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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웅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백제문화유산주간, 백제역사유적지구 탐방기

2018.7.18

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면서도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 김부식의 삼국사기 백제문화 서술중

지난 7월 8일부터 14일까지 7일간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국립공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등 8개 기관이 협력해 백제문화유산주간을 개최했습니다. 백제문화유산주간은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해 올해 처음 개최되는 것으로 ‘문화유산과 함께하는 백제 시간여행’을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도 1박 2일 동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돌아봤습니다.   

백제는 기원전 18년 1대 온조왕을 시작으로 660년 의자왕까지 31명의 임금으로 이어지며 678년간 존속한 나라였습니다. 고구려, 신라와 함께 삼국을 형성하며 가까운 중국과 일본은 물론, 아라사(러시아)와도 활발한 교류를 통해 문화의 꽃을 피웠습니다. 백제는 한성도읍기, 웅진도읍기, 사비도읍기로 구분됩니다.

한성도읍기(기원전 18년 ~ 475년) 1대 온조왕 ~ 21대 개로왕
웅진도읍기(475년 ~ 538년) 22대 문주왕 ~ 26대 성왕
사비도읍기(538년~ 660년) 26대 성왕 ~ 31대 의자왕

그중에서 웅진과 사비도읍기 시절을 대표하는 공주와 부여, 익산의 8개 유적지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201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백제문화유산주간을 통해 역사적, 문화적 중요성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백제문화유산주간 백제역사유적지구 탐방
백제문화유산주간 백제역사유적지구 탐방.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26대 성왕은 백제의 중흥과 왕권강화를 위해 사비로의 천도를 단행하면서 538년 사비도읍기가 시작됩니다. 이때부터 122년간의 백제 역사를 말해주는 곳이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나성, 능산리 고분군입니다.

그중에서 백제의 운명과 같이하는 곳이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으로 슬픈 역사와 달리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는 금강과 숲길을 따라 왕실의 전용 사찰로 추정되는 서복사지, 망루지로 추정되는 반월대, 백제의 마지막을 떠올리게되는 낙화암과 그들의 넋을 기리는 고란사를 지나 황포돛배로 이어지며 1,500년 전의 시간과 현재가 교차합니다.

부여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백마강(금강)이 내려다보이는 백화정
백마강(금강)이 내려다보이는 백화정.


반달처럼 금강이 휘감아 흐르는 평야지대의 전면으로는
왕궁이, 뒷쪽으로는 후원이 있던 왕궁지 부소산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소산성은 비상시 방어성의 역할을 하였을것이라고 추정된다고 합니다.   

백제 멸망 당시 죽은이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고려시대 때 지어졌다는 고란사에서 한 번 마시면 3년 젊어진다는 약수터 부터 찾았습니다. 

백제 멸망 당시 삼천궁녀가 몸을 던져 꽃처럼 죽었다는 낙화암과 마주하면서 애잔하게 백마강의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들어 봅니다.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낙화암
삼천궁녀의 전설이 깃든 낙화암.

 

백제의 수도 웅진과 사비를 이어지는 백마강(금강)의 풍경
백제의 수도 웅진과 사비에 이어지는 백마강(금강)의 풍경.

 

삼천궁녕의 ?을 기리며 창건된 고란사
삼천궁녀의 넋을 기리며 창건된 고란사.


백마강을 유유히 흐르는 황포돛배
백마강을 유유히 흐르는 황포돛배.


678년 백제의 역사를 자세히 들려주는 곳이 있어 찾아야 했으니, 바로 국립부여박물관입니다. 4개의 상설전시장에 약 1천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습니다.

사비도읍기의 유물을 만나는 국립부여박물관
사비도읍기의 유물을 만나는 국립부여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의 많은 유물 중 놓치지 말아야 할 단 한 점을 꼽아야 한다면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라 할 수 있겠습니다.

1993년, 부여 능산리 고분군과 사비성의 나성 터 중간 발굴현장에서 출토된 이 유물은 빼어난 아름다움 속에 백제가 해상왕국임을 증명하는 유물로, 봉황과 용, 코끼리, 원숭이 등 37마리의 동물과 5인의 악사 등 17인의 신선이 있는 모습으로 유교, 불교, 도교가 압축돼 있습니다. 백제의 미소라 할 수 있는 서산마애삼존불상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겠네요.

국보 제 287호 백제금동대향로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상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상.


백제의 사비시대를 대표하는 두번째 유적지는 정림사지입니다. 사비도성의 중심부에 조성됐던 사찰로 중국에서 들어온 불교가 백제 고유의 불교문화로 완성된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백제의 대표 사찰양식을 보여주는 정림사지
백제의 대표 사찰양식을 보여주는 정림사지.

 

정림사지를 복원해놓은 모형도
정림사지를 복원해놓은 모형도.


정림사지에는
국보 제9호인 정림사지 5층석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석탑 양식으로 하늘을 향해 날렵하게 올라간 탑신의 모습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국보 제 9호 정림사지 5층 석탑
국보 제9호 정림사지 5층석탑.


공주 송산리 고분군 & 공산성

사비도읍기를 거슬러 버스를 타고 30분 만에 웅진도읍기로 시간 이동을 합니다. 고구려 장수왕을 선봉으로 한 3만 대군의 공격으로 한성이 함락당하고 개로왕이 죽음을 맞이한 475년부터 사비로 천도한 538년까지의 역사를 만나는 송산리 고분군과 공산성입니다.

송산리 고분군의 경우 백제 웅진시대 왕과 왕족들의 무덤으로 17기의 무덤 중 현재 7기가 복원되어 있었으며 그중 하나가 삼국시대 왕릉 중 유일하게 능의 주인이 확인된 무령왕릉이었습니다. 총 7기의 능은 현재 보존을 위해 개방을 하지 않고 있어 모형 전시관을 통해 왕릉을 만났습니다. 

백제역사유적지구 공주 송산리고분군
백제역사유적지구 공주 송산리 고분군.


송산리고분군 모형 전시관
송산리 고분군 모형 전시관.


무령
왕릉의 경우 발굴 과정이 드라마틱했습니다. 당시 일반에 공개됐던 5호분과 6호분에 물이 새고 습기가 차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배수공사를 하던 중 우연찮게 발견됐다고 합니다. 

발굴과정에서 능의 주인을 알려주는 묘지석과 함께 국보 17점을 포함 4,600여 점의 유물이 발굴됐다고 합니다. 

무열왕릉 발굴 당시의 모습
무령왕릉 발굴 당시의 모습.

 

공주 송산리 고분군 & 무열왕릉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무령왕릉.


웅진도읍기를 대표하는 공주 공산성은 아름다운 성곽길이 인상적입니다.
북쪽으로는 금강이 흐르고 동, 서, 남쪽은 가파른 성벽이 자리한, 천혜의 지형을 활용한 산성은 백제의 웅진시기 방어성이자 왕성이었다고 합니다. 약 2.6km에 이르는 성곽을 따라 금강을 내려다보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성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백제역사유적지구 공주 공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공주 공산성.


공산성의 정문이자 서쪽에 위치한 금서루에 올라 도착한 공산정에서는 
북문인 공문루와 함께 왕궁 추정지로 예측되는 넓은 벌판이 내려다보입니다. 전경 사이로 66동의 건물지와 기와, 집수시설, 씨앗, 밤껍질 등이 발굴된 시간을 굽어봅니다.

웅진 시대 옛 궁궐터가 내려다보이는 공산정
웅진시대 옛 궁궐터가 내려다보이는 공산정.


익산 왕궁리 유적 & 미륵사지

다음날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익산 왕궁리 유적이었습니다. 유적과 유물이 발견돼 강력한 심증은 있으나 역사적 기록이 없어 백제의 마지막 수도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곳, 그럼에도 화려한 백제불교를 대표하는 동아시아 최대의 사찰터와 대규모 발굴 유물로 함께한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만듭니다.

왕권강화에 성공한 무왕이 새로운 왕국의 비전으로 왕궁을 축조하고 동양 최대의 사찰을 창건한 왕궁리 유적지. 찬란했던 옛 모습을 국보 제289호 왕궁리 오층석탑 속에서 더듬어봅니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익산 왕궁리유적
백제역사유적지구 익산 왕궁리 유적지.


31년간 발굴이 진행중이라는 왕궁리 유적지는 계획적, 쳬계적으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수원 화성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남북 492m, 동서 234m, 폭 3m 석축 성벽을 따라 이어지는 왕궁리 유적은 기암괴석과 작은 자갈 등으로 조성된 정원과, 수로, 집수시설을 비롯해 대형 건물지까지 알아갈수록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계획했던 30분을 훌쩍 넘겨 이어진 왕궁리 유적답사는 백제시대의 뛰어난 기술을  만나는 금, 은, 유리 등의 왕실 직속 수공업 공방과 고대의 대형 화장실로는 한국 최초라는 대형 화장실 3곳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국보 제 289호 왕궁리 오층석탑
국보 제289호 왕궁리 오층석탑.


익산 궁궐터로 추정되는 왕궁리 건물터
익산 궁궐터로 추정되는 왕궁리 건물터.

 

왕궁리 유적지의 후원 정원 발굴현장
왕궁리 유적지의 후원 정원 발굴현장.


왕궁리 유적지에서 그리 멀지않은 쌍릉에 도착합니다. 현재 2차 발굴중으로 제문화유산주간에 특별히 공개된 대왕릉으로 백제 무왕의 능으로 추정되며 현재 발굴된 치아를 통해 성별을 판별하는 DNA 검사가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함께하고 있던 이번 발굴은 일제 감정기였던 1917년 일본에 위해 1차 발굴된 뒤 다시금 우리의 손으로 발굴하고 있던 역사의 현장으로, 당시 많은 유물들이 훼손된 가운데 남아있는 흔적들과 토층의 형태 만으로 1,400년 전의 시간을 깨우는 중이었습니다.

쌍릉 중 백제 무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대왕릉
쌍릉 중 백제 무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대왕릉.


백제문화역사지구 탐방을 시작하며 가장 고대하게 만들던 미륵사지에 이르렀습니다. 해체하고 보존처리하여 복원하기까지 약 20여 년, 그 과정에 참여한 국립문화재연구소 김현용 학예사의 설명을 듣노라니 왜 그렇게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로인해 우리의 문화유산을 관리하는 기술과 정성이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지를 알게됩니다.

동아시아 최대의 사찰터 중 하나인 미륵사지는 1탑 1금당의 백제 사찰양식과는 차별하된 3탑 3금당의 독특한 가람양식으로 총 3기의 탑 중 목탑은 소실됐고, 1992년 9층으로 재건된 동탑에 이어 2018년 현재, 서탑이 원형 그대로 보존처리를 마친 상태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백제역사유적지구 - 익산 미륵사지
익산 미륵사지.


20여 년간 해체 작업 이후 과학적 기술로 옛 모습을 회복한 국보 제11호 미륵사지 석탑입니다. 벼락을 맞아 무너져내린 서탑을 보수한다며 일제가 무려 185톤이나 되는 콘크리트로 덧씌웠다는데요. 이 콘크리트를 해체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지요.

20년간의 해체 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난 국보 11호 미륵사지 석탑
20년 간의 해체, 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난 국보 제11호 미륵사지 석탑.


마지막 여정은 백제의 미소를 만나는 석불사였습니다. 현존하는 백제 최대 불상인 연동리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곳으로 7세기 초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유재란 당시 진격하는 일본군의 발을 묶음으로써 일본군 장수에 위해 석불의 목이 잘리며 소실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에서 백제의 미소를 떠올리게 됩니다.

백제의 미소를 만나는 석불사
백제의 미소를 만나는 석불사.

 

보물 제 45호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45호 익산 연동리 석조여래좌상.


부여에서 공주 익산까지 백제문화유산주간에 함께했던 백제의 유적지 탐방은 그 감동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들어준 공주 한옥마을에서의 하룻밤까지 1,500년 전 백제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확인한 너무도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민숙 dayee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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