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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기로서 소방관이 손 내밀다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①] 하루 평균 120여 건 화재 진압, 2천 회 출동… 소방관의 하루 르포

2018.5.10

5월 8일부터 18일까지 ‘2018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됩니다. 지난 2015년 시행돼 올해 14년차를 맞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과 일반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재난대비 역량을 점검해보는 범국가적인 재난대응훈련입니다.

이번 훈련에서는 국민참여 지진대피 훈련, 화재사고에 대한 긴급대응·대피훈련 등을 중점 실시하게 되는데요. 특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 각종 화재사고가 최근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에 정책기자단이 각종 화재사고 해결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119 그 현장을 들여다봤습니다.<편집자 주>

국가의 손, 소방관이 궁금하다!

부천소방서 119구조대가 빌라주차장에서 발생한 차량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부천소방서 119 구조대가 빌라주차장에서 발생한 차량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몇 년 전 필자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토요일 오후 강남에서 지인들과 만남을 가지던 중 갑작스럽게 출혈을 한 것이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양의 출혈은 쇼크를 일으킬 정도로 무섭고 위협적이었다. 난생 처음으로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동했다. 

119 구조대는 위급한 사고를 당해  두려워하는 필자를 안정시키고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까지 이송했다. 이러한 특별한 경험이 없더라도 우리는 TV 속 화재의 현장이나 사고의 중심에서 소방관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과 죽음의 기로에 선 국민의 손을 가장 먼저 잡아주는 국가의 손, 바로 소방관의 손이다. 이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지만 소방관만큼 봉사와 희생정신을 가져야하는 직업이 또 있을까? 소방관은 우리의 삶 속에서 진정한 히어로가 되어 위험한 상황과 화재로부터 우리의 목숨을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들은 지난해 하루 평균 120여 건의 화재를 진압했고, 매일 2천 회의 구조출동을 했으며, 하루 평균 화재와 사고를 당한 368명의 국민을 구조해냈다.  

소방관들은 훈련과 행정업무, 구조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소방관들은 훈련과 행정업무, 구조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국가의 손인 소방관의 하루일과가 궁금했다. 직장인들과는 다른 그들의 일상을 엿보기 위해  찾은 부천소방서에서 119 기동구조대와 함께 해보았다.

소방관은 3교대로 근무한다. 교대근무는 3조 3교대, 21일 주기로 이뤄지는데, 1주는 주간, 2주는 야간으로 로테이션된다. 주간근무는 9시 출근에 18시 퇴근이며, 야간근무는 18시에 시작해 다음날 9시까지 이뤄진다. 부천소방서 119 기동구조대의 근무인원은 총 19명이다.

주로 주간에는 훈련이 많고, 야간에는 행정업무를 하게 되는데, 언제 사고가 발생해 출동할지 몰라 늘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부천소방서 류재광 구조대장이 업무를 확인하고 있다
부천소방서 류재광 구조대장이 업무를 확인하고 있다.
 

소방관으로 근무한지 26년이 된 류재광 구조대장은 소방관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원했다. 그래서 소방관을 선택했고 지금까지 천직으로 여기고 있다.”고 답변했다.

유재형 소방사는 보람되고 의미있는 직업이기에 소방관을 선택했다
유재형 소방사는 보람되고 의미있는 직업이기에 소방관을 선택했다.
 

작년 11월에 소방관이 된 유재형 소방관은 직업군인이었다가 구조대 특채전형으로 소방관이 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특수부대에서 하사 이상 3년을 근무하면 소방관 특채전형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 하사로 있었던 부대로 교육을 온 부천소방서 구조팀의 모습을 보면서 “전문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나에게 잘 맞을것 같아 전향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 보람되고 의미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었다.”고 밝혔다.

 26년 동안 일해온 소방관과 5개월된 신참 소방관 모두의 입에서 같은 단어가 나왔다. 그것은 보람이었고 그들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였다.

류재광 구조대장은 시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류재광 구조대장은 시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면 소방관에게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일까? 류재광 구조대장은 “시민들이 구조현장에서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고, 나로 인해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느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활동을 할 수 있는 바탕엔 이 일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두 가지가 있어야만  화재와 구조현장에서 두렵지 않게 일할 수 있다는 고참 소방관의 말에 공감이 간다.

류재광 구조대장과 유재형 소방사가 업무 회의를 하고 있다
류재광 구조대장과 유재형 소방사가 업무 회의를 하고 있다.
 

소방관을 선발하는 전형은 쉽지 않다. 더욱이 취업대란 속에서 소방관의 인기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경쟁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유재형 그럼에도 현재 화재 진압과 구급, 구조 임무를 수행하는 현장인력은 법이 정한 기준에 비해 1만 9천여 명이나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22년까지 부족한 소방인력을 차질없이 확충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소방관들이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해 구내식당에 모였다
소방관들이 맛있는 점심을 먹기 위해 구내식당에 모였다.
 

소방관은 현재 지방직 공무원이다. 지방직이다 보니 지자체의 예산에 따라 처우나 근무환경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서울이나 경기권의 소방서는 법정 기준을 잘 지키고 있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넉넉지 않아 처우나 차량별 법정기준에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 지자체에 따라 소방관의 장비, 복지 혜택 등의 차등이 발생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국민의 안전복지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식사를 하다가도 사고가 나면 바로 출동을 해야한다
식사를 하다가도 사고가 나면 바로 출동을 해야한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55주년 소방의 날 기념사를 통해 “지역마다 다른 소방관들의 처우와 인력, 장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 각 지역의 소방안전서비스를 골고루 향상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이처럼  소방관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어 모든 소방관이 골고루 동일한 처우와 복지 혜택을 받는 것은 소방관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안전은 시민과의 접점에서 시작된다!  

119 구조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하고 앞장서고 있다
119 구조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앞장서고 있다.
 

부천소방서는 시민대상의 시민자력생존센터를 지난 4월에 개소했다. 오는 7월부터 시민들 대상으로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훈련을 실시할 예정인데, 부천 시민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존력을 높이고 화재시 대피방법, 여러 소방장비들의 착용법과 이용법, 위험한 여러 순간에 용이하게 탈출하는 방법 등을 익히게 된다.  

소방관의 업무와 행동요령, 각종 지침들이 빼곡한 모습이다
소방관의 업무와 행동요령, 각종 지침들이 빼곡한 모습이다.
 

시민자력생존센터는 김승룡 부천소방서장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김승룡 서장은 “안전은 시민과의 접점에서 소방기관이 무엇을 할 것인가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소방조직만 시스템 정비가 되고 장비보강이 되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자력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공공의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시민자력생존센터가 부천시의 90만 인구를 위해 큰 기여를 하는 센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빌라주차장에서 발생한 차량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빌라 주차장에서 발생한 차량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도시는 점점 위험 집적도가 커지고 안전사고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비긴급하고 잠재위험성이 적은 사고도 복합재난 및 대규모 피해로 확산되기도 한다. 이처럼 생활안전사고가 빈번해지고 국민들의 생활안전에 대한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소방관의 임무와 역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목숨을 담보로 국가에 봉사하는 소방관들에게 적절한 처우와 환경개선이 꼭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빌라주차장에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여 불을 끄는 작업을 하고 있다
빌라 주차장에서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여 불을 끄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불은 규모가 작던 크던, 뼈까지 녹일듯 그 열기가 엄청나다.”고 말한 한 소방관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불구덩이 속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어 구조작업을 펼치고 또한 여러 사고 속에서 한 사람이라도 살리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은 일을 넘어선 사명감으로 우리 곁에 함께 하고 있다. 단순히 직업이기 이전에 천직이라 여기며 일하는 소방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자. 세상에는 그 무엇도 당연한 것은 없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은주 cremb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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