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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량가구, 불발기? 공공언어 더 쉽게~

문 대통령이 어렵다 지적한 공공언어 사용 실태 살펴보니

2018.6.12

초등학생 자녀를 둔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외출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박물관이나 수목원을 찾기도 하고, 산에서 캠핑을 하기도 합니다. 또 문화재 탐방을 하기도 합니다. 한창 자라는 아이에겐 다양한 경험을, 우리 부부는 바쁜 일상에 접어둔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시간이 됩니다.

나들이를 하다 보면, 여러 안내판이나 표지판을 보게 됩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는 안내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나 의미를 볼 때마다 질문합니다. 그럴 때는 함께 검색하기도 하고, 쉽게 다시 풀어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안내판이 아이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런 아쉬움을 날려주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언급된 청와대 “침류각”안내판> 출처=청와대
지난 5월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언급된 청와대 침류각 안내판.(출처=청와대)
 

지난 5월 2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언어 개선 추진방안’에 대해 듣던 중 청와대 경내에 있는 ‘침류각’(枕流閣) 안내판의 오량가구, 불발기, 굴도리집 등 용어를 들어가며, 공공언어를 쉬운 언어로 순화하고 표지판과 안내판 등에 국민들이 관심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동안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어려운 용어들을 알기 쉽게 순화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중요문화재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정보로 풀어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공공언어로 표현되어 있던 경주 불국사 대웅전의 안내판>
이해하기 쉬운 공공언어로 표현되어 있던 경주 불국사 대웅전의 안내판.
 

지난달, 10년 만에 경주를 여행하며 방문한 불국사와 미추왕릉 등에 이해하기 쉬운 공공언어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문화재 안내판이란 한자만 빼곡한 경우가 많아 한자 뜻을 풀어내기도 바빴었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아이와 함께 읽은 불국사 대웅전 안내판에선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법당으로 ‘대웅’, 즉 ‘큰 영웅’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의미한다> 처럼 ‘대웅’이라는 말을 쉬운 공공언어로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초등학생인 아이가 읽기에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자녀와 역사체험 중이었던 우리는 쉬운 공공언어로 풀어낸 안내판에 새삼 감동과 감사를 느끼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문화재 안내판 등에서 어려운 설명들이 빼곡하게 적혀있기도 합니다. 꾸준히 알기 쉬운 공공언어로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운수암’에 가면 다음과 같은 안내판이 있습니다. 평택이나 안성 시민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안내판의 내용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 가족 역시 나들이 삼아 찾은 운수암에서 그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마치 역사학자에게 설명하듯 써 내려간 안내판의 내용을 초등학생인 아이에게 다시 풀어내 설명하는데 한참의 시간을 들여야 했습니다.

<쉬운 공공언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경기도 안성시 운수암“ 문화재 안내판>
쉬운 공공언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경기도 안성시 ‘운수암’ 안내판.


‘비로전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익공계 팔작집인데~’, ‘요사채는 26칸 규모의 익공집인데 중앙의 대방 좌우에 날개채가 붙어~’ 등 용어 자체가 생소한데다, 별도의 설명이 없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공공언어를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는 노력은 지속하여야 하는데, 공공기관 뿐만아니라 일반 국민들 역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바로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공공언어 통합지원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직접 ‘공공언어 통합지원 시스템’(국립국어원 우리말 다듬기 – https://malteo.korean.go.kr/)을 활용해봤습니다.

<국립국어원의 “공공언어 통합지원” 시스템>
국립국어원의 공공언어 통합지원 시스템.


공공언어 감수 요청은 문화재 안내문 등 대국민 공공언어를 다듬고자 할 때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이 작성할 수 있는데, 앞서 진행된 공공언어 감수 현황을 보니 빠르게 처리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수 요청 후 처리된 내용은 전자우편으로 알려준다고 합니다. 직접 공공언어 감수 요청을 아래와 같이 해봤습니다. 

<직접 경기도 안성시 운수암 안내판에 대한 공공언어 감수 요청>
직접 운수암 안내판에 대한 공공언어 감수 요청을 해봤다.
 

국민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공공언어 개선 국민 제보’도 있습니다. 공공언어 개선 국민 제보는 국민들이 공공언어가 어려워 불편했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공공언어에 대한 제보를 받고자 마련한 자리이기 때문에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우리말 다듬기 코너도 있습니다. 낯선 외래어와 외국어, 어려운 한자어들을 쉬운 우리말로 다듬을 수 있는 장입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국민들의 참여로 총 380여 개의 우리말이 다듬어졌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직접 참여 및 요청 가능한 공공언어 통합지원 시스템의 “우리말 다듬기”>
국민들이 직접 참여 및 요청 가능한 공공언어 통합지원 시스템의 ‘우리말 다듬기’.
 

이뿐만 아니라 공공언어 통합지원 시스템에서는 그동안 다듬은 순화어 및 표준화 용어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평소 어렵거나 궁금했던 말들이 어떻게 순화 및 표준화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소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관심 있는 국민들은 편리하게 다듬은 말 목록을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4년부터 2018년 최근까지 국립국어원 말터에서 “다듬은 말” 목록-내려받기 가능>
2004년부터 2018년 최근까지 국립국어원 말터에서 다듬은 말 목록.
 

문재인 대통령이 지적한대로 공공언어는 모든 국민들이 알 수 있는 쉬운 말과 글이어야 합니다. 공공언어의 활성화야말로 진정한 소통의 민주화이고, 정보 공유의 민주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정보를 일반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어려운 내용은 쉬운 말로 바꾸어 나눈다면 더 많은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곽도나
정책기자단곽도나don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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