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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기엔 파리, 학교 앞엔 옐로우 카펫~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넛지 효과’, 옐로우 카펫

2018.3.9

어렸을 때, 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뛰어놀기를 좋아했다. 운동장에서만 뛰어놀면 좋으련만, 차도와 인도 구분 없이 돌아다녀 부모님 속을 상하게 했다. 한 번은 자전거를 신나게 타다가 횡단보도에서 자동차를 피하지 못해 그대로 부딪친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있었던 일인데, 그 사고로 이를 두 개나 뽑았다.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아직도 필자 같은 경험을 한 어린이들이 적지 않다. 경찰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보행 중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이 수가 734명으로 전체에 약 40%를 차지했다. 특히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 봄날부터 6월에 집중됐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등교시간보다 하교시간에 집중됐다. 저학년의 경우에는 하교시간대인 오후 2시에서 4시, 전체적으로는 오후 4시에서 6시에 발생한 사고율이 25.6%를 나타냈다. 최근 전국 초등학교 근처에 작은 ‘변화’가 생겼는데, 이 작은 변화가 횡단보도 등 보행 중에 발생하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이 작은 변화는, 옐로우 카펫이다.
이 작은 변화는, 옐로우 카펫이다.
 

단지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가 있는 벽면에 노란 페인트칠을 한 것이 전부다. 언뜻 보면 낙서같이 보이지만, ‘옐로우 카펫’이라는 이름이 있는 친구다. 옐로우 카펫은 정부에서 법령을 제정해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조례 혹은 예산을 투입해 민관 합작으로 설치하고 있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옐로우 카펫의 원리는 단순하다. 외부와 구별되는 새로운 노란 공간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노란 공간 속으로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넛지 효과’를 활용, 어린이들이 안전한 노란 공간 안에서 신호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눈에 확 띄는 노란색 옐로우 카펫.
눈에 확 띄는 옐로우 카펫.
 

어린이들이 노란 공간 안으로 들어오면, 운전자의 시야가 확 띄기 때문에, 운전자는 차량 속도를 줄이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 아이들은 차도 근처에서 위험하게 서 있지 않아 교통사고의 확률이 감소한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필자는 직접 옐로우 카펫의 수요자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만나기 위해 옐로우 카펫이 설치된 초등학교의 하교시간에 맞춰 오후 2시 쯤 현장을 방문했다.

은로초등학교 모습.
은로초등학교 모습.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은로초등학교. 왕복 2차선 도로 횡단보도 앞에 옐로우 카펫이 설치돼 있었다. 최근 흑석동과 상도동 일대에 재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레미콘, 덤프트럭 같은 대형차들이 심심찮게 지나다녔다. 

때마침 학생들이 학교 밖을 나섰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것이 보였다. 학생들은 차분히 학교보안관의 말을 들으며 옐로우 카펫 안에서 신호를 기다렸다. 대부분의 학생들 모두 옐로우 카펫을 의식한 듯, 옐로우 카펫 안에 서 있었으며 학생들 뿐만 아니라 학생을 데리러 나온 학부모도 함께 서있었다.

학생들의 하교 모습. 옐로우 카펫 안에 서있다.
학생들의 하교 모습. 옐로우 카펫 안에 서있다.

정유민 학생은 “갑자기 페인트로 벽면을 노란색으로 칠했다.”며 “저랑 제 친구들도 되도록 노란색 안에 있으려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은로초등학교가 왕복 2차선이긴 하지만, 차량 통행량이 많아 아이들의 통학을 항상 걱정했는데, 학교보안관과 옐로우 카펫 덕분에 한 시름 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옐로우 카펫 이전부터 근무했던 은로초등학교 학교보안관은 어떨까. 학교보안관 B씨는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고, 교통사고 예방 효과도 있는 편”이라며 “노란색이 약간 잘 보이지 않게 되면 학부모들이 모여 다시 페인트 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호등을 건너는 학부모와 아이.
신호등을 건너는 학부모와 아이.
 

이외에 필자는 강남초등학교와 동작초등학교 등 옐로우 카펫이 설치된 초등학교를 찾아 많은 학생,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학부모들은 ‘옐로우 카펫’과 같은, 어린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정책이 도입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대구대학교에 설치된 3D 횡단보도
대구대학교에 설치된 3D 횡단보도.
 

필자의 친구가 재학하고 있는 대구대학교에는 교내 안전을 위해 3D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일반 횡단보도와 비슷하지만 운전자들에겐 마치 횡단보도가 붕 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천천히 차를 운행하게 된다. 3D 횡단보도는 현재 옐로우 카펫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횡단보도를 걷고 있는 학생.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횡단보도를 걷고 있는 학생.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생각을 약간만 변화시키면 좋은 정책, 생활에 꼭 필요한 정책이 된다. 옐로우 카펫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학교 주변에서는 서행 운전 및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조수연
정책기자단조수연gd8525g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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