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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민기자단인 정책기자단이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글, 온누리에 퍼져라~

[한글날 특집 ②] 국내·외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고 있는 3인 인터뷰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은 현충일, 광복절, 3.1절, 개천절 등과 함께 5대 국경일 중 하나이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볍게 넘어가는 공휴일이라 느껴집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한글’은 오롯이 한국인으로서 살아낼 수 있었던 도구이자 수단이었습니다. 한글 덕분에 우리 한민족의 정서를 우리들의 고유한 문자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한글날만큼은 한글에 대한 감사함,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편집자 주>

황금연휴의 대미를 장식하는 한글날! 분명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한글날’ 이라는 글자를 적고, 이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근원은 어디에서 왔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다양한 감정, 다원화된 생각을 아낌없이 담아낼 수 있는 거대한 그릇, 위대한 ‘한글’.

세계 속의 한글과 한국어는 더욱 당당해지고 있다. 이제 한국어는 비단 한반도에서만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언어가 아니다. 위상이 무척 높아졌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입국하는 외국인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 한국어 전파의 첨병 역할을 하는 ‘세종학당’에 우수한 한국어교원들이 파견되고 있다. 한국어를 전공으로 하는 대학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필자는 517돌 한글날을 기념하여, 국내·외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고 있는 세 사람과 인터뷰를 했다. 언어학과 한국어교육학의 권위자이자 한국외대 한국어문화교육원 원장 허 용 교수, 현재 외국인 학습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지연 선생님, KOICA 봉사단원으로 이집트 아스완에 파견돼 있는 강연현 선생님이다.

한국외대 한국어교육과 허 용 교수.(사진=한국외대 한국학센터 제공)
한국외대 한국어교육과 허용 교수.(사진=한국외대 한국학센터 제공)

먼저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문화교육원 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어교육과 허용(63) 교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허용 교수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월드(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16년판에 등재되기도 한, 언어학 및 한국어교육학의 국내 권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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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와 허용 교수가 훈민정음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 현재 한국어교육의 현황을 어떻게 진단할 수 있고, 향후 전망은 어떨 것이라 보시는지 여쭙고자 합니다.
A. 초창기의 한국어교육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그 당시 우리가 ‘이렇게 될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예측이 벗어난 것이지요. 초기 한국어교육은 겨울연가의 배용준으로 대표되는 유명한 연예인들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때는 초급수준의 한국어교육이 전개될 것이라고만 생각을 했죠.

왜냐하면 20여 년 전에는 외국인 유학생과 결혼이주여성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생활이나 학문 측면에서 고급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런 정도의 한국어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어교육계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의 예측범위를 벗어난 것이었죠.

또한,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베트남 학생들이 이렇게 많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는 한국의 정치, 경제 등의 분야와 맞물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데 관심을 두었던 사람들로서는 쉽게 예측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어교육은 예전의 한국어교육보다 몇 십 배 이상으로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문화적인 면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K-컬쳐’로 대표되는 문화콘텐츠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 이게 한국어교육까지 얼마나 이어지는지는 예측이 쉽지 않지만, 관심은 커졌다고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향후 한국어교육에 상당히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위상과 경제적인 힘이라 볼 수 있겠지요. 베트남에서 한국어가 붐을 일으킨 건, 거기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의 힘이기 때문이니까요. 아무쪼록 한국어교육의 전망이 매우 밝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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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소중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Q.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올바른’ 또는 ‘바람직한’ 한국어교육의 방향은 어때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한국어교육 현장의 많은 사람들이 몇 년이 지나면 소위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비슷한 형태의 것들을 계속 가르치게 되고 석/박사 학위에 비해 ‘다소 쉬워보이는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표피적인 것’으로만 한국어교육을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중국어권 친구들은 한국어의 관점에서 본다면 비음 중 받침 ‘ㅁ’ 소리가 없어요. 러시아권 친구들은 ‘ㅇ’ 소리가 없대요. 그런데 중국 친구들은 없는 ‘ㅁ’을 발음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반면, 러시아 친구들은 ‘ㅇ’ 발음을 잘 하지 못하죠.

이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ㅁ’은 두 입술을 다무는 거니까 상대적으로 발음하기 쉬운 데 비해 ‘ㅇ’은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접근하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예를 하나 더 들면, 순록 이야기가 있습니다. 순록이 늑대의 습격으로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 때, 쉽게 생각하면 늑대를 없애는 것으로 대책을 강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늑대를 없애도 순록의 개체수는 점점 줄어들었어요. 접근을 잘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습니다. 순록을 보호하기 위해 늑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늑대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들을 옮기니 늑대도 함께 없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즉, 한국어교육은 종합적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의 사례처럼 현장의 한국어교육 선생님들이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살펴보고 해결해 나간다면 매너리즘 문제도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표면을 넘어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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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Q. 한글날입니다. 한국어 관계자 및 국민들에게 말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한글, 문자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조금 더 생각을 해 보면 우리 한글이라고 하는 것이 어느날 갑자기 세종대왕이라는 걸출한 인물에 의해서 뚝딱 만들어진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 그건 아닐 것 같아요.

세종대왕은 당연히 추앙을 받아야 하고, 추앙을 받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분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세종대왕 훨씬 전부터 문자가 없어서 참 힘들게 살아왔던 우리 민족, 그 사이에 우리는 이두, 구결, 향찰이라는 것도 해보고, 심지어 그런 것조차도 몰랐던 평민들의 노력과 애환이 세종대왕이라는 영웅을 만난 것이라 생각해요. 그동안 우리의 소망이 빛을 발하게 된 순간이었던 것이지요. 

우리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할 때, 히딩크라는 뛰어난 외국인 축구감독의 업적도 높게 평가받아야 하지만 높은 성적을 바랐던 축구 팬들과 우리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글도 이런 여망이 응집된 거라 생각합니다.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그리고 훈민정음 해례본. 세상에 유일무이한 책이죠. 창제자와 창제 시기, 창제 원리까지 밝혀진 문자를 우리는 정말 소중히 아껴야 할 것입니다. 매년 한글날이 오겠지만, 그저 쉬는 날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글날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필자는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문화교육원(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지연 선생님을 직접 만나 실감나는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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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의 한 반을 이루고 있다.(사진=김지연 선생님 제공)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김지연이라고 합니다. 한국외대 한국어문화교육원에서 1급 학생들을 맡고 있고요. 제가 가르치는 1급 반은 한글 자모를 전혀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 자모 발음 등 기초적인 것들을 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Q. 다른 급수도 맡아보셨죠?
A. 네, 저는 주로 2급~3급을 많이 가르쳐 봤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급수가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2급이면 언어실력이 늘어나는 게 보이고, 학생들이 새로운 말을 익혀 의사소통이 된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더라고요.

3급은 특별활동을 제대로 해볼 수 있는 시기라서 좋아요. 한국의 전래이야기를 가지고 연극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상투도 틀고 한국의 음악을 배경으로 연극을 진행했습니다. 이전에 체험학습을 간 곳에서 ‘진도아리랑’을 배운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추임새를 하고 어깨춤도 추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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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학습도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된다.(사진=김지연 선생님 제공)
 

Q.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의는 높은 편인가요?
A. 네, 아주 높은 편입니다. 특히, 중국어권 학생들은 하나를 가르치면 그 내용을 숙지해오려고 눈이 빨개질 정도로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멕시코 학생이 있는데요. 이 언어권 학생은 한국어를 유추, 추측해서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습득하는 속도가 아시아권 학생들에 비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배우려는 의지가 무척 강합니다. 질문도 많이 하고, 수업태도도 우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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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밝은 모습이 인상적이다.(출처=김지연 선생님 제공)
 

Q. 수업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하면요.
A. 보람찬 순간은 학생들이 한국 자체에 관심을 가져주는 걸 말하고 싶어요. 아까 이야기했던 연극에서, 연극 마지막에 아리랑을 부르는 부분이 좀 걱정됐었어요. 그런데 기우에 불과했죠. 같이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학생들이 한국 드라마를 많이 접했는지 정말 한국 사람의 억양과 말투, 몸짓, 손짓을 사용해가며 연극을 수행해나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기특해 보였어요.

힘든 순간은 일단 목이 좀 고단하다는 점? 발음을 정확히 해줘야 하고 과장되게 입모양을 만들어야 하는 등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어요. 수업태도가 좋지 않은 학생들도 간혹 있긴 한데, 아무래도 학생 관리하는 부분에서는 좀 어려울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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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김지연 선생님.
 

Q. 앞으로 한국어교육은 어떻게 흘러갈 것 같나요?
A. 제가 어학당에 종사한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아 좀 고민이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이죠. 저는 그 바탕에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받쳐주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어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아무래도 사회활동을 하는 데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한국과 교류가 많은 나라의 학생들은 말할 나위가 없겠죠. 다만, 그런 경제적 요소가 배제됐을 때, 학생들이 한국 자체와 한국문화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그게 좀 걱정이 돼요. 아무쪼록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습자들이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해 잘 알았으면 좋겠고, 애정도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한국어교육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난관이 있어도 끈기와 근성으로 버텨온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어교육도 함께 발맞춰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원으로 이집트 남부 아스완에 파견돼 있는 강연현(30)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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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쓴 이집트 아스완대 학생들과 강연현 선생님의 모습.(사진=강연현 선생님 제공)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강연현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를 외고로 다니면서 언어에 관심이 많아져서 대학교도 외대를 나왔고, 학부에서는 프랑스어와 아랍어, 석사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을 전공해서 지금은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원으로 이집트 남부 아스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이집트인들의 한류 열풍 또는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요.
A. 이집트는 아랍 국가들 중에서는 한류의 열기가 아주 뜨거운 편입니다. 우선 카이로 한국문화원에서는 전통 악기나 한국의 화장법 등 다양한 워크숍을 열 때마다 신청자가 몰려 선착순으로 마감하거나 강좌를 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지난 7월 말에는 알렉산드리아에서 한국 주간을 실시하여 여러 전시와 공연을 진행했는데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드라마, K-팝을 넘어 한국의 전통 혹은 생활 문화 전반에까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여성이지만,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남성들도 물론 있습니다. 다만 이들은 한류보다는 취직과 관련해서 이집트에 진출한 한국의 대기업들의 채용이나 운영, 한국의 과학 기술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지방 중소도시인 아스완에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아마 수도 등 대도시에 비해 한국인이나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의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고 사진을 같이 찍어도 되겠느냐고 묻는 여학생들이 간간이 있는 정도입니다.

학생들에게도 왜 한국어과에 왔는지 물어 보았는데,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절반 정도였고 나머지는 ‘한국에 언젠가 관광을 가고 싶다’, 심지어는 ‘이집트의 교육 방식이 싫어서 이집트인 선생님이 없는 한국어과에 왔다’ 라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진지한 고민 끝에 ‘전공’으로 선택하지는 않은 학생들이 많아 조금 걱정됐지만,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주고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에서 출발해 미래를 계획하고 실현하는 수단으로 한국어를 배우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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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한국 문화체험을 하고 있다.(사진=강연현 선생님 제공)
 

Q. 이집트인들은 ‘한글’ 을 어떻게 생각하고(바라보고) 있나요?
A. 학생들에게 따로 물어본 적은 없지만, ‘아’ 와 ‘어’, ‘님’ 과 ‘남’ 등 점 하나만 달라도 글자는 물론 뜻까지 서로 달라지니까 학습자 입장에서는 조금만 잘못해도 틀리는 까다로운 글자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점의 위치와 개수에 따라 다른 글자가 되는 경우는 아랍어가 훨씬 많지만, 이것이 한국어의 ‘모음’들이기 때문이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아랍어에는 모음이 ‘ㅏ, ㅣ, ㅜ’ 밖에 없기 때문에 다양한 모음들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랍어는 자음만 글자로 존재하고 모음은 문법 요소(예컨대 동사인지 명사인지, 과거형인지 현재형인지 등)에 따라 특정한 조합으로 붙여 읽기 때문에 서로 형태가 비슷한 수많은 모음을 외우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배울 때는 골치 아파하지만, 창제 원리나 자모를 모아쓰는 법을 알려 줄 때는 굉장히 신기해 했습니다. 우선 누군가가 만들어 낸 글자이고 각 글자의 모양마다 이유가 있다는 점, 그 설명이 남아있다는 점이 놀라운 듯합니다. 자모를 음절 단위로 모아쓰는 것도 지금까지 익숙하게 접했던 아랍어나 라틴 계열 언어에는 없는, 본인들이 전혀 생각해 보지도 못한 새로운 발상이기에 아주 신기해 했습니다.

Q. 한국어교육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과 가장 힘들었던 점을 하나씩 말씀해주세요.
A. 가장 좋았던 점은 학생들과 교직원들, 또 동네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저를 좋아해주고 거기에서 비롯해 한국에 점점 더 관심을 가질 때입니다. 아스완에 한국인은 저와 동료 KOICA 단원뿐이기 때문에 저희의 모습이 곧 이곳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서 가지는 이미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열심히 일하고 또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좋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어를 왜 배우는지 그 목적조차 흐릿했던 학생들이 학습에 재미를 느끼고, 친구들과 드라마 이야기를 신나게 하고, 한국에 유학을 가고 싶다고 한국어능력시험 준비를 시작하는 그런 모습들에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실력으로도 좋은 결과가 나오면 금상첨화겠지요.

힘든 점은 학과의 운영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우선 학기 자체도 10주 정도로 매우 짧은데다가 이마저도 학부가 연간 일정을 정해 두지 않기 때문에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지 미리 파악하여 진도나 학습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학과에 이집트인 교직원이 없어 각종 업무를 봉사단원들이 맡고 있는 점도 큰 부담이 됩니다. 학교가 요구하는 행정 사항은 물론, KOICA 사무소에서 지방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지원하기 어려운 세세한 부분은 단원들이 스스로 조사하고 해결하는 중입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세요.
A. 분명한 것은, 업무에 치이기도 하고 능력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분명히 있고, 저의 활동으로 이들의 요구를 충족하면서 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유의미하게 느는 것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국내의 어학당, 동남아시아 국가들, 또는 미주·유럽의 대학이나 한국어 교육기관 등 이미 한국어 교육 체계가 잡힌 곳 말고도 좋은 선생님이 와서 물을 주기를 기다리는 ‘한국어 새싹 밭’이 세계 곳곳에 있음을 한국어 선생님들께서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필자는 온몸으로 한국어를 널리 알리고 있는 세 분과 아주 유의미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의 한글과 한국어교육의 위상은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로 쌓여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쪼록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이번 한글날을 그저 ‘황금연휴를 만들어준 날’로만 여기지 말고, 이들의 노고와 지금의 한글과 한국어를 있게 해 준 선조들을 한 번이라도 상기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전형
정책기자단|전형wjsgud2@naver.com
제 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전 형입니다. 외교, 통일,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어교육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유익한 정책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7.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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