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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민기자단인 정책기자단이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열린’ 이름값 톡톡히 해낸 멋진 열린포럼

열린포럼 ‘과학과 기술이 즐거운 나라’ 현장 취재기

지난  4일, 세종로 공원 내 열린광장에서는 ‘과학과 기술 : 과학과 기술이 즐거운 나라’ 라는 주제로 오후 7시부터 2시간동안 열린포럼이 진행됐다. 과학에 관련한 열린포럼이라니… 진부한 과학 이론들이 즐비하고 하품이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즐거운 과학계를 만들자는 신념 하나로 칼을 갈고 온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있었다.

철학과에 재학 중인 필자도 어느 순간 손을 번쩍 들고 그들과 함께 과학계 문제 해결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더 나은 우리나라 과학과 기술을 위한 가감 없는 발표와 토론의 현장!

이 포럼에서는 기초과학, 정책, 교육, 이공계 대학원, 그리고 젠더 문제 등 총 5개 분야에서 바라본 과학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수많은 청중과 함께 용홍택 미래창조과학부 국장과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도 함께 했다. 

기초과학, 마인드를 바꿔라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이종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
‘기초과학, 마인드를 바꿔라’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이종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
 

1. <기초과학> 천연기념물은 보호하면서 기초과학은 왜? - 이종필 교수

직업에도 귀천이 없다는데 학문에 귀천이 생기고 있다. 현재 기초과학은 악순환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정부는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과학기술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투자를 못받고 연구를 못하게 되고 다시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기초과학은 뒤로 점점 밀려날 뿐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과학도 임기에 얽혀서 강산이 채 변하기도 전인 5년 안에 성과를 내려다보니 큰 책임감을 갖지 않을뿐더러 한방을 노리는 위험한 배팅을 일삼는다.

이종필 교수는 천연기념물 반달가슴곰처럼 기초학문을 보호해 줄 것을 적극 주장했다. 생명의 다양성처럼 학문의 다양성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국공립대 기초학문 쿼터제, 최저 연구비 마련 등 개인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더불어 한 명의 과학 영웅을 키우는 게 아니라 우리동네 과학센터처럼 말단에서 시작하는 과학문화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열린 과학정책과 참여 발표를 맡은 홍성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열린 과학정책과 참여 발표를 맡은 홍성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 <과학정책> 과학은 고고한 몇몇 사람들만의 일? - 홍성주 STEPI 연구위원

한국의 과학정책은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또한 많은 적폐가 존재한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적폐를 없애려고 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발견된다. 도대체 누가 이 문제를 만들었는지, 그 가해자를 찾을 수가 없다! 미래창조과학부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공공, 민간 과학기술 기관들이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그곳이 뭘 하는지 모른다. 마치 과학은 고고한 몇몇 사람들만의 일인 것처럼 돌아가고 있다. 이제는 투명한 공개를 통해 소통을 해야 할 시간이다.

홍성주 연구위원은 불통, 갑질을 벗어던지고 정책 결정 시 과학자, 중간관료 참여 확대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의제를 논한 사람들이 책임을 지도록 회의자료를 웹상에서 공유해야 함을 제안했다.

미래의 과학교육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한문정 서울사대부고 교사.
미래의 과학교육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한문정 서울사대부고 교사.
 

3. <과학교육> 과학에도 정해진 답은 없다! - 한문정 교사

탄소와 산소가 만나면 이산화탄소. 과학에는 명확한 답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학이야말로 가설과 실험, 그리고 실패의 무한 반복이다. 창의적인 가설과 실험 설계가 핵심인 과학에서 공식을 잘 외웠다고 칭찬하는 교육방법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한문정 교사는 과학은 전적으로 학생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험을 똑같이 재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구모델을 세우고 재료를 구해오고 결과를 내보는 진정한 탐구수업이 필요하다. 이런 탐구수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생은 적어지고 과학조교와 실험비는 더욱 늘어나야 한다.  

팟캐스트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 대표 및 카이스트 대학원생 정한별 씨.
팟캐스트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 대표 및 카이스트 대학원생 정한별 씨.
 

4. <과학 연구자들> 학생? 노동자? 애매한 노동계층, 이공계 대학원생의 현실! - 정한별 대학원생

대학원생은 일하는 학생을 말한다. 그렇다면 생길 수 있는 의문이 있다. 그들은 노동자가 받아야 할 적정 임금, 복지 등의 보호를 받고 있는가? 이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카이스트 대학원생이자 과학기술정책 읽어주는 남자들의 정한별 대표가 발표했다.

케바케(case by case의 줄임말)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공계 대학원생들 사이에는 실험실을 뜻하는 랩(laboratory)을 사용하여 ‘랩바이랩’이라고 부른다. 현재 한국 대학원생의 수는 33만명. 연간 수능 응시생의 반에 달하는 숫자인데, 이 대학원생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대학원생은 완벽한 노동자도 아니고 학업만을 하는 학생도 아닌 애매한 노동자이다. 하지만 자신을 노동자로 규정해야만 4대 보험, 단결교섭권, 그리고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자신이 노동자로 일에 열중하는 순간 과학자로서 추구했던 연구 방향에서 멀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정한별 대표는 ‘대학원생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나라’를 꿈꾼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랩바이랩이 만들어낸 정보불균형을 해소할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대학원생들이 자신과 잘 맞는 랩실을 선택함과 동시에 관습처럼 굳어진 병폐들을 정보공개를 통해 고쳐나갈 수 있다.  

‘과학이라는 방에 혼자뿐인 여자’에 대해 발표하는 이진주 걸스로봇 대표.
 

 
5. <과학계 젠더문제> 국내 이공계 여성 교수 비율 5%, 이거 실화? - 이진주 대표

‘과학’이 주는 이미지는 차가운 실험실 안에 가운을 입은 남자 연구원 혹은 교수가 일반적일 것이다. 과학계에서 여자는 절대적인 소수자이자 소외의 대상이다. 단적인 사례로 과학기술계 여성 19%, 국내 이공계 여성 교수의 비율은 5%에 불과하다. 연구실에는 분홍색을 좋아할 것만 같은 여성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협한 인식이 여전히 박혀있다.

필자가 의문을 가진 점은 ‘왜 여자가 소외되면 안 되는가?’에 대한 확실한 근거였다. 양성평등이라기엔 과학도 그저 하나의 학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속시원한 답은 바로 ‘21세기의 리터러시로서의 과학’이다. 영어가 만국 공용어이듯 과학기술이 이 시대를 이끄는 학문이자 우리의 일상이다. 사회변화의 최전선인 과학에서의 소외는 여성을 사회로부터 고립시킴을 의미한다.

아직 여성들은 충분한 기회조차 얻지 못했는데 ‘에이~ 니가 뭘 알겟어’ 식의 손사래를 받고 있다. 여성의 참여는 새로운 질문과 해답을 제시함으로써 더 나은 과학 생태계를 만들 것이다. 여성이기에 소외된 유능한 과학 인력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손잡아 이끌어줘야 한다.

연세대 연구교수가 패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연세대 연구교수가 패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청중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은 패널들과 정부 관계자들의 눈을 번뜩이게 했다. 현재 이공계 학부생부터 현직 연구교수까지 준 전문가 이상의 시민들은 수준급의 비판과 토론을 이어나갔다. 앞서 말한것처럼 현장에는 패널들을 제외하고도 용홍택 국장과 문미옥 보좌관이 참석해 소통의 의미를 공고히 했다.

특히 용홍택 국장은 2시간 동안 함께 자리를 지켰다. 패널과 청중들이 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해서 가시방석같을 수도 있었으나 “과학자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포럼 마무리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문미옥 청와대 보좌관.
포럼 마무리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문미옥 청와대 보좌관.
 

문미옥 보좌관도 “나 역시 과학 하는 사람들의 무모함을 지녔다. 공공 영역에 정착할 수 있는 의견들을 최대한으로 실행하겠다.”며 힘을 실어주었다.

필자 역시 한 명의 시민으로 정한별 대표에게 질문을 해보았다.(랩실 정보 공개가 학문 서열화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관한 질문이었다!) 정 대표는 포럼이 끝난 뒤 답변에 대해 보충을 해주겠다며 직접 찾아왔고 이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날이 어두워질때까지 진행된 포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지켰다.
날이 어두워질때까지 진행됐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지켰다.
 

정부, 전문가 그리고 시민이 정말 하나가 된 열린 토론의 현장이었다. ‘열린’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멋진 포럼이었다.



이지현
정책기자단|이지현jihyun512@naver.com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즐기고 있는 청년 기자
201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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