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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3시간 이내 열차표 취소시 위약금 10%

코레일, 위약금 기준 강화 등 개정 여객운송약관 7월부터 시행

2018.7.6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필자는 명절이 다가오면 고민이 많다. 고향인 대구로 가기 위해선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데, 표 구하기가 마음처럼 쉽지 않아서다. 당일 창구에서 예매하려고 했지만 ‘매진’이라는 안내원의 말에 발만 동동 구른 적도 있었다. 다행히 지난 설에는 간신히 대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표를 예매한 사람이 기차 출발 몇 분을 앞두고 취소를 한 덕분이다.

그러나 곱씹어 볼 부분이 있다. 표를 대량으로 구매한 사람이 출발 직전 갑자기 반환을 하면 어떻게 될까. 코레일톡 등 편리한 예매 시스템과 낮은 반환수수료로 승차권을 일단 확보하고 열차 출발시간에 임박해 반환하게 되면 실제 필요한 고객은 열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 판매된 승차권 총 680만 매에서 264만 매(38.9%)가 반환됐다고 한다. 그 중 234만 매(34.4%)는 재판매됐지만 30만 매(4.5%)는 재판매되지 못했다. 이에 따른 손실액은 55억 원에 달한다. 특히 이용객이 많은 기간 10월 4일부터 6일까지 반환 비율은 40.4%로 평상시 반환 비율(22.4%)과 비교해보면 명절 승차권 ‘노쇼(예약부도, No Show)’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일상 전반에 퍼진 ‘노쇼(No Show)’

열차 예매 화면
열차 예매 화면.
 

노쇼는 고객이 예약 날짜에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은 일을 말한다. 항공용어였지만 지금은 식당과 공연장, 병원, 미용실 등 서비스업 전반에 쓰이는 용어가 됐다. 유형도 다양하다. 예약 시간에 전화하면 휴대폰 전원을 꺼두거나 예약 시각이 임박해 취소하는 고객 등이다. 예약 1~2시간 후에 나타나 자신의 자리와 음식을 요구하는 ‘갑질’ 행태를 보이는 이도 더러 있다고 한다.

노쇼 피해는 업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고객이 예약하면 식당에서는 시간에 맞춰 해당 테이블에는 손님을 받지 않고, 음식 준비를 한다. 그러나 제 시간에 고객이 오지 않을 경우, 준비해 놓은 식재료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 시간 손님을 받지 못해 금전적 손실은 막대하다. 10여 명 이상의 단체 손님이 노쇼를 하면, 하루 매상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온 가족이 모처럼 식당에 갔더니 남은 좌석이 예약석이라면 기다리거나 발길을 돌려야 한다. 하지만 그 자리가 노쇼가 되면 어떻게 될까. 그 가족은 원하는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지 못한 셈이 된다. 

노쇼 문제는 식당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것 같다. 시민단체인 소비자 시민의 모임이 진행한 ‘노쇼에 대한 의식 조사’를 보면, 설문 응답자의 17.1%가 노쇼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2명 정도가 노쇼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대부분 연락하는 것을 잊었다고 답한 경험자가 52.3%였다. 거꾸로 말하면 노쇼를 한 고객의 두 명 중 한 명은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노쇼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호텔이나 항공권 예약의 경우 예약금이 약관에 규정돼 있지만 식당 등 개인 사업자는 개인 간 상거래로 간주돼 위약금 관련 제도를 운영할 수 없다. 대신 업주들은 예약금을 받거나 예약 하루 전부터 고객에게 전화로 확인하는 정도다.

코레일, 노쇼 방지 등 여객운송약관 개정

개정된 약관을 알리는
개정된 약관을 알리는 ‘코레일 톡’ 안내문.
 

한국철도공사는 7월부터 철도여객운송 표준약관을 반영하고 철도 이용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여객운송약관을 개정 시행한다. 개정 약관은 크게 4가지로, 운행중지 배상제도 도입과 부정승차 부가운임 강화, 노쇼 방지 위한 반환제도 개선 등이다. 고객의 권리와 의무를 최대한 반영한 조치로 보여진다. 

7월부터 시행되는 코레일 개정 약관 내용
7월부터 시행되는 코레일 개정 약관 내용.
 

눈에 띄는 내용은 역시 노쇼를 최소화하기 위한 반환제도 개선이다. 반환 방법에 따라 역이나 인터넷으로 다르게 적용됐던 위약금 기준을 통일하고, 반환수수료를 ‘위약금’으로 바꿨다. 위약금은 요일과 수요에 따라 차등한다.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위약금 10% 부과 지점이 출발 3시간 전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온라인 예매 기준으로 이전에는 1시간 전까지는 400원의 수수료만 물면 됐다. 개정 후 평일에는 3시간 전까지 위약금이 면제되지만, 금~일·공휴일에는 1개월 전~출발 1일 전 400원, 당일~출발 3시간 전 5%, 3시간 전~출발 전 10%로 위약금이 발생한다.

열차 운행 중지에 따른 배상제도도 있다. 이는 철도 사업자 책임으로 열차 운행이 중지된 경우 운임 환불 외 추가로 배상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 약관에 따라 코레일은 앞으로 열차 운행 중지 사실을 역 또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시각을 기준으로 1시간 이내는 승차권 운임·요금의 10%, 1시간~3시간 이내는 3%를 배상한다. 열차 출발 후에는 잔여 미승차 구간 운임·요금의 10%를 배상하게 된다.

7월부터 여객운송약관이 개정 시행되고 있다.(출처=뉴스1)
7월부터 여객운송약관이 개정 시행되고 있다.(출처=뉴스1)
 

부정승차에 대한 부가운임 기준을 최대 30배 범위로 강화하는 내용도 있다. 기존에는 세부 기준 없이 최대 10배 이내의 부가운임이 청구됐지만 앞으로는 검표 회피 또는 거부 2배, 부정사용 재적발 10배, 승차권 위조 또는 변조 30배 등으로 기준이 세분화됐다.

끝으로 정기승차권 고객이 천재지변, 병원 입원 등의 사유로 정기권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미사용일 만큼의 운임을 코레일이 환불하거나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쇼가 일상에 만연하게 된 것은 사실 기술 발달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버스·기차표 예매를 비롯해 갖가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시민들의 에티켓은 잰걸음을 걷고 있어서다.

소규모 자영업자는 몇 번의 노쇼로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사람과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되, 어길 경우 미리 알린다’는 작은 습관이 노쇼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종환 jhlove2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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