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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인문열차, 삶을 달리다’ 남원 광한루원 현장 취재기 ②

2018.4.19

앞서 박솔이 기자가 재미있게 소개한 사연 어린 유적지, 잘 따라오셨죠? 지금부터는 조금 달달해져도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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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슴푸레 보이는 저 너머, 영롱한 지리산이 우리를 불렀다.

춘향이의 절절한 심정을 다독였던 걸까요? 굳은 절개를 표현했던 걸까요? 그 좋던 날씨가 아침부터 빗물로 창밖을 적십니다. 생각보다 빗속으로 번지는 흐릿한 풍경도 나름 낭만적인데요. 세찬 빗방울과 어우러진 인문열차는 그런 설렘을 안고 남원을 향해 달렸습니다. 

하나하나 적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빗속에서 하나하나 적는 참가자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원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춘향과 몽룡.
남원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춘향과 몽룡.
 

안개로 흩뿌려진 지리산이 한 폭의 수묵화였다면, 이제 조금 색채를 넣어 바라볼까 해요. 참가자들은 송흥록 생가에서 들리는 판소리와 흩날리는 벚꽃길을 품고, 탐방 마지막 장소인 광한루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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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한루, 바로 옆에는 오작교가 있어 천상과 지상의 사랑을 겸비한 곳이다.
 

실상사에서 버스로 45여분, 광한루원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습니다. 이곳 광한루원은 명승 제33호이자, 우리나라 4대 누각 중 가장 최고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광한루에서 느낄 수 있는 운치
버들이 늘어져 어디서 봐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1419년 황희 정승이 광통루를 세운 후 정유재란 때 전소됐다가, 1626년(인조 4년) 복원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해요. 32종 55,600여 수목으로 우거진 오작교와 돌자라, 상한사 등은 은하세계를 상징하고 있고요. 입구에는 실제 월계나무와 떡방아를 찧는 토끼가 놓여 있습니다. 광한루원 곳곳에서 울리는 구성진 판소리와 함께 걸으니 한층 멋스럽네요.

비춰진 연못이 더 아름다울까. 실제 모습이 더 운치있을까. 잔잔한 만큼 담기는 것도 선명하다.
비춰진 연못이 더 아름다울까, 실제 모습이 더 매력적일까. 잔잔한 만큼 담긴 모양도 선명하다. 우리 역시 그렇지 않을까.
 

광한루원은 지형을 낮게 해 걷는 방향에 따라 다양하게 보인다고 해요. 보물 제281호인 광한루는 물론, 우리나라 대표 민속축제 춘향제가 열리는 완월정을 보셔야 하고요.

한번 밟으면 부부금슬이 좋아지고 자녀가 복 받는다는 오작교, 디지털 병풍기술로 춘향전을 만날 수 있는 춘향관도 잊지 마세요. 더불어 가장 중요한 춘향이가 타던 그네를 빼먹지 마시고요. 

가지는 뻗어도 뿌리는 다르지 않다
가지는 뻗어도 뿌리는 언제나 말없이 한 곳을 지키고 있다.
 

세상에 한 사람을 향한 사랑 이야기는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춘향전이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은 이유는 뭘까요? 

정병설 교수(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의 해설 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는데요. 듣고 나니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이와 또 다른 모습, 당당한 여성이 보였습니다.

실상사에서 단청색을 설명해주신 정병설 교수님.
해설을 해주신 정병설 교수. 
 

어린 나이부터 기생 수업을 받아온 기생 입장에서 남성이 좋게만 보이진 않겠죠. 더욱이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춘향이가 이몽룡에게 정식혼례를 갖춰달라고 말한 건, 현실에서 불가능했었던 이상(理想)이라고 할까요. 변학도에게 인간으로서 외치는 절규라고 할까요. 그런 의미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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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관에서 만난 춘향이 공간. 방자와 향단이까지 달달한 눈빛은 같다.
 

그렇기에 그 사랑과 항거가 더없이 절절하고 깊게 느껴지는가 봅니다. 춘향전이 단순한 사랑이야기를 넘어 한 인간으로 대우받고 싶다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서 더욱 공감을 얻었다고 해요.        

박유서, 이명숙 부부. 눈 앞에서 몽룡과 춘향을 만났다.
박유서, 이명숙 부부.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여기 나무가 멋져서 그러는데 우리 좀 찍어줘요.” 

참가자들이 열심히 필기하는 모습이나 정겹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요. 사랑의 1번지 남원이라 그런지 더욱 눈에 들어오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서로 손을 맞잡고 커플 신발을 신은 다정한 부부들이었습니다.

안양에서 온 박유서(78), 이명숙(75) 부부는 남편이 ‘최척전’을 읽고 독후감을 써서 오게 됐다는데요. “제가 꼭 같이 가야 집사람도 따라나서니 열심히 썼지요. 함께 오니 힘이 두 배로 나네요.” 남편 옆에서 수줍게 웃고 계시는 아내, 저 역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서초구에서 오신 문영탁, 조지현 부부 역시 지금까지 인문열차를 세 번 정도 참가했는데 꼭 사전강의를 듣길 추천했습니다.한 사람에게 1년에 두 번밖에 기회가 없지만, 솔직히 친구에게도 알려주기 망설일 만큼 좋다고 해요.

앞갈 길이 힘들고 멀지라도 함께라면 힘들지 않다.
걸어갈 길이 힘들고 멀지라도 함께라면 해볼만 하지 않을까.
 

관계자 말에 의하면 인문열차는 초를 다퉈 예약을 하느라 즉시 마감된다고 합니다. 저 역시 먼저 다녀온 분들이 모두 인문열차를 타보라고 입을 모았던 터라 예전부터 궁금했었는데요. 직접 떠나보니 주말 아침 여유를 반납한 이유, 120% 알 수 있었습니다. 

춘향관에는 디지털 춘향전을 비롯해 여러 춘향과 관련된 물품을 보거나 체험할 수 있다.
춘향관에는 디지털 춘향전을 비롯 다양한 춘향 관련된 물품을 보거나 체험할 수 있다.


인문열차는 시각, 청각, 미각까지 잡아줬습니다. 남원에서 유명한 흑돼지와 명물 빵까지 맛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돌아오는 열차에서는 삼행시를 짓고 책을 추천해주며 다녀온 곳을 떠올릴 수 있는 잔잔한 시간이 함께 주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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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추억이 된 남원 여행.어딘가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건 지칠때마다 큰 위안을 준다.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

남원을 다니는 동안 이 가사가 계속 귓가를 맴돌았는데요. 이 땅을 돌아볼 수 있는 인문열차로 그 행복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간만에 내린 비는 답답함을 씻어줘 더 상큼한 풍경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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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의 푸르름을 눈속 가득 채우고 마음 깊이 품었다. 
  

삶에 지쳐도 순수함은 깊은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 남아 있지 않을까요? 빛바랜 일상에 수묵화와 수채화를 모두 그려 넣었던 싱그러운 날이었습니다.  

그네를 타고 그대 곁으로 갑니다. 밀어주던 남편은 무섭다고 소리지르는 아내를 흐뭇하게 보며 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그네를 타고 그대에게 가까이 갑니다. 밀어주던 남편은 무섭다고 소리지르는 아내를 흐뭇하게 보며 재빨리 앞으로 가 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천년 사랑이 고스란히 흐르는 ‘소설의 고향’ 남원, 수많은 성춘향과 이몽룡을 만나 더욱 흐뭇한 하루였습니다. 

동전이 들어가면 사랑가가 나온다. 부산에서 온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이 열심히 던졌고 사랑가를 들었다.
동전이 들어가면 사랑가가 흐른단다. 부산에서 온 배드민턴 동호회원들이 열심히 던졌고, 결국 사랑가가 울려 퍼졌다.


다음 달 인문열차는 경주에서 만나는 역마와 무녀도라고 해요. 직접 인문학을 느끼고 삶의 여유를 만끽할 인문열차, 절대 놓치지 마시길요! 지역마다 느껴지는 애틋하고 아련한 감정과 추억은 덤이랍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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