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인문학 소풍 마지막 행선지는 안산 다문화 마을

이주민 노동자 아웅틴툰과 함께 원곡동 탐방…“서로를 인정해야 진정한 다문화 사회”

2013.11.8

[서울] “한국의 다문화 점수는 60점이라고 생각해요. 다문화 사회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이해가 부족함해 따가운 시선이 여전히 많지요. 다문화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우선일 듯 싶어요.”

17살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아 한국에 거주한 지 20년이 된 이주민 노동자 아웅틴툰(미얀마·전 Migrant World TV 대표)씨는 자칫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는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거침없는 답변으로 이주민들의 생활을 대변했다.

그는 “한국의 이주민 150만 명 중 70~75만 명이 노동자인데 그 분들이 없다면 기업이 돌아가기 힘들다.”며 “함께 이해하고 부딪히며 배워 나머지 40점을 채워야 아름다운 다문화 사회가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문학 소풍 프로그램이 이루어진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마련한 ‘인문학 소풍’의 마지막 강연 및 탐방이 다문화를 주제로 안산 외국인주민센터에서 진행됐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가 주최하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이 벌써 마지막 7번째 주제를 맞았다. 마지막 인문학 소풍은 ‘안산 국경을 넘다’란 주제로 이주민 아웅틴툰 MW-TV 전 대표의 강연과 ‘국경없는 마을’ 원곡동 탐방으로 진행됐다.

‘인문학 소풍’은 청소년 참가자들이 사전에 지정된 책을 읽고, 저자의 강의를 들은 뒤 저자와 함께하는 현장 탐방을 통해 우리의 삶과 관련된 주제들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청소년 인문학 프로젝트이다. 일상 속에서 인문학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전문강사의 강연과 인문학 관련 장소를 직접 탐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웅틴툰 전 대표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한국 생활에 대해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들려줬다. 그는 “직장생활을 할 때 상사 앞에서 팔짱을 꼈더니 상사가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잡아 내리더라. 미얀마에서는 팔짱 끼는 자세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뜻인데 한국에서는 건방진 자세였다는 것을 그 일 있은 뒤 10년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며 “문화 차이를 설명해주지 않으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에 다닐 때 점심시간 등 틈새시간을 활용해 실습 오는 한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틈틈이 한국어 공부를 했다.”며 “제대로 한국어를 배우지는 못했지만 일하면서 눈치로 배운 한국어가 어느 정도 수준은 된다.”고 한국어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그는 언어 소통이 다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은 너무 일을 과하게 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런 노력이 한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느꼈다.”며 “그런 부분은 많은 산업 연수생들이 배우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아웅틴툰 MWTV 전 대표는 문화 교류와 문화 이해를 강조했다.
아웅틴툰 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들어 다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는 또 인문학 소풍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산업연수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며 “기술을 배우는 연수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하는 공장 노동자였다.”며 “너무 힘들게 일하며 번 월급이었기에 자판기 커피 50원도 너무 아까웠다.”고 17살의 어린 나이에 겪은 경험담을 풀어냈다.

또 자본주의 한국과 사회주의 미얀마를 비교하며 “동남아시아에서는 자신이 필요한 것을 생산하고 갖기 때문에 일자리와 월급이 없어 GNP, GDP가 높지 않다.”며 “GNP, GDP만이 실제적인 경제가 아니므로 이것만 보고 나라 형편을 판단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억울한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도 “이주노동자들이 E-9(비전문취업) 비자로 농업, 제조업, 어업, 축산업에 종사를 하면서 억울하게 불법체류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고용허가제도에 따르면 사업장 변경을 원하는 이주노동자들이 3개월 안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불법 체류자가 돼버리고 다른 산업군으로의 이동을 제한하기 때문에, 농업비자를 받고 들어온 이주노동자는 오직 농업군에서만 일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현실에 맞지 않는 한국의 법 체계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아웅틴툰 전 대표는 “한국사회에서 이주민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MW-TV 매체를 통해 알리고 싶었다.”며 “이주민들이 직접 만든 영상들을 모아 이주민 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침략으로 인해 외부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얀마는 많은 국가들과 붙어있어 다양한 문화를 접하기 때문에 서로 다를 때 더 사랑해줘 따돌림이 없다.”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거듭 강조했다.


다문화 음식 거리의 음식도 맛볼 수 있었다.
국경 없는 마을로 유명한 원곡동 다문화 음식 거리에서는 다채로운 다문화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이주민 관련 프로젝트 및 다문화 청소년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6년째 진행해오고 있는 박도빈(청소년 인문학 소풍 총괄·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간사는 “다문화라는 말은 이미 새로운 말이 아니지만 아직 한국인들의 인식은 개선될 부분이 많다.”며 “어른들은 이미 고정된 생각을 바꾸기 어렵지만 앞으로 다양한 문화와 더불어 살아갈 청소년들은 지금 자연스럽게 다문화를 접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조별로 원곡동 다문화 음식 거리에서 원하는 음식을 먹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다문화 음식 거리에는 이주민들이 고향이 그리울 때 먹을 수 있는 현지인 운영 식당들이 즐비해 있었다. 참가 학생들은 음식이 입에 맞지 않더라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고 다문화를 존중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안산 다문화 홍보학습관에서 다문화 놀이를 배우고 있다.
안산 다문화 홍보학습관에서 다문화 놀이를 배우고 있는 인문학 소풍 참가자들.

다양한 언어로 된 간판들 사이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마주칠 수 있는 원곡동은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국경없는 마을을 둘러본 참가자들은 다문화 홍보학습관에 모여 다문화 의상, 다문화 게임 체험 등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어 하루 동안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은 조별로 나눠 자유롭게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문화는 ‘맛있다’, ‘밥이다’, ‘서로 이해해주는 무지개다’, ‘점묘화이다’, ‘여러 문화의 융합, 조화, 친구, 새로운 흐름이다’ 등 다양하고 재치 있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인문학 소풍을 마치며 발표를 통해 소감을 나누고 있다.
인문학 소풍을 마치며 느낀 소감을 전지에 작성하고 있는 참가자들.

참가자 서현호(잠신중1) 군은 “저마다의 색깔이 있는 다양한 문화가 신기했다.”며 “어려운 상황을 꿋꿋이 이겨내온 아웅틴툰 선생님의 열정과 용기가 부러웠다.”고 말했다.

남인주(부인중2) 양은 “다양한 언어의 간판들을 보며 마치 외국에 온 기분이었다. 이렇게 많은 문화가 같은 공간에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며 “평소에는 다문화에 대해 논술문제로 잠깐 접하기만 했을 뿐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다문화 사회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참가 소감을 말했다.

이번 인문학 소풍을 총괄한 박도빈 간사는 “작년 인문학 소풍에는 중복 참가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다양한 지역의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더 좋았다.”며 “앞으로 색다른 주제를 더 발굴해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보고 나누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경없는 마을
안산에서 국경을 넘다.

그동안 다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한다고 말로는 외쳐도, 정작 현실을 직시해보면 다문화 사회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공감대가 얼마나 부족한지 이번 인문학 소풍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한국 사람들의 무책임한 언행과 태도에 상처받았을 이주민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이들을 존중해줄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아웅틴툰 대표의 말에도 공감이 갔다.

앞으로 점점 늘어날 이주민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제도가 개선되고, 이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바꿔야 할 때다.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와 소통의 중요성을 더욱 커질 것이다. 함께 할수록 더 좋은, 더 큰 대한민국은 결국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정책기자 정혜윤(고등학생) hyeyunjung@naver.com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 1.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기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텍스트 데이터는 공공누리 출처표시의 조건에 따라 자유이용이 가능합니다.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전부를 갖고 있지 아니하므로,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공공누리가 부착되지 않은 자료는 담당자와 사전에 협의한 이후에 사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무원 공채시험 합격수기 공모 나는 이렇게 합격 했다!

아래 뉴스를 좋아하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