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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이 아닌데 왜 쌍방과실?

내년부터 가해차 100% 과실 적용 확대

2018.8.7

분명히 잘못한 게 없어 보이는데 교통사고만 나면 모두 쌍방과실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의아해했을 교통사고 과실비율, 이제 명확해질 전망이다.

서울에서 택시를 하는 K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형버스를 운전했었다. 2년 전 접촉사고를 생각하면 지금도 분통이 터진다. 교차로에서 직진하는 자신의 차량을 좌회전 하려던 외제 승용차가 버스 우측 앞부분을 받았던 사고였다. 

생각하기에는 분명 100% 상대 차량의 잘못으로 보였지만 보험회사에서는 버스에도 30%의 과실이 있다며 쌍방과실로 처리를 했다. 문제는 외제차 수리비가 고가이다 보니 과실이 30%라 해도 더 큰 손해를 보아야 했다는 점이다. 

손해보험협회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 홈페이지
손해보험협회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 홈페이지.
 

자동차보험 과실비율이란 사고발생의 원인 및 손해발생에 대한 사고 당사자(가해자와 피해자)간 책임의 정도를 의미한다. 과실비율에 따라 보험금 및 향후 보험료 할증에 영향이 있고, 차량 블랙박스가 보편화됨에 따라 해마다 과실비율 분쟁이 증가돼왔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과실비율 관련 민원신청건은 2013년 393건에서 2015년 1632건, 2017년 3159건으로 늘어났다. 

이렇게 민원이 증가한 건 보험사의 쌍방과실 적용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손해보험협회는 1976년부터 교통법규, 판례 등을 기초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마련, 운영해오고 있다. 250개 사고유형별 과실비율 도표로 구성됐으며, 교통법규 개정 내용 및 법원 판결추세 등을 반영하여 총 7회 개정을 했다. 최근 개정은 2015년 8월에 이뤄졌다.

문제는 개정 이후 100% 일방과실 적용 사례 보다 쌍방과실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보험사가 보험료 할증을 통해 보험료 수입을 늘리려 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지속돼왔다.

개정된 교통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
개정된 교통사고 과실비율 인정기준.
 

하지만 내년부터 예측하거나 회피하기 어려운 사고에 대한 100대0 과실비율 적용이 확대되며 억울하게 쌍방과실 처리를 받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산정방법과 분쟁조정을 개선한다고 11일 밝혔다.

예를 들어 신호가 있는 교차로의 직진차로, 직진전용 신호에서 무리하게 좌회전을 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현재는 피해자도 30% 정도의 과실비율이 인정됐다. 하지만 통상 직진차로에서 오른쪽에 있는 차량이 좌회전을 시도하는 것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가해차량의 100% 일방과실로 보는 기준을 신설할 방침이다.

또 같은 차로의 뒤에서 주행하던 차량이 갑자기 급하게 앞으로 추월하다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후행 차량의 움직임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본과실 비율을 가해자 100%로 개정할 계획이다. 

자전거전용도로 및 회전교차로 과실도표 신설안.
자전거전용도로 및 회전교차로 과실도표 신설안.
 

이밖에도 자전거 전용도로나 회전교차로 등이 많아지면서 여기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과실비율도 새롭게 신설된다. 

차량이 진로변경 중 자전거도로에 있는 자전거를 뒤에서 들이받는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현재는 1대9의 과실비율을 적용하지만 차후에는 자동차 100% 과실로 인정된다.

또 회전교차로에서 회전중인 차량을 우회전 하려는 차량이 받았을 경우 기존 4대6 과실에서 2대8 과실로 과실비율이 조정된다.

이는 기본 과실비율로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도로상황, 중과실여부 등을 적용해 비중을 더하거나 빼 최종 과실비율이 산정된다. 기본적인 ‘과실비율 인정기준’은 손보협회에서 운영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과실비율 인정기준’ 접속 방법.
‘과실비율 인정기준’ 접속 방법.

과실비율 인정기준이 궁금하다면,인터넷 또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손해보험협회는 소비자가 과실비율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동영상과 함께 게시하고 있다. *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 또는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http://accident.knia.or.kr)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다모아’ 등을 통해서도 접속할 수 있다. * 네이버·다음 등에서 ‘파인’( http://fine.fss.or.kr) 검색 → 파인 홈페이지에서 ‘보험 다모아’ 선택 → ‘자동차보험’의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선택

또한 스마트폰 앱 ‘과실비율 인정기준’을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과실비율을 산정해 볼 수 있으며, 과실비율 분쟁 상담채널도 확대됐다. 과실비율에 대한 궁금한 점이 있을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신뢰도 높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무리한 좌회전, 급추월 등은 100% 과실이 인정된다.(출처=KTV)
무리한 좌회전, 급추월 등은 100% 과실이 인정된다.(출처=KTV)

손해보험협회 내 ‘과실비율 인터넷 상담소’를 신설, 사고 당사자가 사고 동영상, 사고 내용 등을 홈페이지를 통해 제출하면, 전문변호사 등이 검토하여 합리적인 과실비율 등의 상담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

과실비율에 당사자 또는 보험사가 불복하는 경우 손해보험협회에 설치된 ‘구상금분쟁심의위원회’에서 분쟁조정도 가능하다. 30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심의위는 13개 보험사와 5개 공제조합이 가입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을 심사하고 조정해준다.

현재는 분쟁조정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동일보험사 가입자간 사고, 50만 원 미만 소액사고도 분쟁조정기구를 통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개선된다.   



이기태
정책기자단이기태simya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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