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12시, 서울시 강남역 사거리의 교차로는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이 몰고나온 차로 매우 붐볐다. 신호가 바뀔 때마다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움직였고, 이에 교통체증은 심각해 보였다. 꼬리물기를 하는 차들 때문에 횡단보도 한가운데에 차가 서는 일도 벌어졌다.
“여기가 이 근방에서는 번화가니까 차들도 많이 몰리고 버스나 택시들도 많이 다니거든요. 교통이 혼잡하니까 더욱더 꼬리물기가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저번에는 택시가 꼬리물기 하다가 중간에 신호가 막혀서 사고도 날 뻔했어요.”
강남역 인근의 한 백화점에서 주차안전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영형(20) 씨의 말이다. 지난해 서울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교차로 꼬리물기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환경 오염과 유류 비용 등을 포함해 연간 751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교통사고의 35%는 교차로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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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12시, 강남역 사거리 교차로가 꼬리물기 차량으로 인해 일대 혼잡이 벌어졌다. |
앞으로는 이처럼 시내 교차로에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기 위해 무리하게 정지선을 넘어 교통 정체를 유발하는 일명 ‘꼬리 물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오는 18일부터 서울 지역 3,500여 개 교차로에서 ‘꼬리물기’ 영상 촬영 방식과 앞막힘 제어 기법을 도입해 대대적으로 집중 단속에 나선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교차로 꼬리물기의 경우 직접 단속이 어렵고, 현장 단속으로 인해 오히려 교통정체가 심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상촬영 기법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출퇴근길 교차로에 캠코더를 설치하고, 위반한 차량에 한해 범칙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단속에는 새로 앞막힘 제어 기법도 도입된다. 앞막힘 제어 기법은 교차로 전방 30~60m 지점에 차량 정체 여부를 파악하는 검지기를 설치해 차량 속도가 5km/h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신호등에 적색 신호가 뜨도록 하는 방법으로서, 경찰청은 앞으로 꼬리물기를 획기적으로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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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은 18일부터 서울 지역 3,500여 개 교차로에 ‘꼬리물기’ 영상 촬영 기법을 도입한다. 현장에는 ‘꼬리물기 동영상 단속중’이라는 안내 표지판이 설치된다. (출처=폴인러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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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막힘 제어 기법은 교차로 전방 30~60m 지점에 차량 정체 여부를 파악하는 검지기를 설치해 차량 속도가 5km/h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신호등에 적색 신호가 뜨도록 하는 방법이다. |
이번 집중 단속에 대해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백화점을 이용하기 위해 자주 교차로에 들른다는 대학생 김은주(22) 씨는 “이번 기회에 꼬리물기 단속이 확실하게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파란불인데도 차들이 횡단보도를 지나가니까 보행자 입장에서는 매사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요.”라며 “벌금을 확실히 물려서 꼬리물기가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범계역 교차로 근방에서 5년째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는 이순철(42) 씨는 “예전에도 꼬리물기 단속이다 뭐다 해서 경찰들이 몇 번 단속을 하곤 했는데, 단속 안하는 날에는 또 다시 몰려드는 차량들때문에 괴롭다. 경적소리나 고함소리로 시끄러워 장사 못하겠다. 이번에는 제대로 단속했으면 좋겠다.”며 경찰의 확실한 단속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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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계역 교차로 근방에서 5년째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는 이순철 씨(42)는 꼬리물기의 실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경찰의 확실한 단속을 주문했다. |
운전기사들의 반응 역시 대체로 긍정적이다. 출퇴근으로 승용차를 자주 이용하는 위명환(56) 씨는 “교차로의 경우는 붐비는 시간대가 딱 정해져 있잖아?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이 시간에만 단속을 확실히 해도 운전자도 짜증날 일 없고 보행자도 안전하니 좋고, 시간대에 맞춰서 단속을 확실히 했으면 좋겠어.”라며 경찰의 이번 대대적 꼬리물기 단속을 환영했다.
올해로 22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는 김원회(52) 씨도 “누구나 빨리 가고 싶지. 그런데 ‘나 혼자면 어때’라는 생각을 버려야돼. 뒤따르는 사람도 빨리 가고 싶어 하는데 결국은 계속 꼬리물기를 하게 되는 거거든. 모든 사람이 다 빨리 가려면 신호를 지키는 게 제일이야.”라며 원활한 교통이 이뤄지기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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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김원희(52)씨도 꼬리물기가 근절되기를 염원했다. |
경찰은 이번 집중단속기간에 경찰관과 의경 1명으로 구성된 전담반을 출·퇴근시간대 교차로에 배치해 신호 위반,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 횡단보도 보행자 횡단 방해 등 꼬리물기 행위를 캠코더로 촬영하고 위반사항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경찰청은 교차로에서의 4가지 안전수칙을 소개했다. 첫째, 교차로 주변의 교통상황을 잘 살피고 신속하게 판단하기 둘째, 죄회전 차로에 들어설 경우 미리 진입하기 셋째,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는 오른쪽 보행자를 조심하기 넷째, 교차로에 진입할 땐 브레이크를 항상 염두에 두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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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를 끊는 일,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조금만 더 배려하고,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면서, ‘빨리 가야 5분’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상식을 한 번 더 되새기며 정지할 곳에서 과감히 멈춰준다면 모두가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내가 변하면 우리가 변하고, 우리가 변하면 모두가 변한다’는 말처럼 나부터 먼저 실천하기 시작한다면 머지않아 사회적 동참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다. 경찰의 이번 대대적인 꼬리물기 단속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더욱더 성숙한 도로문화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정책기자 위호진(대학생) thou1224@korea.kr
등록일 : 201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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