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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민기자단인 정책기자단이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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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의 바이올린에 위로받은 ‘문화가 있는 날’

[특집-5월의 ‘문화가 있는 날’] ① 명동성당서 열린 정경화의 치유음악회

[서울]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 다섯 번째를 맞았다.

정부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해 공연이나 전시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 시작해 벌써 5회째를 맞은, 5월 문화가 있는 날에는 국내 주요 문화시설 1,277곳이 참여하며 그 열기를 더했다.

특히 이번 달 문화가 있는 날(28일)에는 특별한 공연 하나가 최근 연이은 사고로 상처 입은 시민들의 마음을 달랬다. 서울 중구 명동 2가 명동성당 대성당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치유음악회 ‘그래도, 사랑’이 그것.

정경화씨의 치유음악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의 치유음악회 ‘그래도 사랑’이 28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정경화는 이번 공연에서 미국 피아니스트 케빈 커너의 반주로 ‘G선상의 아리아’로 알려진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3번 2악장 ‘에어’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란 별칭이 붙은 바흐의 ‘샤콘느’,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연주했다. ‘G선상의 아리아’는 그녀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추모하며 연주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영은 경건한 마음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추모의 뜻을 담아 진행됐다. 예매나 예약이 필요없는 무료 공연으로 진행됐으며 선착순 1,000명까지 입장하도록 했고, 미취학 아동은 입장이 제한됐다.

이번 치유음악회 리허설을 앞두고 미사가 끝난 명동성당에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연주회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명동성당 주변에는 연주회의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손부채질을 하거나 담소를 나누며 질서있는 모습으로 자리를 지켰다.

연주회 시작을 앞두고 입장객들은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천천히 성당 안으로 입장했다. 큰 소리를 내는 사람도, 마음이 급해 앞 사람을 밀치는 사람도 없었다. 사람들은 차례대로 성당 안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곧 시작될 공연을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공연을 앞두고 명동성당에는 길게 줄이 늘어섰다. 사람들은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며 질서를 유지했다.
공연을 앞두고 명동성당에는 음악회를 보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번 치유음악회의 반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치유음악회의 반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리허설을 하고 있다.

이윽고 명동성당 안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숨을 죽인 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등장에 주목했다. 작은 체구이지만 놀라운 존재감으로 성당 안을 가득 채운 그녀가 서서히 바이올린의 활을 들어올리자 이내 놀라운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빠르게 느리게 높게 낮게. 정경화의 손에 들린 활의 움직임에 따라 명동성당 안은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찼고 사람들은 음악의 세계로 서서히 빠져들었다.

공연을 앞두고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피아니스트 케빈 터너와 함께 리허설에 한창이다.
공연을 앞두고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피아니스트 케빈 터너와 함께 리허설에 한창이다.

리허설이지만 정경화의 바이올린 음색에는 흔들림이 없다. 단호한 그녀의 눈빛이 그녀가 곧 들려줄 놀라운 음악을 암시한다.
리허설이지만 정경화의 바이올린 음색에는 흔들림이 없다. 단호한 그녀의 눈빛이 그녀가 곧 들려줄 놀라운 음악 세계를 암시한다.

연주회가 끝난 뒤에도 명동성당 안에 있던 사람들은 공연의 여운에서 채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반짝이는 눈과 상기된 뺨이 그들의 공통점이었다.

이미애(여·53세) 씨는 “연주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두 시간 전부터 명동성당으로 달려와 줄을 서서 기다렸다.”며 “정경화 같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를 이렇게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니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전미림(여·48세) 씨는 “여객선 사고으로 희생된 아이들의 넋을 기린다는 취지와 잘 맞는 공연이었다.”며 “음악을 들으면서 속에서 울컥하는 것이 치밀어올라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 했다.”고 고백했다.

박세진(여·27세) 씨는 “평소 클래식을 즐겨 듣지는 않지만 정경화 씨의 공연이고, 또 추모의 의미를 담아 진행한다기에 명동성당을 찾았다.”며 “음악을 듣고 있는데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명동성당이 함께 하는 치유음악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명동성당이 함께 하는 치유음악회 ‘그래도 사랑’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5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한 사람들은 정경화의 바이올린 치유 음악회를 통해 그동안 지치고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한 그들의 얼굴에는 전과 다른 생기가 차올랐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문화의 역할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껴본 하루였다.

한편, 정경화는 이번 명동성당 공연에 이어 오는 6월 13일에는 온누리교회 산하의 NGO ‘더멋진세상’과 함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헌정음악회 ‘그래도 희망’ 무대에 선다. 공연의 수익금은 정경화가 20년간 후원해온 아프리카 르완다 지역 어린이를 돕는 데 쓰인다.

정책기자 강윤지(직장인) hi_angie@naver.com

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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