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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민기자단인 정책기자단이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남편은 반찬하고 아내가 배수구를 뚫으면?

[양성평등주간 ①] 남녀 정책기자,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보고 듣고 느끼다

매년 7월 1일~7일은 대한민국 양성평등주간이다. 여성과 남성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제정된 이 주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는 양성평등을 바라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이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의 남녀 두 기자가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2017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 참석했다. 양성평등 퍼포먼스와 공모전, 성평등 보이스 발족 등 같은 양성평등 행사를 바라보는 두 기자의 생각을 들어봄으로써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언제부터였을까. 어린 시절 남자아이들과 잘 놀았는데 커가면서 남학생들과는 친하지 못했다. 그 성향은 대학생이 되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유학 시절 남편은 이런 필자를 한 유명 조립 가구점으로 데려갔다. 각 나라 사람들이 모여 구매한 제품들을 옮기고 있었다. 연약해 보이는 여성들이 커다란 가구를 어깨에 지고 스스로 운전을 하고 갔다.

그날 이후 우리 집 생활도 달라졌다. 남편이 반찬을 하고 필자가 배수구를 뚫었다. 물론 이 역시 옳다고 할 수 없다. 누가 봐도 남편은 거구니까.

다만 여성이 가방 하나 못 들 만큼 연약한 것도 아니다.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면 되지 않을까. (냉장고를 열어 잔소리 하며 포인트를 모으는 취미를 가진 그와 조목조목 따져 사는 것보다 큰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필자에겐 말이다.)

함께하는 성평등,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

무대는 부부 아나운서 사회와 남녀 듀오 공연으로 조화를 이뤄 보기 좋았다.
부부 아나운서의 사회와 남녀 듀오 공연으로 조화를 이뤄 주제를 부각시켰다.

 
지난 7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2017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이 열렸다.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식전행사와 1, 2부로 나눠 유공자포상 및 성평등 실천약속, 성평등 보이스 출범식 순으로 진행됐다. 로비에는 8월 10일 시상식을 앞둔 성평등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들이 세워져 있었다.

공모전은 지난 5~6월 예선과 본선을 거쳐 선정된 작품 중 특선 이상 작품들로 전시됐다. 대부분 남녀평등, 직장맘 고충 등이 주를 이뤘지만 성폭력, 가정폭력과 같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내용도 있었다.

팝오페라 팝페라 듀오 스위트리<SweeTree>가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했다.
팝페라 듀오 스트리가 아름다운 노래를 선사했다.
 

행사에 앞서 남녀로 이뤄진 팝페라 듀오 스윗트리가 아름다운 선율로 관중들을 집중시켰다. 남성가수가 부를 때 여성가수가 마주보며 다정하게 박수를 치는 모습에 갈채가 쏟아졌다.

국민참여형으로 진행된 ‘희망상자 퍼포먼스’도 시선을 끌었다. 성평등 대한민국, 배려와 존중, 문화, 안전 등 양성평등에 관해 다섯 가지 분야 별로 나눈 희망상자 안에는 투명 볼이 가득 차있었다. 상자 뒤에 국무총리와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각계각층 대표가 자리했다. 곧이어 버튼과 함께 상자가 차례차례 점등됐다. 마지막 버튼을 누르자 축포가 터지고 실천약속 현수막이 무대로 내려왔다. 

성평등 실천약속 퍼포먼스. 한 희망상자에 불이 들어오자 총리와 장관, 공모전 수상자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성평등 실천약속 퍼포먼스. 한 희망상자에 불이 들어오자 총리와 장관, 공모전 수상자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희망상자에 불이 켜지고 성평등을 다짐하는 퍼포먼스 참여자들.
희망상자에 불이 켜지고 성평등을 다짐하는 퍼포먼스 참여자들.
 

새 정부, 양성평등 다짐과 약속

임명 후 첫 외부일정으로 행사에 참석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너와 나 차이를 인정하는데서 차별 없는 세상이 시작된다.”고 서두를 꺼낸 뒤 “성평등 관점으로 국정과제 및 정책을 보고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시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젠더폭력 방지와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경력단절예방, 직장과 가정 간 균형 조성 등 대책을 세워 국민 한 분, 한 분과 손잡고 나가는 여성가족부가 되겠다.”고 밝혔다.

축사를 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축사를 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임명 후 첫 외부행사에 참석한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
임명 후 첫 외부행사에 참석한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여성들이 학교 교육에 비해 사회적 경험은 부족한 현실이다. 새 정부가 가장 많은 여성 장관을 배출했듯 앞으로 경제, 사회 속 성차별을 없애고 사회 모든 분야의 유리천장을 깨겠다. 남성과 육아부담을 나누고 국가가 보육을 더 많이 책임지겠다.”고 전했다. 

또한 “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하겠다. 할머니와 어머니 세대의 좌절을 딸과 손녀에게 물려주지 말고 우리 세대에서 끝내자.”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들은 생생한 목소리

퇴사하는 선배들이 안타까웠다는 양성평등 공모전 대상수상자 주혜원학생.
퇴사하는 선배들이 안타깝다는 양성평등 공모전 대상 수상자 주혜원 학생.

 
‘직장과 집안 일’이라는 작품으로 일반부 대상을 받은 주혜원(연성대 2년) 양은 “평소 양성평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직장인 선배들이 아이를 갖게 되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보며 그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참여 동기를 밝혔다.  

군산에서 양성평등을 응원합니다. 새만금 초등학교 정재웅교사.
군산에서 양성평등을 응원합니다. 새만금 초등학교 정재웅 교사.
 

여성가족부 장관표창을 수상하기 위해 군산에서 올라온 새만금 초등학교 김보민 교감과 정재웅 교사는 공모전을 유심히 보는 중이었다. 정 교사는 “서로 맞벌이를 하는데 아내가 집안일을 많이 도와준다. 가끔 역차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며 의미 있는 웃음을 짓고 “학생들에게 능력을 기준으로 일할 수 있도록 양성평등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 파이팅!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김영실씨와 동료.
양성평등 파이팅!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김영실 씨와 동료.
 

국민훈장목련장을 받는 관장을 응원하러 온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부장 김영실 씨는 “여전히 여성들이 불안한 사회다.”라며 “아직도 젠더폭력 하면 여성이 피해를 입는다. 집안에서는 육아가 여성의 몫이며 남성은 옆에서 도와준다는 관념이 더 강하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마련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포장을 받은 김성옥 고문은 진정한 성평등이 되면 이 행사는 없을 거라 말했다.
국민포장을 받은 김성옥 고문은 진정한 성평등이 되면 이런 행사 자체도 없을 거라 말했다.
 

국민포장을 받은 한국여성유권자연맹 김성옥 고문은 “양성평등은 남녀 모두가 이뤄야 하는 중요한 과제이자 대한민국의 소망이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모두가 함께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늘 오기 잘했다는 사회를 맡은 부부 아나운서 조충현, 김민정 씨.
사회를 맡은 부부 아나운서 조충현, 김민정 씨.
 

행사 후에는 진행을 한 부부 아나운서 조충현(36), 김민정(31) 씨를 만났다. 조 아나운서는 “아내가 적극 추천해 같이 사회를 보게 됐다.”며 “성평등 보이스 멤버가 되고 싶다.”고 웃었다. 김 아나운서는 “이런 뜻 깊은 행사에 사회를 맡아 기쁘다. 서로 일에 바빠 남편이 집안 일을 많이 도와주고 있으며 앞으로 같이 배워나가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받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씨도 참석했다. 그녀는 양성평등 키워드로 ‘자존감’과 ‘사회적 기반’을 들었다.

정 씨는 “여성이 많은 전문적인 직업이라 그다지 차별을 느끼지 못했는데 여성가족부 멘토가 돼 많은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됐다. 진정한 성평등은 남녀 모두가 자존감을 갖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있다.”며 덧붙여 경력단절녀에 관련한 생각도 꺼냈다. “운영 중인 아카데미에 경단녀와 미혼모 등 많은 여성들이 일하러 오는데 아이가 아프게 되면 결국 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아이를 안심하고 돌봐주는 사회 시스템 환경 조성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세세한 의미로 더욱 빛난 행사

행사는 작은 의미까지 붙잡았다. 식전 공연을 남녀 듀오로 정해 양성 간의 존중과 하모니를 전달하고자 했고 부부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아 양성평등을 부각시켰다. 또한 ‘양성평등’이 주는 이분법 적인 어감을 고려해 ‘성평등’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도 주목할 만했다.  

1만 명을 목표로 12월까지 펼쳐지고 있는 ‘성평등희망로드캠페인’에 참여해보자.(https://www.happyroad.kr:450/)


끝나지 않은 길. 차이를 인정하는 진정한 평등

냉방 없는 홀에서 취재를 마치자 온통 땀범벅이 됐다. 그렇지만 혼자 취재 할 때와 달리 삼각대같이 굳건히 사진을 찍는 남성 정책기자와 동행하니 든든했다. 또한 공모전을 보고 나니 무엇보다도 어려운 입장에서 성차별을 겪고 있을 이들이 떠올랐다.

주스 취향마저 다른 두 기자가 양성평등에 대한 생각은 같았다. 마지막은 건배로 마무리!
주스 취향마저 다른 두 기자였지만 양성평등에 대한 생각은 같았다. 마지막은 건배로 마무리!


습한 열기 속 턱턱 숨 막히는 길을 성별부터 키 차이(혹은 기혼?)까지 서로 다른 두 정책기자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걸은 시간만큼 의견이 모아졌다.

성평등이 나아갈 길 역시 같지 않을까. 무덥고 험한 길이라도 많은 다른 이들이 함께 가다 보면 공감을 만들고 희망을 열게 된다.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들이 모인다면 그 길은 좀 더 빨리 평평해질 것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201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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