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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민기자단인 정책기자단이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끼 많은 당신을 채용합니다!”…공기업 채용시장 달라졌다
- 고졸부터 37세 경력자까지…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열린 채용 눈길

[전국] 지난 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제18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학벌과 스펙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에서는 개인의 꿈과 끼가 클 수 없고, 희망도 자랄 수 없다. 개개인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학벌 위주에서 능력 위주로 바꿔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취업을 앞둔 사람들에게 능력 위주의 인재 채용은 여전히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그렇다고 실망은 금물! 기업의 생색내기식 채용을 벗어나 능력 중심의 열린 인재 채용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공기업이 있어 찾아가봤다.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바로 그곳.

이곳에선 올해 열린 채용을 통해 총 4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고, 이 중에는 이미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늦깎이 신입사원과 특성화고 졸업생 등 이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들이 다수를 이룬다. 그 중에서도 37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신입사원에 도전한 최호선 씨와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꿈의 기업 입사프로젝트 ‘KBS 스카우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수영 씨는 단연 화제의 인물이다.
 

열린 채용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지원자가 신입사원으로 합격한 aT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신입사원 사령장 수여식현장
열린 채용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와 경력의 지원자가 신입사원으로 합격한 aT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신입사원 사령장 수여식 현장
 
37세의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이 된 최호선 씨는 “공기업 취업에 나이 제한이 없다고는 했지만 30대 후반의 여성으로 취업에 성공한 선례가 없어서 내심 불안했다.”며 “공기업 취직 카페에서 만난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내부적으로는 나이 제한을 두고 있을 것이라는 논쟁이 많았다.”며 취업을 준비하면서 나이 때문에 느꼈던 불안감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 씨는 이어 “여러 공기업의 서류 및 필기시험을 통과했고 곧 합격될 것 같은 희망에 부풀었지만 막상 면접의 벽을 넘기는 힘들었다.”며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다른 기관의 면접에서 실패한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철저히 준비했고, 취업에 성공한 뒤 저의 성공 사례를 취업사이트 게시판에 올렸는데 반응이 뜨거웠다.”며 “나이를 탓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키워 재도전해보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는 반응을 전했다.
 

 37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나이제한의 장벽을 넘어 취업에 성공한 최호선씨
37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나이 제한의 장벽을 넘어 취업에 성공한 최호선 씨
 
그녀는 또 “취업성공이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솔직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기에 조급증을 버리고 신입사원으로서 조직에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한편, 지금 현재 내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신입사원다운 포부를 밝혔다.
 
최호선 씨가 근무하고 있는 식품산업처의 염대규 처장은 나이가 많은 신입사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없냐는 질문에 “한 마디로 노프러블럼(No Problem! 문제없다)”이라며 “우리 부서의 특성상 경험이 많은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단호히 얘기했다.

염 차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학력 제한이나 나이 제한은 상상도 못한 문화였다. 하지만 지금은 능력 위주의 사회에 대한 공감대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기에 열린 채용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열린 마음을 갖는 게 더 필요하다.”며 “실제로 직급, 나이, 성별 등을 초월하니 수직적 기업문화에서 발휘하기 어려운 개인의 경험치가 주는 창의적인 발상으로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와 경영 실적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최호선씨는 자신의 취업성공이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솔직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조급증을 버리고 신입사원으로써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신입사원다운 포부를 남겼다.
최호선 씨는 자신의 취업성공이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기에 솔직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수직적인 조직문화의 장점은 유지하되 열린 채용의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조언을 덧붙였다.

또 다른 신입사원 김수영 씨는 지난 12월, KBS가 제작하는 꿈의 기업 입사 프로젝트 ‘스카우트’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카우트’는 기업 수요에 맞는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PT 경쟁 및 미션 수행 등의 서바이벌 형식을 거쳐 최종 1인에게 입사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aT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김재수 사장은 “우리 젊은이들이 점수 1~2점에 인생이 좌우되는 현실에서 점수보다는 앞으로의 가능성, 미래에 대한 희망, 건전한 상식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도 공기업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과감한 결정으로 최종 1위뿐 아니라 순위권에 있는 4명 모두를 합격시켰고, 2위였던 김수영 씨도 합격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꿈의 기업 입사프로젝트 kbs 스카우트 51회에 출연한 김수영씨 (사진캡처=kbs)
꿈의 기업 입사프로젝트 ‘KBS 스카우트’ 51회에 출연한 김수영 씨가 면접관들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KBS 화면 캡처)
 
김수영 씨는 “일반 대졸자들도 취업이 힘든 시기에 특성화고 출신 고졸로 공기업에 입사하게 돼 가슴이 벅차다. 많은 분들이 전해주신 사회생활에 대한 충고와 조언을 받들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선진학 후취업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고졸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서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고졸로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도전, 목표, 노력’이라는 3가지 비전을 갖고 적극적으로 생활했고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한 만큼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옛날에는 대졸들이 고졸을 무시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학력과 상관없이 평등하게 대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앞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 대학에 진학에 관련 분야의 지식을 쌓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한편,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목표를 정해 도전하고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고졸로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고졸 학력이 부끄럽지 않은 성공한 사회인이 되고 싶다며 ‘도전, 목표, 노력’이라는 비전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는 신입사원 김수영 씨
 
aT 인사팀의 이수직 차장은 “공사의 사업특성상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 있는데 그런 것을 모두 배제하고 열린 채용 정책으로 직원을 채용하기 때문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회사 나름대로 면접 기법을 연구하는 등 단순히 정책을 위해 구색을 맞추고 생식내기하는 인사가 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열린 채용을 통한 조직 구성원의 변화가 가져오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잘 살펴 앞으로 인사 제도 개선안에 반영하는 한편, 열린 채용을 통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조직문화에서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부터 공기업 채용에서 나이와 학력 제한을 철폐한 이후 능력 위주의 인재채용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몇몇 공공기관에서는 외견상 채용의 문은 열어둔 채 구색 맞추기식의 인사정책을 펴고 있는 곳이 적지 않고, 사기업에서의 취업 진입장벽은 더 높아진 게 현실이다.

하지만 aT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의 사례에서와 같이 열린 고용사회 구현을 위해 기업들이 조금만 마음을 열고 노력한다면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학벌과 스펙을 떠나 능력 위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날이 좀더 가까워질 것이다.

정책기자 정해경 (프리랜서) chnagk@hanmai..net
등록일 : 201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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