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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에 웬 비행기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C-47 비행기전시관’ 현장 취재기

2018.4.18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첫 줄이다. 1919년 그날, 들불처럼 일어난 3.1운동에 힘입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됐다.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반포하고, 태극기와 애국가라는 국가상징을 공식화했다. 민주공화제 국체를 선포하고, 국민의 평등과 자유를 약속했으며 국민의 권리와 의무 또한 규정했다. 그리고 광복군이라는 군대도 창설했다.

그리고, 2018년. 올해는 3.1운동 99주년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13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이 되는 해였다.

1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99주년 대한민국임시정수립 기념식에서 기념공연을 하고 있다.(출처=국가보훈처)
1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99주년 대한민국임시정수립 기념식에서 기념공연을 하고 있다.(출처=국가보훈처)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 앞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99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내년부터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국호와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내각을 구성한 4월 11일로 수정해 기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47 비행기.
C-47 비행기.
 

마침 여의도공원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맞아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해 현장을 찾았다. 여의도공원 한복판에 우뚝 서있는 비행기, C-47기다.

여의도공원에 새롭게 단장된 C-47 비행기전시관.
여의도공원에 새롭게 단장된 C-47 비행기전시관.
 

임시정부 100주년을 1년 앞두고 ‘C-47 비행기전시관’을 11일 새로 단장해 개관했다. C-47기는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한 1945년 8월 18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정진대 대원인 이범석, 김준엽, 노능서, 장준하 등을 태우고 당시 여의도공항에 착륙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주석 김구, 부주석 김규식, 국무위원 이시영 등 임시정부 요인 15명을 태우고 상하이에서 김포로 비행을 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과의 대화 시간.
독립운동가 후손들과의 대화 시간.
 

이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에 듣는 ‘이회영 이야기, 백정기 이야기’가 진행됐다.

독립운동가 이회영, 백정기.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이날 행사에는 그들의 손자들이 자리에 참석해 할아버지들의 삶과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종손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종손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명동 땅의 1/3이 집이었을 정도로 대단한 자산가였으나 독립운동을 위해 모든 재산을 바쳤던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는 우당 기념사업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 중에는 형편이 좋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나마 형편이 되어 조상을 기리는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처였던 이은숙 선생도 역시나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녀가 일제강점기를 중심으로 50여 년 동안 겪은 일을 기록한 수기 ‘서간도시종기’는 역사의 생생한 기록이자 여성사와 일상사를 엿볼 수 있는 문학작품이기도 하다.

독립운동가 백정기의 후손이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독립운동가 백정기의 후손이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우당 이회영 선생과 함께 활동했던 구파 백정기 선생의 손자가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저희 아버지는 참 어렵게 사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선 독립운동을 하다 망명하셨구요. 할머니의 친가 역시 일제의 침탈로 전 재산을 잃은 상태에서 아버지가 태어났고, 또 전쟁도 겪으셨으니 참 굴곡이 많았던 삶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지금껏 두 분의 독립운동가 이름조차 생소했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것조차 죄송스럽기만 했다. 그저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 밖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C-47 비행기 내부.
C-47 비행기 내부.
 

1시간 가까이 진행됐던 이야기 자리가 정리되고 C-47 비행기전시관 안에서 특별전 ‘움직이는 100년’을 관람할 수 있었다. 하얼빈 의거를 시작으로 기미독립선언서, 3.1운동 등 항일운동 역사의 명장면들을 움직이는 그림으로 만들어 모니터에 담았다.

8월 17일부터 9월 2일까지는 ‘내가 만든 움직이는 100년’이 전시될 예정이다. 독립운동 GIF 공모전 당선작이 전시될 예정인데 공모 기간은 5월 8일부터 7월 15일까지이다. 그 외에도 11월까지 다큐 상영, C-47 미디어 파사드, 비행기에서 보는 독립운동 영화이야기 등 다양한 행사가 차례차례 기다리고 있다.

비행기전시관 입구.
C-47 비행기전시관 입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꾸만 목이 메어와 침을 꿀꺽꿀꺽 삼키며 여의도 환승센터로 향했다. 마천루 사이를 수없이 지나가는 차들을 보고 있자니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에 감사하단 생각 뿐이다.

문득 아직도 제대로 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라 목숨 바쳐 독립을 외친 수많은 넋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에는 그들의 넋을 조금이라도 기릴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수정 crystal_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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