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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인 학생들, 요즘 북한 이야기 나오면

<평화, 일상이 되다 ⑧> 미국 세종학교 학생들이 본 남북관계

2018.10.25

나는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세종학교에서 재미교포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이다. 이곳에선 한글 수업과 함께 통일 수업도 진행하는데, 불과 1년만에 북한에 대한 이곳 아이들의 인식이 놀라울 정도로 변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펜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전,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를 두고 ‘로켓맨’이라느니 ‘노망난 늙은이’라느니 막말을 주고받을 때만 해도 미국 현지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북한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왔고, 우리 학생의 머릿속에 북한은 적대 국가라는 인식이 강해보였다. ‘저렇게 강경하기만 한 북한을 어쩌면 좋은가’ 싶었다.

디트로이트 세종학교의 한인 학생들
디트로이트 세종학교의 한인 학생들.
 

그래도 초록은 동색이라고 나는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들을 쏟아 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특히 이곳 한인 학생들이 북한을 김정은이라는 독재자 한 명으로 일반화해서 이해할까봐 다소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다행히 미국 언론들은 단편적인 현상만을 놓고 북미관계를 재단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대표적으로 미국 뉴스전문 채널 CNN에서는 북미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히 드러난 현상만을 놓고 설명하기보다는 한국전쟁 시기부터 이어져온 역학관계에 대해 설명을 한다거나, 남북 이산가족의 절절한 이야기를 내보내는 등 다른 접근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편견을 불어넣지는 않았다.

그러는 사이 북미 양국 간 정세도 급속도로 변해갔다. 트럼프는 “나는 김정은과 좋은 케미스트리(궁합)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을 필두로 한 한반도의 봄을 시작으로 얼마 전 있었던 3차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남북관계에서도 훈풍이 불고 있었다.

세종학교 학생 한 명이 ‘통일은 사랑이다’라는 문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세종학교 학생 한 명이 ‘통일은 사랑이다’라는 문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통일이 우선이냐? 비핵화가 우선이냐?”는 질문에 “평화가 최우선이다”라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은 성급한 통일의 길을 걷는 대신 경제, 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평화적인 통일의 길을 밟아나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시각은 지난 9월 26일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우리 세종학교에서도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수업을 이어나갔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조목조목 살펴보고, 이것이 2018년에 대부분 실현되고 있음을 아이들과 함께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 

1차 남북정상회담 축하공연의 환송곡으로 사용된 곡 ‘원 드림 원 코리아(One Dream One Korea)’와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참여한 시인 오세영의 편지글 ‘사랑하는 내 동생 종주에게’도 훌륭한 수업교재가 되어주었다.

미국 한인 학생들의 인식 변화는 실로 놀라울 정도이다.
미국 한인 학생들의 인식 변화는 실로 놀라울 정도이다.
 

정치와 문화는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이를 접하는 아이들의 정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보인다.

실제로 최근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통일과 관련해 연상되는 단어가 무엇이냐고 묻자 ‘사랑’, ‘선물 ’, ‘한마음’, ‘피우는 꽃’ 같은 긍정적이고 따뜻한 단어들을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말이 안통하는 독재국가의 이미지가 불과 1년만에 이렇게 변했다.

아이들은 일상에서 TV를 보거나, 수업을 듣거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북한에 대한 정서를 변화시켜가고 있었다. 이런 변화를 느낄 때마다 나는 평화가 진정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통일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이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해본다.
통일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이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통일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가장 중요한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더 넓어진 국토, 더 확대된 자원과 인력, 더 커진 국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통일의 주역으로 꿈을 펼쳐나가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순영
ladakh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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