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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개방, 그 후 1년…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 발표… 녹조 줄고 생태계 개선

2018.7.13

경상남도 창녕은 아버지 고향이라 어릴 적 방학 때마다 할아버지 댁에 가서 일주일 남짓 머물다가 왔다. 할아버지 댁이 있는 마을은 산 아래 언덕에 위치해 있어서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입지 조건이었다.

산비탈 경사진 언덕에 계단식으로 할아버지 댁을 비롯한 마을이 들어서 있고, 그 아래 평지에 논, 밭이 있었다. 그리고 논, 밭을 지나면 낙동강이 흐르고 있었다. 할아버지 댁 마루에서 바라보면 저 멀리 낙동강 물줄기가 보였다. 유난히 빛을 받아 반짝이는 강물과 강 사이사이에 모래톱이 쌓여 있는 모습은 지금도 눈앞에 그림처럼 선명하다. 

낙동강 창녕함안보
낙동강 창녕함안보.(출처=경상남도청)
 

지난 2015년 창녕 우포늪 가는 길에 창녕함안보에 들렀던 적이 있었다. 보는 강물이 흐르는 곳을 막아서 둑을 쌓아 만든 저수시설이다. 낙동강 물줄기를 막아 놓은 보를 대하는 순간 마치 한강 상류에 있는 다목적댐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보 아래 강바닥을 들여다보니 녹조가 끼여서 물의 수질이 흐릿해 보였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인위적으로 막아 놓았으니 강둑에 이끼 같은 녹조가 달라붙어 고인 물이 썩고 있었다. 어릴 적 필자가 보았던 그 낙동강이 맞나 싶은 생각에 안타까워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어릴 적 자주 불렀던 동요 ‘시냇물’의 가사다. 그런데 이 노래가 자꾸만 귓가를 맴돌았다. 

4대강의 녹조가 가득한 물
녹조가 가득한 물.(출처=KTV)
 

지난 2012년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이후, 녹조 발생, 수질 악화 및 생태계 교란 등의 부작용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강물이 흐르고 흘러서 바다로 가야 하는데 강둑을 막아놓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4대강 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하여 생태계 변화, 수질, 수량 상태 등을 면밀히 관찰·평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의 처리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4대강 보 개방(출처=KTV)
4대강 보 개방.(출처=KTV)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4대강 사업 이후 처음으로 총 16개 보 중 10개 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해 수질 및 수생태계 등 11개 분야 30개 항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 영산강의 승촌보, 죽산보 등 4개 보는 유의미한 모니터링이 가능한 수준으로 3개월 이상 최대 개방을 지속 중이며, 낙동강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4개 보는 양수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소폭 부분개방 중이다.  

4대강의 보 현황
4대강의 보 개방 현황.(출처=국토교통부)
 

작년 4대강 보 개방에 관한 소식을 들었을 때 필자는 내심 환호성을 질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정부는 지난 1년간 막혀 있던 물의 흐름이 회복되면서 물속에 포함된 조류농도가 대폭 감소하고 생태계가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물속에 조류농도가 높아질수록 수질 오염이 심해진다. 물이 순환하면서 스스로 정화해야 하는데 물을 막아놓아 자정작용을 상실해서다. 

4대강 보 개방(출처=환경부)
4대강 보 수문 개방.(출처=환경부)
 

정부 발표에 따르면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세종보, 공주보의 조류농도(클로로필-a)가 개방 전에 비해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산강 승촌보도 지난 4월 완전 개방한 이후 조류농도가 37% 감소했다. 아울러 보 수위를 완전 개방한 세종보, 승촌보 구간에서 여울과 하중도가 생성되고 수변생태공간이 넓어지는 등 동식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승촌보에서는 보 개방 후 노랑부리저어새(멸종위기 Ⅱ급) 개체수가 증가했고, 세종보 상류에서는 독수리(멸종위기 Ⅱ급)가 처음 관찰되기도 했다. 생물 서식처로 기능하는 모래톱은 증가한 반면, 악취 및 경관훼손 우려가 컸던 노출 퇴적물은 식생이 자라나면서 빠른 속도로 변화됐다.

정부는 취수장·양수장 때문에 제한적으로 보를 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물 체류시간이 29∼77% 감소하고 유속이 27∼431%까지 증가하는 등 ‘물 흐름’이 대폭 개선됐다고 판단했다. 낙동강의 경우 보를 최대한 개방한다면, 수질오염물질이 강에 머무는 시간을 약 65일(90%) 줄여 수질오염사고로부터 취수원 안전을 지키는 데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4대강 보의 전면 개방이 이루어지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자연의 일부인 물과 공기는 막혀서 정체되면 문제가 생긴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따라서 물과 공기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순환되어야만 한다.

뒤늦게나마 4대강 보를 개방하길 다행이다. 조만간 할아버지 댁이 있었던 창녕 낙동강에 다녀와야겠다. 어릴 적 추억의 한 장면으로 선명하게 남아 있는 그 시골 마을의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다시 보고 싶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윤혜숙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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