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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민기자단인 정책기자단이 취재해 작성한 것으로, 정부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물줄기가 많을 때 힘은 더 세진다!

7박 8일 동남아 순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신남방정책의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78일간의 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다. 이번 순방은 단순히 정례적인 회의 참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외교정책을 천명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 의미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부터 78일 동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3개국을 방문하며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5일 귀국했다.

임기 시작 후 동남아 최초 순방이었던 이번 여정에서 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9)을 시작으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11), 리커창 중국 총리 회담·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13),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의 회담(14) 등 정상외교도 함께 전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부터 7박8일 동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3개국을 방문하며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5일 귀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부터 7박8일 동안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3개국을 방문하며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15일 귀국했다.(사진=청와대)

청와대는 15일 문재인 대통령 순방 결과 브리핑을 통해 아세안과의 미래공동체 발전 기반을 다지는 등 우리나라의 외교지평을 넓히고, 우리 정부가 구상하는 외교안보 정책의 밑그림을 완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언론의 평가도 대체로 이와 일치했다. 사드 배치 문제로 경색됐던 중국과의 외교 정상화에 있어서도 양국은 합의에 이르렀다. 11일 베트남 다낭 APEC 정상회의 계기로 개최된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양국은 교류 협력을 정상화하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북한 핵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 아세안+3(··) 정상회의 및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한반도 항구적 평화 구축, 제재와 압박 강화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 대화 복귀 유도 노력에 대한 지지 및 협력을 확보했다.

아세안 +3 정상회의에서 손잡은 각국 정상들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손잡은 각국 정상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통해 우리 정부의 외교방향을 가능해 볼 수 있는 새로운 핵심어가 등장했다.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국 수준으로 격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남방정책 구상을 발표한 것이 그것이다 

신남방정책 구상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주창해온 외교 다변화정책으로, 한반도 주변 4대국, 특히 미국과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외교를 탈피해 러시아, 동남아, 유럽연합 등으로 외교 역량을 다변화할 것을 주창하는 외교정책을 일컫는다 

신남방정책은 지난 9월 문 대통령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발표한 신북방정책과 짝을 이룬 외교 다변화정책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양국은 극동 개발을 포함해 미래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필리핀 현지 기자 간담회에서 연설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필리핀 현지 기자 간담회에서 연설 중인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및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등 신북방정책의 ‘9개 다리(9-Bridge) 전략을 제시하고, 이번 순방 동안 러시아 메드베데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행을 위한 실질 협력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 창설 50주년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했다. ‘더불어 잘살고(Prosperity), 사람 중심의(People), 평화(Peace) 공동체를 미래공동체의 모습으로 제시했다 

13일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에 개최된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 특별연설자로 참석해 아세안과 한국이 중요한 동반자임을 밝혔다.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 특별연설자로 참석해 아세안과 한국이 중요한 동반자임을 다음과 같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 특별연설자로 참석해 아세안과 한국이 중요한 동반자임을 발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아세안은 한국의 제2위 교역 상대이자 투자처이다. 한국도 아세안의 5번째 교역국이다. 그러나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만이 아니라,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같이 걸어온, 또한 냉전시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생존과 자존을 지켜야 했던 어려움을 같이해온 동반자다.”라고 발언했다.    

신남방정책은 우리정부 외교통상정책의 지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문 대통령은 교통, 통신, 금융, 방위산업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한·아세안 간의 교역량을 2020년까지 한·중 교역량인 2,000억 달러 규모로 늘리겠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교역의 다변화 대상으로서나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서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우리에게 아세안과 러시아 등 미국,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협력과 지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사진=청와대)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사진=청와대)

외교 다변화는 우리를 둘러싼 강대국과의 외교만큼이나 주요하고 절실하게 요청된다. 주변 국가의 인심을 잃는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우리의 중요한 외교적 레버리지, 즉 외교적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국과 일본의 발 빠른 아세안 외교에도 보다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외교적 지평을 넓히고 외교 다변화를 통해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가질 수 있는 영향력과 협상력을 구축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겐 숙명이자,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번 순방 기간 동안, 인상 깊었던 한 장면이 있다.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호찌민-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7’ 개막식에서의 문 대통령 영상축전이다. 

문 대통령은 축전에서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베트남과 한국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자, 친구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음의 빚이라는 말은 과거 베트남전 파병 과정에서 발생했던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사과의 의미이다. 대통령의 이 인사말에서 언뜻 1970년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폴란드의 한 유대인 위령탑에서 사죄한 일화가 떠올랐다.

14일 개최된 아세안+3 정상회의 (사진=청와대)
14일 개최된 아세안+3 정상회의.(사진=청와대)

국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제정치의 지형이 달라지긴하지만, 국가 간에도 신뢰를 바탕으로 외교적 관계를 촘촘하게 구축하면 외교적 역량은 더욱 견고해진다. 사죄할 일은 사죄하고, 동반자적 위치를 공고히 하며 함께 나아가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의 그릇을 얼마나 어떻게 키우느냐는 우리 손에 달렸다.  

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순방은 첫 단추를 잘 꿴 느낌이다. 하지만 첫 단추는 시작에 불과하다. 얼마나 견고하게 차근차근 외교적 역량을 키우고, 우리의 협상력을 증대시킬 수 있느냐는 앞으로의 노력에 달렸다. 단순한 외교 지향점의 제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앞으로 우리 정부가 외교 노력에 게으름 부리지 않고 나아가길 희망해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진윤지 ardentmithra@naver.com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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