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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시회서 보는 ‘작은 통일’

문화역서울 284, 오는 9월까지 ‘개성공단’ 기획전시회… 공단 일상 모습 담아

2018.7.18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약속한 만큼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돼 남북경제협력도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눈은 개성공단으로 쏠린다. 지난 2003년 6월 착공식을 가진 후 10여 년 가까이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으로 불린 개성공단은 2016년 11월 잠정적으로 문을 닫게 됐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면서 기업인 보호를 위한 한국 정부의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러나 개성공단을 안전 사각지대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북의 끈끈한 협력모델이 피어난 장소다. 70여 년의 분단으로 이질감이 커진 가운데 북한의 공업도시 개성만이라도 ‘작은 통일’을 이루자는 의미가 돋보인다.

실제 개성공단은 북한 지역임에도 남한이 50년 간 토지를 임차하고 개발하고 운영, 기업 유치 등을 위임받아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북한의 경제관리 제도와 달리 ‘개성공단 지구법’을 준거법으로 각종 하위규정과 세칙·준칙 등을 따로 정해 운영하는 남북 최초의 경제특구였다. 

전시회 ‘개성공단’, 현지 일상 담아

개성공단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문화역서울 284’
개성공단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문화역서울 284’.
 

경제협력과 남북화해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을 서울 도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지난 6일부터 오는 9월 2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기획전시회 ‘개성공단’을 열고 있다. 공단의 공동 발전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는 공단 입주 기업인과 노동자가 함께 한 10년의 시간에 주목하고, 일상의 이야기를 재조명한 것이 특징이다.

문화역서울 284 지상 1, 2층을 개성공단 전시회로 꾸며 현지에서 생산한 물품과 남북 기업인, 정부 자료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인들이 알 수 없었던 개성공단의 의미를 생각하고, 내부 이야기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재구성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부품을 사용하거나, 현지 기업인 인터뷰를 담은 작품 등 공단의 생생한 일상사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시민들이 개성공단 재현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시민들이 개성공단 재현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개성공단 자료, 일상과 문화, 물건과 상품, 개성공단을 넘어서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된 전시회에는 이부록, 이예승, 임흥순, 김봉학 프로덕션, 정정엽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예술가가 참여해 행사를 빛내고 있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전시회를 찾은 김혜진(35) 씨는 “언론보도로만 접했던 개성공단을 전시공간에서 볼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며 “지금은 폐쇄되어 있지만 다시 문을 열어 남북한이 함께 발전하는 공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은 통일’ 이루어 가는 중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
 

전시 작품에서 알 수 있듯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남북경제협력 공간으로만 알려졌던 개성공단을 일상과 문화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공방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재봉틀을 만지는 노동자들, 휴식시간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만끽하는 업체 관계자 등이 전시회 벽면을 가득 메운다.

공단에서 생산된 에코백과 옷 등은 물론 ‘시장화’와 ‘자본주의’를 온몸으로 체득하는 북한 노동자의 생활상도 담겼다. 그야말로 이곳은 ‘작은 개성공단’인 셈이다. 시민들은 ‘은둔’, ‘미지’의 국가로만 알려졌던 북한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북한 노동자도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일깨운다. 같은 피부와 언어, 생김새, 옷차림을 하고 있는 개성공단 사람들은 경제교류를 통해 공동 발전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평화와 번영을 상징한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개성공단의 교역액은 해가 갈수록 높아졌다. 상호의존성도 증대돼 향후 통일과정에서 경제구조의 이질감을 해소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개성공단이 문을 닫기 전인 지난 2015년 교역액은 사상 최대인 27억1,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7억1,400만 달러를 기록한 2011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북한 경제에도 큰 효과가 있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개성공단 교역은 2007년 기준으로 북한 교역액의 약 15%, 남북 교역액의 25%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전체 경제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북한 입장에선 상당한 비중이다. 

개성공단에서 만든 에코백
개성공단에서 만든 에코백.
 

청와대에서 오랫동안 대북정책을 수립한 김진향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개성공단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될 당시 공단은 남북 간 상호존중과 화해협력, 평화번영을 상징하는 프로젝트였다.’며 ‘남북 주민 간 일상적 상호관계와 문화적 상호작용을 통해 평화통일의 계기가 만들어지고 축적된 것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개성공단 전시회로 서울에선 ‘작은 통일’이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종환 jhlove2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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