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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톡톡] 말그릇이 큰 사람의 셀프 대화법
안녕하세요, 말마음 연구소 소장 김윤나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말그릇이 큰 사람의 셀프 대화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사람마다 말을 담아내는 그릇이 하나씩 있는데요. 그 크기와 넓이, 깊이는 저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비슷한 자극에 놓였을 때 모두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죠.
말그릇이 작은 사람 VS 큰 사람
말그릇이 작은 사람은 마음에 공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극이 불편해졌을 때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질대로, 습관적으로 말을 먼저 뱉어버립니다. 그래서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들게 되고, 말해 놓고 후회하는 경우들이 많죠. 상대적으로 말그릇이 큰 사람은 마음에 공간이 넉넉합니다. 그래서 어떤 자극이 주어졌을 때, 대화의 목표가 뭔지, 내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대응하죠. 그런 대화는 나와 너, 그리고 상황을 함께 고려합니다. 그래서 상대가 안전함을 느낄 수 있고, 말이 많지 않더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힘이 있죠.
여러분의 말그릇은 얼마나 되나요? 어떻게 하면 말그릇을 키울 수 있을까요? 그들은 자신만의 셀프 대화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셀프 토크는 혼잣말이라고도 불리죠. 말그릇을 키우기 위해 속으로 나 자신과 대화하는 방법이 따로 있다는 것인데요, 오늘은 2가지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상황 한 가지를 두고 생각해 볼게요. 여기 엄마와 아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숙제를 하면서 “아 숙제 싫어. 이깟 숙제 사라졌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합니다. 엄마는 한두 번은 모른 척 참아 주려고 하지만, 숙제할 때마다 그러니까 힘들고 짜증스럽습니다. 그래서 “학생이 그럼 숙제 안 하고 뭐해! 너만 공부하냐!” 하면서 소리를 버럭 지르고 맙니다.
이 사례는 저의 집에서도 일어나고, 많은 가정에서도 일어나는 일일 겁니다. 자, 이때 말그릇이 큰 사람들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
셀프 토크 방법 - ①
먼저 말그릇이 큰 사람은 말하기 전에 속으로 ‘잠깐! 지금 우리가 무엇을 느끼고 있지?’라고 묻습니다. 우리는 대화하면서 실시간으로 여러 감정을 느낍니다. 지금 이 강의를 듣는 순간에도 심심함, 지루함, 반가움, 설렘 등 다양한 감정들이 오가고 있겠죠.
숙제하기 싫어한다는 아이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언뜻 보기에는 짜증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의 감정은 그렇게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가 실제로 아이와 감정 카드를 가지고 해보니까요. 짜증도 있지만, 걱정, 미안함, 두려움, 불안이 함께 있어요. 다만 아이는 그것을 표현할 수는 없었던 것뿐이죠.
또한 엄마는 어떨까요? 엄마도 짜증스럽게 소리를 질렀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듣기 싫어 짜증도 나지만, 걱정되고, 속상하고, 안타깝고 고민스러웠겠지요. 이때 말그릇이 큰 사람은 무조건 말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살핍니다. 그리고 아이의 감정도 추측해 보려고 하죠. 그러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잘 안 풀리니까 짜증 나지, 언제 다하나 싶어 걱정되고, 엄마도 안타깝고 속상해. 짜증을 반복해서 들으니까 좀 힘들기도 하고.” 물론 이렇게 말한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면서
도 엄마의 역할에 맞는 말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셀프토크 방법 - ②
두 번째로 말그릇이 큰 사람은 이렇게 셀프 대화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게 뭐지?’라고요. 바로 욕구를 묻는 것인데요, 욕구는 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방법하고는 좀 다른 개념이죠. 물 마실까, 콜라 마실까는 방법이라면, 갈증을 해소하고 싶다는 것은 욕구죠. 대화할 때 서로 방법이 달라서 마음이 불편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욕구는 본래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그래서 긍정적인 것이거든요. 따라서 서로 입장이 다를 때 욕구로 표현하면 대화가 보다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좀 전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 볼게요. 숙제를 하기 싫어서 짜증 내던 아이는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었을까요? 쉬고 싶은 욕구, 더 놀고 싶은 욕구, 어쩌면 수학을 잘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지 모릅니다. 아이가 숙제 안 하고 노는 것에 동의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아이의 욕구 자체에는 ‘그럴 수 있지’하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엄마 역시도 화를 내고 말았지만, 긍정적인 욕구가 있었습니다. 아이를 돕고 싶은 욕구, 엄마도 편히 쉬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 테죠. 그러니까 숙제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보면 걱정되고, 안타깝고, 짜증스러웠던 것이고요.
말그릇이 큰 사람은 내 맘 같지 않다고 남을 탓하지 않습니다. ‘너 때문에’라고 시작하지 않고 속으로 ‘내가 뭘 원하지?’ 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찾으려고 하죠. 그리고 상대의 욕구를 인정해 줄줄 압니다. ‘상대가 뭘 원할까?’ 하면서요. 그러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너도 빨리 끝내고 쉬고 싶을 거야. 수학을 잘하고 싶겠지. 엄마도 그래. 너를 돕고 싶은데, 가끔은 잘 안돼서 어렵네.” 이렇게 말하면 우리는 서로 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마음이 불편하지만, 결국 한 팀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이렇게 말그릇이 큰 사람은 자신과 셀프 토크를 할 줄 압니다. 속으로 자신에게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 우리가 원하는 것이 뭐지?’라고 질문하고 답을 찾는다는 거죠. 일상의 대화를 살펴보면 우리는 너무 급하지 않나 싶습니다. 자극이 오자마자 반응하니까요. 그러나 속도가 너무 빠르면 사람을 제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저는 대화에 잠깐의 미세 멈춤이 필요하다고 봐요. 잠깐 멈춰서 이 대화를 어떻게 하고 싶은가? 선택해 보는 거죠.
일상에서 자주 더 셀프 토크 질문법을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감정은 느끼고있나요? 무엇을 원하고 있습니까?’ 평소에 연습해 두면 급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단순한 듯 보이지만, 이 작은 실천이 우리의 대화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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