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메뉴 바로 가기 본문 바로 가기 풋터 바로 가기

* 이 글은 국민기자단인 정책기자단이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영화 ‘국가대표2’ 산증인을 만나다

무소의 뿔처럼 걸어온 17년,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이규선 코치 인터뷰

··, 대학팀 하나 없다. 실업팀은 당연히 없다. 국내 유일한 한 팀, 오로지 국가대표팀만이 존재하는 올림픽 출전 종목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다.

외로운 길이지만 열정 하나로 무소의 뿔처럼 정진해왔다. 국가대표팀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해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팀 비디오분석 코치이자 전 국가대표 주장 이규선 코치를 만나고 왔다 

이규선 코치는 허리부상으로 지난 4월에 은퇴하고 5월부터 바로 대표팀 비디오 분석 코치로 제2의 아이스하키 인생을 시작했다. 은퇴 이후 지도자의 꿈을 갖고 있었던 이 코치는 협회와 감독의 권유를 받고 코치진으로 대표팀에 다시 합류했다. 영화 ‘국가대표2’를 보고 눈물, 콧물 쏙 뺀 이후여서일까. 먹먹한 감동을 안고 이규선 코치와 마주 앉았는데 그와의 만남은 참 소탈하고 솔직하고 시종일관 유쾌했다 

가장 가슴 아플 이야기일수도 있는 은퇴 얘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규선 코치는 지난 4월 일본과의 연습 경기 때 부상을 입었다. 이미 갖고 있던 부상에 겹쳐 8일을 못 움직이고 나서 은퇴를 결정했다. “최대목표가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이때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정작 올림픽 때 대체선수를 둘 수 없었고,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다고 하면 너무 억울할 것 같기도 했다. 부상도 잦았고라며 은퇴 이유를 밝혔다

17년 간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기둥을 맡아왔던 이규선 코치를
17년 간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기둥을 맡아왔던 이규선 코치는 지난 4월 허리 부상으로 은퇴한 후 5월부터 비디오분석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강릉세계선수권에서 마쳤다. 올림픽 무대, 바로 그 경기장에 뛰는 의미 있는 마침표였다. 후회는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4월까지 주장을 역임하고 있던 이규선 코치가 은퇴를 결정하자 모두 놀랐다. “스스로 팀의 정신적 지주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내게서 힘을 얻은 친구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평범한 얘기에도 고마워하고 다들 아쉬워했다. 대표팀에서 딱히 별명이 없었는데 요즘은 주장이 별명이 됐다. 은퇴했는데도 여전히 주장인 것 같다.”며 쾌활하게 웃어보였다.   

그는 아직까지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는 없다. 감독, 코치님과 같이 다닌다는 정도랄까. 선수로서 보는 것이 아니라 스태프의 입장으로 경기와 선수들을 보게 되는 일적인 변화 빼고는 여전히 똑같이 링크에 있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선수로서는 은퇴했지만 항상 아이들이 걱정이다.”며 여전히 맏언니로서의 애정을 드러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4월 강릉세계선수권에서 세계 10위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했다. 현재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순위는 세계랭킹 22위이다. 이 코치는 “4월 이후 선수들의 자신감이 오르고, 스스로 기량을 높이려 치열하게 노력중이다.”고 전했다.

학교팀, 실업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난 4월 강릉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이뤄낸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세계랭킹을 4단계 상승시
학교팀, 실업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난 4월 강릉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이뤄낸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사진 제공=이규선)
 

이규선 코치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창단멤버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이후 17년간 국가대표로 뛰었다. 타종목 출신 선수들과 회사원을 비롯, 고교생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모여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꾸려졌다. 누군가 부상을 당하면 바꿔줄 엔트리조차 부족한 열악한 상황이었다. 태릉선수촌에서 식사조차 지원받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 코치는 학교 팀이라도 있으면 경쟁력 면에서도 그렇고 선수들의 대우가 달라질 텐데 아직도 여전히 열악한 환경이라 안타깝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여도 체육 특기생으로 인정받지 못해 국가대표 연습과 대입을 따로 준비하는 어린 학생들이 많다. 현재 대학생 선수들은 올림픽을 위해 모두 휴학을 하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상태다.”라고 밝혔다 

실업팀이 전혀 없는 대표팀이라 국가대표 연습수당 외에는 수익이 없다. 이규선 코치도 생활을 위해 잡화점에서 오전 근무조로 몇 년간 일하기도 했다. 이 코치는 학생 선수들은 부모님이 관리라도 해주지만 성인이 된 대표팀 선수들은 생계가 사실 힘들다. 생각해보면 다들 아이스하키에 미치지 않았나 싶다.”고 긴 세월의 역경을 그저 한 문장으로 호쾌하게 일축했다 

지원도 적고 낮에는 학교로, 직장으로 모두 이중 일을 하느라 항상 저녁 연습을 한다. 그러다보니 친구들과의 약속은 물론이고 결혼식조차 갈 수 없는 생활을 17년간 했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선수생활을 했나 싶을 때가 문득 있다. 인생의 반을 대표팀에서 아이스하키 하나만 보며 살아왔다. 팀을 벗어나본 적이 없어 팀을 떠나는 것에 두려움도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비슷하지 않을까?”라며 17년 아이스하키 선수생활을 반추했다.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평창올림픽에서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7위)와 같은 조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강호들인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7위)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대표팀은 평창올림픽에 앞서 마지막 담금질로 8월 프랑스 알베르빌 전지훈련, 9월 미국 전지훈련과 11월 헝가리 대회, 12월 미국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다. 맨 앞이 이규선 코치이다.(사진 제공=이규선) 
 

이 코치는 처음 대표팀 경기에선 몇 십 점 차이가 나게 말도 안 되는 점수 차로 지고는 했다. 어릴 때라 좌절하고 울고, 지려고 운동하는 게 아닌데, 이기고 싶은데 못 이기니까 많이 힘들었다. 첫 승은 하위리그이긴 했지만 2005년 세계선수권 디비전4 금메달이었다. 신기했던 경험이었다.”라며 첫 승의 순간을 들려주었다.   

그는 매번 지면 사람이다 보니 이겨야겠단 간절함이 없어지고 버텨야지란 생각만 든다. 이기는 경험 이후 간절함이 생기고 세계선수권에도 동기부여가 됐다. 지금 우리 선수들에게 4월 세계선수권 우승 경험은 매우 값진 자산이다.”고 평가했다 

워낙 다양한 선수들이 모여 있는 대표팀이라 혹여 위화감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우리 선수들이 다들 참 순수하고 착하다. 귀화 선수들도 잘 어울리고 본인들도 한국 대표로 뛰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귀화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경기를 많이 뛰어 경기를 풀어가는 게임능력이 확실히 뛰어나다. 대표팀의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다음 달 프랑스와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이 코치는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앞선다. 선수들도 세계적 기량의 선수들과 뛰어본 적이 적으니 우리 실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겨뤄보고 싶어한다. 100퍼센트 우리가 이길 거야는 아니지만 경기를 통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고 연구할 기회라고 생각하며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규선 코치는
이규선 코치는 “하다보니 17년이 흘렀다. 왜 하지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정 하나로 온 것 같다. 국가대표를 이렇게 오래 하는 것도 특수한 상황인지라 참 감사하기도 하다.”고 말한다.(사진 제공=이규선)


이 코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반드시 1승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1승을 하면 통곡하지 않을까. 일본의 성장세가 대단하긴 하지만 무조건 이기자는 마음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단기간에 자력으로 우리나라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이후의 목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있는 줄도 몰랐다가 이제는 아는 분들이 많아졌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선수들, 코치진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 경기장을 많이 찾아와서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그게 가장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8, 29일 강릉에서 열린 세계랭킹 5위 스웨덴과의 친선경기에서 우리대표팀은 각각 0-3, 1-4로 패했지만 강팀을 상대로 충분히 싸워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17년간 열정이란 무기 하나로 고독한 싸움을 이겨내 온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과거와 오늘에 찬사를, 그리고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아름다운 선전을 응원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진윤지 ardentmithra@naver.com


2017.8.3

예전 댓글

댓글 0

공공누리 유형04

텍스트 데이터는 공공누리 출처표시 및 변경을 금하는 조건으로 비상업적 이용이 가능합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아니하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공공누리가 부착되지 않은 자료는 담당자와 사전에 협의한 이후에 사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 정책 보기

담당자 안내

OPEN-공공누리(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출처 표시
상업용 금지
변경 금지
영화 ‘국가대표2’ 산증인을 만나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