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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민기자단인 정책기자단이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벽화마을’의 원조, 동피랑의 최대주주는 주민

‘벽화그리기’ 통해 관광명소로 우뚝…마을기업 구성해 자생력 키워

[경남 통영] 벽화마을의 원조격인 통영의 동피랑은 명실공히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동쪽에 있는 비랑, 즉 비탈의 지역 사투리인 ‘동피랑’은 통영시 정량동, 태평동 일대의 산비탈 마을로 서민들의 오랜 삶터였다.

이 지역은 재개발 계획이 수차례 진행, 변경되는 과정을 겪는 동안 지역의 역사와 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독특한 골목 문화로 재조명해보자는 의견을 모았고 ‘벽화 그리기’라는 공공미술을 통해 통영의 새로운 명소가 된 곳이다.

하루 평균 3천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지만 정작 동피랑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무런 대가없이 소음과 사생활 침해를 오롯이 감당해야 했다. 심지어는 개도 스트레스를 받아 밥을 안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벽화마을의 원조격인 통영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동피랑
벽화마을의 원조격인 통영의 대표적인 관광지 동피랑 마을의 벽화들.

이에 동피랑 80가구 주민들은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 소득과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동피랑 사람들’을 설립해 지난 3월 13일 경남도에서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마을기업은 안전행정부가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동피랑이 ‘동피랑 사람들’이란 마을기업으로 탄생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동피랑을 찾았다. 방문 당일 동피랑은 통영국제음악제에 앞서 열리는 통영 프린지 페스티발까지 더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동피랑에서 통영프린지 페스티발을 즐기는 관광객들
동피랑에서 통영 프린지 페스티발을 즐기는 관광객들.

한 무리의 인파들이 지나간 자리에 넘쳐나는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사람이 눈에 띄였다. 바로 동피랑 주민 안외선(74) 씨였다. 안 씨는 “벽화가 그려지고 난 첫해는 사람들이 집을 기웃거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건 좀 나아졌다. 처음에는 시끄러워서 진짜 못 살겠더라. 그래서 불평불만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동네를 좋아하고 찾아오니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다 좋을 수야 있나.”며 “사람들이 쓰레기를 너무 많이 버려서 동네를 위해서 청소를 시작했는데 구판장과 점방에서 월급도 주기로 했다.”며 내심 동피랑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는 동피랑 주민 안외선씨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는 동피랑 주민 안외선 씨.

좁은 비탈진 골목길을 올라 동피랑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동피랑 점방과 구판장에 도착했다. 동피랑 점방과 구판장에서는 관광객들이 쉬어가는 쉼터 역할과 함께 간단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오랜만에 동피랑을 방문했다는 주민 김영숙(42·주부) 씨는 “2007년 벽화가 처음 그려졌을 때 방문했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전망도 좋고 벽화의 보전상태도 좋다.”며 “통영에 살고 있지만 동피랑이 어디 있는지 통영사람들조차 몰랐을 만큼 외진 곳이었는데 벽화로 인해 동피랑이 알려지면서 통영이 더 많이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동피랑 점방과 동피랑 구판장의 수익금은 동피랑 마을의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동피랑 점방(좌)과 동피랑 구판장(우)의 수익금은 동피랑 마을의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동피랑 사람들’의 총무 백영현(49) 씨는 “관광객들이 많이 오지만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아무 것도 없고 고성방가를 비롯해 넘쳐나는 쓰레기들로 인해 워낙 불만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주민들 스스로가 고민을 했고, 점방과 구판장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수도 요금, 쌀 등이 조금이나마 주민들에게 분배가 되면서 주민들 불만이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동피랑 사람들’이라는 마을기업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백 씨는 “마을기업을 통해 더 많은 소득이 창출되고 나아가 마을 청소 등으로 이미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어 주민들은 대환영”이라며 동피랑의 분위기를 전했다.

동피랑이 재개발되기않고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는 김영숙씨 가족
동피랑이 재개발되지 않고 통영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는 김영숙 씨 가족

그는 또 앞으로 방문할 관광객들에게 “동피랑은 통영 시민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삶의 터전에 예술을 접목시켜 관광지가 된 곳으로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며 “벽화에 낙서를 하지 말고 눈으로만 감상하길 부탁드리며 무엇보다 주민들의 생활공간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재차 당부를 전했다.
 
‘동피랑 사람들’은 동피랑 주민들이 조합원이고, 이익금은 모두 주민들에게 환원되는 통영 제1호 생활협동조합으로, 마을기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모든 운영은 10명으로 구성된 주민협의회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하게 되며, 동피랑 점방의 각종 기념품, 구판장 운영 수익금은 주민들에게 전액 분배된다. 또 동피랑의 이미지를 담은 독특한 기념품을 상품화 할 예정이다.
 
『동피랑 사람들』 주민협의회위원장 김상용(63)씨, 총무 백영현(49)씨
‘동피랑 사람들’은 동피랑 주민들이 조합원이고, 이익금은 모두 주민들에게 환원되는 통영 제1호 생활협동조합이다. 사진은 ‘동피랑 사람들’ 주민협의회위원장 김상용(63) 씨와 총무 백영현(49) 씨.

이처럼 통영의 명소가 된 동피랑을 롤모델로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벽화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없고 사생활 피해만을 호소하며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많다. 또 벽화마을이라고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유명무실해지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동피랑의 경우처럼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마을기업을 통해 마을공동체 자체가 자생력을 가진다면 단지 벽화마을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독특한 문화의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동피랑의 탄생을 알리는 마을기업을 통해 동피랑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정해경(프리랜서) chnagk@hanmail.net
201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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