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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 마! 국민건강보험은 알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받은 내용 안내 제도 이용기

2018.5.24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보통 그렇잖아요. 관공서에서 얄팍한 통지서가 오면 뜯어보기도 전에 짐짓 긴장하곤 합니다. 몇 초간 자아성찰을 하기도 하죠. 승강기를 타자마자 재빠르게 개봉을 시작했습니다.

‘진료받은 내용 안내문’과의 첫 만남.
‘진료받은 내용 안내문’과의 첫 만남.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낸 ‘진료받은 내용 안내문’ 우편물이네요. 진료받은 내용 안내 제도는 가입자(피부양자)가 요양기관에서 진료받은 내역을 안내해 줌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국민의 참여로 일부 요양기관의 부당청구를 적발해 잘못 지급된 진료비를 환수함으로써 건강보험의 재정을 튼튼히 하고, 요양기관에서 진료비를 적정하게 청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진료받은 내용 안내문’은 진료비 부당 청구 개연성이 있을 경우 발송된다.
‘진료받은 내용 안내문’은 진료비 부당 청구 개연성이 있을 경우 발송된다.
 

빨갛고 굵은 문구들이 눈에 확 들어오죠? ‘본인 외 개봉불가’의 단호함과 ‘진료받은 내용 안내문’의 친절함이 공존하는 우편물은 처음이었습니다.

펼쳐보니, 진료를 받았던 날짜, 익숙한 병원 이름, 본인 및 공단 부담금이 차례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사실을 정확하게 체크하기 위해서 핸드폰 문자의 결제내역을 확인했죠. 은행 인터넷 사이트와 앱에서도 확인 가능하겠네요. 가물가물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나타났습니다.

‘진료받은 내용 안내문’의 주요 사항들.
‘진료받은 내용 안내문’의 주요 사항들.
 

물론 국민건강보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는 현 시점에서 12개월분까지 진료받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진료받은 내용은 진료 개시일로부터 약 2개월 이후 조회가 가능하다고 해요. 진료비 청구-심사-지급자료 구축에 일정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인데요.

저도 들어가보니 컴퓨터든 모바일이든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손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일부 진료받은 내용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제공되지 않을 수 있으나 가까운 지사를 방문해 신청하면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련한 법률에 따라 열람 가능하다고 합니다.

인터넷 및 모바일 앱으로 더욱 자세하게 진료받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및 모바일 앱으로 더욱 자세하게 진료받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좋은 건, 인터넷과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해보니 그간 개인 진료 히스토리마다 ‘맞음’과 ‘틀림’을 체크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었어요. 마치 물건을 산 후 상품평 기록하는 것처럼, 앞으로 진료받을 때마다 확인할 수 있고, 국민건강보험과도 정보를 공유하는 셈이니 일석이조 같았죠.

저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진료받은 내용이 잘못되어 있진 않았습니다. 진료받은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진위를 파악하고자 한 ‘국민건강보험의 모니터링 시스템’이었던 거죠.

진료받은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 기재하는 공간.
진료받은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 기재하는 공간.
 

진료받은 내용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을 때 구체적으로 기재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우편이나 팩스로도 보낼 수 있는데요.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이용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이버민원센터(http://minwon.nhis.or.kr) → 상담문의 → 개인별 맞춤 상담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풀칠을 한 후 보내면 되는데요. 우체통에 넣으면 끝나요! 발송비 내지 않아도(공단에서 부담) 됩니다. 우체통에 넣는 게 번거롭거나 거동이 어려운 경우 국민건강보험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체크하는 방법, 전화(1577-1000)로 상담하는 방법을 택하면 됩니다. 참고로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에서는 ‘신고 회신 내역’까지도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진료받은 내용이 다를 경우, 내역을 적은 후 회신하면 된다.
진료받은 내용이 다를 경우, 내역을 적은 후 회신하면 된다.
 

불현듯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귀찮은데 진료받은 내용에 큰 문제 없으면 회신 안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본능 말이죠.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국민건강보험 의료기관 지원실 조사 2부 관계자에게 문의를 해보니, 문제가 없어도 보내면 좋은 이유는 병(의)원과 약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잘 이행하고 있는 병(의)원과 약국을 가려내는 것도 모니터링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참여에 따라 더욱 정확한 데이터가 발생된다면, 우리의 알 권리도 신장시킬 수 있을 테니까요.

부당청구 요양기관을 신고하면 포상금도 준다.(출처=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물)
부당청구 요양기관을 신고하면 포상금도 준다.(출처=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물)
 

부당청구 당한 사실이 있을 경우, 공단에 신고하면 됩니다. 가까운 공단지사를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웹사이트, 모바일 앱을 통해 가능합니다.  

포상금은 부당청구로 확인된 환수 공단부담금의 40%를 지급(최고한도 500만 원)하지만, 환수금이 2천원 이상 2만5천 원 이하일 경우는 1만원입니다. 

사실 제가 받은 ‘진료받은 내용 우편물’의 효시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은 지역, 직장, 공무원 건강보험이 통합(1990년)됐지만 각자 시행되고 있었을 1979년부터 직장 의료보험에서 ‘진료비 부담 내역 통지’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던 거죠.

현재는 촘촘한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보험 거짓청구 요양기관 명단’도 공표하고 있습니다. 행정처분을 받은 요양기관 중 관련 서류를 위조 및 변조하여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한 사례인데요. 건강보험공표 심의위원회(보건복지부 장관이 설치, 운영)를 거쳐 대상기관이 선정된다고 합니다.

6개월 동안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할 시도 및 시군구, 보건소의 홈페이지에 공고하죠. 요양기관 명칭 및 주소, 대표자의 성명, 성별, 면허번호, 위반행위, 처분내용 등이 기록됩니다. 거짓청구 규모가 큰 경우 공표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고객센터는 1577-1000.(출처=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물)
건강보험 고객센터는 1577-1000.(출처=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물)
 

정부는 ‘병원비 걱정없는 든든한 나라’를 위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지난해 발표했습니다. 국민들의 과중한 의료비 고통을 줄이고 건강보험의 혜택 범위를 넓혀 의료비 중 본인부담금을 낮추도록 말이죠.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건강보험의 사전 모니터링을 직접 겪고나니 우리가 내는 보험료에 대한 행복지수가 높아지더군요. 국민 평생건강을 위해 우리도 함께 도와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이젠, 우리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의료비 사각지대를 함께 살펴보고 소통하는 건 어떨까요? 마음을 모으면 차별과 소외로부터 자유로워질 테니까요.



김세희
정책기자단김세희sayzi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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