓰기로 이어 간다면, 즉 주어진 자극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닌, 능동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축적하는 활동으로 이어간다면 함께 있으나 홀로 있기 위한 훈련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동우

◆ 이동우 인제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임상의사로서의 진료업무와 함께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정신보건업무, 정신건강정책 개발에도 참여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 읽기, 즉 마음 다독(多讀)에 매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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