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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제 운전하지 마세요”

부산시,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 고령자에 교통비 지원

2018.8.10

“아빠, 이제 운전하지 마세요”

운전 하나는 자신 있으셨던 아빠는 이제 운전대 잡는 걸 망설이십니다. 마트에서 나오며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던 날 보험처리를 한 뒤 하루 종일 운전면허증을 만지작거리십니다. 30년 무사고 운전이 허탈한 하루였습니다.

운전자
고령 운전자 사고가 늘고 있다.

 
‘한 운전자가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는 차량을 추돌하고 가드레일과 호텔 정문으로 그냥 돌진을 하고 달리는 차의 옆을 들이받습니다.’

고령운전자가 낸 사고입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고령운전자가 내는 교통사고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강제로 면허를 취소할 수는 없어도 반납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만 65세 이상 운전자들이 낸 교통사고로 2007년에는 514명이, 지난해에는 848명이 숨졌습니다. 10년 새 60%나 늘었습니다. 시력과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 게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의 한 원인입니다.

나도 모르게 교통사고
운전은 빠른 순발력이 중요합니다.(출처=KTV)

 
부산시에서는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고령자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자 교통비 지원사업’을 7월부터 시작했습니다. 고령자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1회에 한해 10만 원권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교통비 지원 사업입니다.

1953년 12월 31일 이전에 태어난 어르신이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 원이 충전된 교통카드가 지급됩니다. 또,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어르신 교통사랑카드’도 발급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발급중인 어르신 교통사랑카드
부산에서 발급중인 어르신 교통사랑카드.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 원 상당 교통카드가 지급된다.


물론 실효성 논란도 있었습니다. 고령운전자의 경우 운전면허를 따기 힘들었던 시절 취득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생계와 연관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위에는 운전면허증을 자존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지금까지 면허를 반납하는 이들은 대부분 운전대를 이미 잡지 않고 있는 어르신들이라고 합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한지 40년이 되었다는 이용규(70) 씨는 “운전을 업으로 하면서 운전면허증 반납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요즘 반납이 맞는건가 자꾸 고민하게 된다. 자식들은 운전 그만하라고 하지만 내 차 없이 살 수 있을까 싶다”며 운전면허증 반납을 고민하고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37년째 매일 운전대를 잡았다는 최태섭(72) 씨는 “운전면허증 반납은 좋은 제도 같다. 하지만, 그에 따른 혜택도 주어지고 홍보도 많이 되면 좋겠다. 요즘 고령자 사고가 많다고 해 운전하면서도 더 조심하게 된다. 규정속도를 준수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천천히 운전하게 된다. 혈기넘치는 젊은 사람들이 끼어들거나 빵빵거리면 나도 모르게 움찔해진다. 나이가 드니 머리는 안그러는데 손과 발이 더뎌지는건 확실히 느낀다. 얼마 전에도 주위 친구가 사고나는 거 보고 아이쿠야 싶었다”며 고령자 운전면허증 반납 분위기기 더 확산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운전은 바른
도로교통공단에서는 고령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출처=KTV)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2026년에는 총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들어섭니다. 지난 10년간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는 연평균 2.6% 증가했으며,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수도 11.9%씩 증가하고 있는 실태입니다.

문제는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도 함께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2013년 8.2%, 2014년 9.1%, 2015년 9.9%로 2016년에는 11.1%까지 기록했습니다. 고령운전자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2011년 605명, 2016년 759명으로 25.5%나 증가했습니다.   
 
운전은 빠른 순발력이 중요합니다. 65세 이상이 되면 시청각 기능이 떨어집니다. 이로 인해 순간 대응력이 늦어져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노화로 동체 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게 되면 도로 표지를 읽는 게 힘들고 속도감마저 둔해져 과속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야각 또한 반으로 줄어듭니다. 심할 경우 다른 차나 보행자의 움직임을 제대로 인식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65세 이상 택시 운전자 비율이 6만 명으로 전체 20%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택시운전자는 전체 운전자의 20%나 된다.(출처=KTV)
우리나라 65세 이상 택시운전자는 전체 운전자의 20%나 된다.(출처=KTV)


가까운 일본의 경우 1998년부터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고령자에게 교통 승차권 지급과 상업시설 이용 할인혜택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해마다 20만 명 이상의 고령자들이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해 교통사고를 줄이는 효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령운전자의 면허갱신 적성검사 주기는 현재 5년입니다. 내년부터 75세 이상의 적성검사의 주기를 3년으로 단축하게 됩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적성검사 주기를 3년으로 줄였고, 75세 이상의 운전자는 운전면허 갱신시 치매검사를 반드시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령운전자라고 운전면허증을 다 반납해야만 할까요? 도로교통공단에서는 고령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만 6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3시간 무료 교육을 통해 속도, 거리추정검사, 시공간 기억검사, 주의검사 등 고령 운전자의 인지기능을 스스로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상황별 안전 운전 기법과 운전 성향 등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수강신청 방법은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www.koroad.or.kr)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을 클릭 후 교육 장소와 일정을 선택해 예약하면 됩니다. 인지기능검사와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한 운전자들에게는 9개 보험사에서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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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공단 사이트에서 고령운전자 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는 면허증을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고령운전자들은 신체나 인지능력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내년부터는 75세 이상 노인에 대해 안전교육이 의무화됩니다. 면허증 자진 반납 제도가 교통사고를 줄이는 정답은 아닙니다. 고령운전자 스스로가 자신의 운전 능력에 대해 인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펼쳐볼 시점입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현숙 happy046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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