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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 보니, 공부하고 싶네~

한국형 온라인 강좌 K-MOOC 수강기

2018.3.23

지난해 6월, 뭔가를 검색할 때였다. 자판 위에서 손가락이 꼬이더니 의도치 않은 엔터로 이어졌다. 잠깐 사이 검색된 결과는 ‘K-MOOC(케이무크)’. 순간의 손동작이 K-MOOC를 만나게 했다.

한국형 온라인 강좌 K-MOOC는 무료로 대학 강의를 제공하는 사이트였다. 인문, 사회, 공학, 과학,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들이 강좌로 개설되어 있었다. 호기심에 이것저것 더 살펴보다가 로그인이 간편해서 한번 들어보자 했다. 

K-MOOC 강좌목록.(출처=K-MOOC)
K-MOOC 강좌목록.(출처=K-MOOC)
 

생각보다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았다. 박경리의 토지, FTA, 헬리콥터의 비행, 민법학 입문, 인체해부학, 미술관 여행 등 살펴보다 보니 어느새 지름신이 왔다간듯 5개를 연달아 신청했다. 그리고 또 어느새 하루 종일 강의만 듣다 지쳐있었다. 결국 2개로 줄였다.

강의는 매주 1강씩 열렸다. 과제와 토론, 퀴즈도 있고 에세이 제출이 있는 강의도 있었다. 조금 부담됐지만 생각처럼 어렵지는 않았다. 퀴즈는 단순한 문제로 구성되었고 토론과 에세이도 재미있었다. 그렇게 이수를 마친 과목은 ‘셰익스피어’,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수한 강의 목록.(출처=K-MOOC)
이수한 강의 목록.(출처=K-MOOC)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학창시절 권장도서였는데, 몇 번을 읽겠다고 덤볐다가 첫 장에서 덮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 ‘셰익스피어’ 강의를 통해 그 아픔을 치유해보고자 했고 생각 외로 너무 재미있어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게 이런 내용이었어?!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은 공연의 기획부터 제작 과정, 공연 후까지 모든 것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강의였다. 조명, 의상, 무대 등등 하나하나를 다 다뤘지만 짧게 나누어 진행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재미있었다.

강의 중반쯤에는 오프라인 강연도 있었다. 대학교에 직접 찾아가 강의를 듣고 학생들의 공연도 봤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공연은 강연 중간중간에 했는데, 학생들은 전문 배우로 느껴질 만큼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다.

강연에서는 온라인 수업 때 제출한 과제를 화면에 띄워 점검해줬는데, 필자의 과제가 거론되자 부끄러우면서도 신기했다. 온라인으로만 뵀던 교수님들이 눈 앞에서 피드백을 해주시는 것은 공연만큼이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지난해 이수한 <셰익스피어>와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강의 이수증
지난해 이수한 ‘셰익스피어’와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 강의 이수증.
 

K-MOOC는 온라인 강의임에도 이수증이 나왔다. 강좌별로 제시된 이수조건을 맞추면 수강 종료시 이수증이 나온다. 필자는 이수증이 꼭 필요하진 않았지만 수업 자체에 목적을 두고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 경쟁 없이 알아가는 기쁨 자체를 느끼게 해준 게, 마치 간만에 맡은 상쾌한 공기 같았다.

K-MOOC를 들으면서 어머니가 필기하신 노트
어머니가 강의를 들으며 필기한 노트.
 

며칠 전에는 어머니께 K-MOOC를 전파했다. 물론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다 평생학습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잘 살아가려면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는 말에 아주 조금 관심을 가졌다. 필자가 그 날 바로 가입을 도와드리고 어머니 취향에 맞춰 ‘문학사를 통해 본 인간상’을 신청해드렸다.

강의를 듣기 전까지는 참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다고 하더니 막상 강의가 시작되자 노트를 펴고 필기를 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 어머니는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해줬다.

어머니의 변화는 놀라웠다. 고전문학을 어려워하던 어머니가 강의를 듣고 즐거워 하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는 교수님이 직접 나와 강의를 하는 게 좋다고 했다. 더구나 걱정한 것만큼 내용이 어렵지 않아 재미있다고 종종 말씀했다. 어머니는 이후에 새 노트까지 장만하고 저녁이 되면 항상 책상 앞에 앉아계신다. 

개강 상태, 학습 기간, 언어 별로 나에게 맞는 강좌를 찾을 수 있다. (출처=K-MOOC)
개강 상태, 학습 기간, 언어 별로 나에게 맞는 강좌를 찾을 수 있다.(출처=K-MOOC)
 

이처럼 누구나 들을 수 있는 K-MOOC는 생각보다 재미있다. 설명도 쉬워 부담이 없다. 시간도 10분, 20분 단위로 나뉘어 있어 집중하기 쉽다. 이수 기간도 짧은 것부터 긴 것까지 다양해서 강의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이미 개강한 강의도 중간에 신청이 가능하다. 수강 신청한 강의는 이수 기간 이후에도 언제든 다시 들을 수 있다.

올해 열린 강의는 매년 다시 열린다. 듣고 싶은 강의가 종료되었다면 다음에 다시 수강할 수 있다. 지난  2월에는 교육부의 제4차 평생교육진흥 기본계획(2018~2022)에 따라 개인의 맞춤형 교육시스템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강의도 2022년까지 300개가 증가한다고 하니 K-MOOC가 앞으로 더 쓸모있고 많은 이들의 삶에 필요한 강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3월, 새로 개강한 강의로는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고대 그리스 신화와 문학세계’, ‘한국어를 부탁해 : 한국어 중급 1’, ‘경제학 첫걸음 Part 1: 미시경제학’, ‘문학사를 통해 본 인간상’, ‘차이나 마케팅: 중국 내수시장 공략하기’, ‘과학적 사고와 인간’, ‘생명과 문학의 미학, 박경리의 토지’, ‘4차 산업혁명과 창업’ 등이 있다. 

자세한 강의 내용은 K-MOOC 홈페이지(http://www.kmooc.kr/)에서 ‘강의목록’을 클릭하면 선택해서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소이 hapso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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